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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54)]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책을 읽읍시다 (1454)]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히가시노 게이고 저 | 양윤옥 역 | 현대문학 | 556|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시리즈를 좀처럼 내지 않는 작가가 유가와 교수, 가가 형사를 잇는 새로운 주인공 닛타 고스케 형사를 등장시킨 대형 추리물로 첫 발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시리즈는 또한 독특하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상징하는 일류 호텔을 무대로 사건이 펼쳐지는데 작가는 호텔그 자체가 주역인 소설이 될 수 있도록 사건을 장치하는 동시에 닛타 형사와 더불어 호텔리어 나오미라는, 서로 다른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캐릭터를 탄생시키게 됐다고 한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이브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인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세 번째 작품이다.

 

사건은 살인이 예고된 호텔, 그러나 범인과 그의 표적이 누군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관들이 이곳에 위장 잠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면’ ‘가면무도회를 뜻하는 매스커레이드라는 제목처럼 호텔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적으로 저마다의 가면을 쓴다.

 

범인을 잡기 위해 호텔리어의 가면을 쓴 형사는 투숙객들을 날카롭게 관찰하는 반면, 진짜 호텔리어는 최상의 접대를 위해 웃음 띤 얼굴로 고객들을 세심하게 살핀다.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은이들을 지키려는 호텔리어와 그 가면을 벗기려는 형사의 대결 구도, 여기에 다양한 투숙객과 그들이 벌이는 예측 불허한 소동이 맞물리면서 시리즈의 사건은 한층 더 수수께끼의 묘미를 더한다.

 

네리마 원룸의 604호실을 조사해주십시오. 여성의 사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넷 익명 신고 다이얼로 들어온 의문의 제보로 28세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현장 검시에서는 자연적인 심장마비로 보고되지만 사체 발견 경위가 수상해 부검을 한 결과, 누군가에 의한 감전사로 판명된다. 즉각 수사가 시작되었으나 난항을 겪던 차에 경시청으로 한 통의 밀고장이 도착한다. 거기에 적힌 메시지는, 네리마 원룸의 살인범이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새해 카운트다운 파티장에 나타난다는 것. 경시청은 몇 해 전 도쿄에서 발생한 기묘한 암호 연쇄살인 사건(매스커레이드 호텔) 당시 이 호텔에 위장 잠입했던 닛타 팀을 불러들인다. 곧 수년 만에 닛타 고스케가 호텔 유니폼을 입고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 앞에 찾아온다.

 

범인이 나타나기로 예고된 카운트다운 파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 일명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로 불리는 이 행사에 무려 400명이 넘는 참가자 전원이 가면과 코스튬 차림으로 모인다는 소식을 접한 수사원들은 바짝 긴장한 채, 밀려드는 투숙객 하나하나를 감시한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 없이 밀고자의 연락에만 의지한 상황에서 이렇다 할 단서가 잡히지 않던 중, 사건을 추리하던 닛타는 이것이 연쇄살인일 가능성을 포착하고 복잡한 진상에 서서히 다가간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프런트 직원으로 위장했던 닛타 경위는 이번에도 수사의 최일선인 이곳에서 수백 명의 용의자를 맞이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에서 살다 와 영어가 유창하고, 수사 1과 형사답지 않은 세련된 용모와 태도를 갖춘 그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범행 현장의 기묘한 숫자 메시지를 가장 먼저 해독해냈을 정도로 관찰력과 추리력 또한 뛰어나다. 자신만만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이어서 때로 건방지게 비치기도 하는 탓에 처음 호텔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나오미에게서 숱하게 지적받았으나, 이번에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 호텔리어로서 보다 능숙하고, 인간적으로도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인다.

 

한편 업무상 호텔에 머물러야 함으로 정보 수집에 자유롭지 못한 닛타를 크게 도와주는 수사관. 바로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시나가와 관할서 소속으로 등장했던 노세 형사는 어수룩해 보이지만 엄청난 인맥과 수완을 가진 인물로, 그를 주연으로 한 이야기를 써달라는 반응들이 있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이다. 그가 이번에 경시청 수사 1과로 이동해 다시 한번 닛타의 파트너로 멋진 활약을 펼친다.

 

닛타 형사와 쌍을 이루는 또 한 명의 주인공, 호텔리어 나오미. 뛰어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프런트 직에서 컨시어지로 승격했다. 컨시어지란 고객들의 다양한 희망 사항을 들어주는 자리로, 전편보다 더욱 까다로워진 고객들의 요구에도 기발한 해결책을 내놓는 모습이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닛타의 능력을 잘 아는 나오미는 때로 티격태격하면서도 그에게 협조하지만, 이로 인해 형사들의 잠입 수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프런트 오피스 어시스턴트 매니저 우지하라에게서 쓴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번 편에서 나오미를 대신해 철두철미 원칙주의자인 우지하라가 닛타와 함께 프런트를 맡으면서, 고객을 최우선하는 호텔리어와 범인 체포를 위해 때로 호텔의 규칙은 무시하려는 경찰 측의 알력이 둘 사이에 발생한다.

 

현 사회의 이슈를 민감하게 포착하면서 다양한 면을 가진 인간과 그 본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가. 히가시노의 추리소설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의 제1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일류 호텔의 고객이라 하기에 부끄러운 맨얼굴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었다면 제2매스커레이드 이브는 보다 정통적인 추리소설 기법으로 인간의 양면성과 가면의 다양한 형태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 의도를 알 수 없는 밀고자의 제보로 사건이 시작되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는 더욱더 깊은 인간의 심연으로 독자들을 끌고 가는 화려한 가면무도회의 막을 올린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2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데뷔작 이후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비밀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 『편지, 환야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 『흑소소설』『독소소설』 『괴소소설』 『레몬』 『환야』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한여름의 방정식』 『몽환화』 『그 무렵 누군가등이 있다.

 

그의 작품중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등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 『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10여편이 영화로 제작되는 등,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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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