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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64)] 버스데이 걸

[책을 읽읍시다 (1364)]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저 | 양윤옥 역 | 비채 | 64|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아트프로젝트 최신 단편 』 『이상한 도서관』 『빵가게를 습격하다에 이어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의 그림과 함께하는 버스데이 걸이 비채에서 출간됐다. 제목 그대로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은 한 소녀의 평범하면서도 은밀한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는 버스데이 걸은 정갈한 문체와 울림이 있는 주제를 담은 작품으로 일본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화제를 모았다.

 

소설은 한 여성의 회상에서 시작된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여자 주인공은 생일날인 그날도 여느 때처럼 이탈리안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런데 입사 이래 십 년 동안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던 플로어 매니저가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가고 그녀에게 부탁을 남긴다. “정확히 8시가 되면 사장님이 계시는 608호실에 저녁을 가져다 줘.”

 

사실 식당 사람들 사이에서 사장님은 굉장히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플로어 매니저 외에는 누구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어째서인지 매일 저녁 그게 어떤 형태이든 치킨 요리만 고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8시를 앞두고 주인공 소녀는 저녁식사를 나른다. 그리고 한 노신사와 마주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노신사는 소녀에게 몇 살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실은 오늘이 스무 살 생일이에요.” 소녀의 대답에 노신사는 건배를 제의하며 소원을 묻는데……. 스무 살 생일날 밤, 조용한 건배가 끝나고 그녀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담박한 문장, 경쾌한 분량이지만 더없이 묵직한 여운 등 하루키 단편소설의 매력은 물론이고 빨강, 주황, 핑크, 강렬한 세 가지 색을 주조색으로 삼은 카트 멘시크의 일러스트도 버스데이 걸의 소장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주인공 소녀의 갈등을 과감한 클로즈업 컷을 통해 선명하게 토해내는가 하면 등장인물의 얼굴 주름을 가리켜 항공사진에 찍힌 깊은 계곡을 떠올리게 했다는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표현을 자신만의 감각적인 그림체로 훌륭히 번역해낸다. 버스데이 걸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새로운 차원의 하루키 월드로의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처음으로 소설을 쓴 것은 29살때였다. 첫 소설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는데, 1978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히로시마 카프와의 경기를 도쿄 진구구장에서 보던 중, 외국인 선수였던 데이브 힐튼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1949년 일본 교토부 교토시에서 태어나 효고현 아시야시에서 자랐다. 국어교사이자 다독가였던 양친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읽고 일본 고전문학에 대해 들으며 자랐으나, 일본적인 것보다는 서구문학과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중학교 시절에 러시아문학과 재즈에 탐닉했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 손에 사전을 들고 커트 보너거트나 리차드 브라우티건과 같은 미국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했다. 1968년 와세다대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해 격렬한 60년대 전공투 세대로서 학원분쟁을 체험한다. 1971년 학생 신분으로 같은 학부의 요코(陽子)와 결혼,1974년 째즈 다방 '피터 캣'을 고쿠분지에 연다.미국영화에 있어서의 여행의 사상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7년간 다녔던 대학을 졸업하고 1979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했으며 이 작품으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82년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제4회 노마 문예 신인상을 수상했고, 전혀 다른 두 편의 이야기를 장마다 번갈아 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년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1987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에 굵은 한 획을 긋게 된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한없는 상실과 재생을 애절함과 감동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전 세계 누적 1000만 부 이상을 기록하며 '무라카미 붐'을 일으켰다. 또한 1997년에는 옴진리교 '지하철 독가스 사건'을 취재한 특이한 르포집 언더그라운드를 발표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에 대한 평론집이 일본에서만 수십권에 이르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단정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작품을 통틀어 그는 현대사회의 소외된 군상들의 고독을 ''라는 일인칭 시점으로 집요하게 파헤쳐왔다. 또한 하루키에 대한 평론에서 그치지 않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을 받고 자란, 이른바 하루키 칠드런Haruki Children’이라 불리는 작가들이 등장, 하루키 리믹스 붐을 일으키고 있어 그의 문학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있다. 리믹스 소설이란, 다른 작가의 원작 소설을 작가 자신만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혼합, 변형, 재창조한 소설을 일컫는다. 모토기 후미오의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REMIX, 이누카이 교코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REMIX등이 있다.

 

하루키는 어렸을때부터 일본 문학을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영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일본적인 것들이란 단지 등장하는 여러가지 일본어로 된 지명과 이름들 뿐이다. 그래서 일본의 일상과 이야기를 작품에서 다루고 있으면서 전혀 일본에 국한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작가는 '슬픈 외국어'에서 의미없는 하나의 언어에 의존하여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일이 슬프다는 얘기를 꺼낸 바 있다. 그럼에도 하루키는 언어로 결코 표현될 수 없는 개개인의 심리묘사와 의식세계를 탁월한 그만의 문체로 묘사해준다. 또한 언제나 작품의 끝에서 던져주는 여운들과 미완성인 듯한 느낌을 주는 스토리 구조는 더 없는 감동으로 독자들을 다음 작품으로 안내한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번역,출판되었는데 특히 미국과 유럽 쪽은 하루키 전집이 발행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그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일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2005[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해변의 카프카올해의 책에 선정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체코의 프란츠카프카 상,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 2011년에는 카탈루니아 국제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빵가게 재습격, 댄스 댄스 댄스, 태엽감는 새, 언더그라운드, 스푸트니크의 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어둠의 저편, 도쿄기담집,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 더 스크랩, 중국행 슬로보트, 이상한 도서관등 수많은 장·단편 소설, 번역물, 에세이, 평론, 여행기 등을 발표했다.

 

1981년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영화화 되었다. 2005년에는 이치가와 준 감독이 토니 타키타니, 2010년에는 트란 안 훙 감독이 상실의 시대(원제 : 노르웨이의 숲)을 영화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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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