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읍시다 (1506)] 신의 아이들
추종남 저 | 손안의책 | 400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상의 멸망이 시작된다는 ‘시한부 종말론’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1992년 10월. 뺑소니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치료비를 위해 연예인들의 사생활로 돈을 뜯어내는 사이비 기자 김기준. 아들을 간호해야 할 아내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있단 사실을 알게 된 뒤 교회로 달려간다. 이때 신성한 예언자로 추앙받는 ‘신의 아이’ 이제훈이 목사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목사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들의 치료비를 위해 돈의 행방을 쫓던 기준은 교회의 집사가 살해당하며 돈이 사라지자 계획이 허망하게 무너진다. 이때 기준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신의 아이’ 이선민. 그녀는 ‘거짓말쟁이’인 오빠 이제훈과 달리 진짜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언자였다. 그런 이선민은 기준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고아원에서 함께 입양되었던 또 한 명의 신의 아이, 황민주. 주인공 이선민이 목숨처럼 사랑했던 언니가 아무 이유 없이 자살한다. 언니의 수상쩍은 자살의 이유를 알고 싶지만 오빠 이제훈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진실을 숨기고 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하지만 알아야만 하는 언니의 어떤 진실을 찾기 위해 교회의 비자금을 쫓는 사이비 기자 기준과 동행하게 된다. 그렇게 진실에 다가가는 동안 교회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나고 여기서 작가는 ‘진실’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죽음을 원하는 동시에 삶을 원하는 모순적인 이중심리를 작가는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종말론은 세상의 끝을 기다리는 동시에 구원이라는 희망을 꿈꾼다. 이런 종말론은 여러모로 자살과 닮아 있는 구석이 있다. 삶에 절망만이 남아 죽음을 생각하는 것처럼, 삶에 절망만이 남았을 때 세상의 끝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의 간증 부분에서 나오는 한 에피소드 ‘사업에 실패하자 자살하기 위해 번개탄을 사러 슈퍼마켓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보니 한 손엔 번개탄을, 다른 한 손엔 주택복권을 들고 있었다’처럼 죽음과 동시에 삶을 원했던 어떤 이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마지막 희망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신의 아이들』은 1992년 10월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시한부 종말론 소동을 모티프로 창작된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번 작품은 사이비 종교가 배경이지만 특정 종교의 가르침이나 특수한 정서만을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비밀스러운 단체와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며 진실이 드러나는 미스터리스릴러의 원형적인 구조와 절망과 희망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작가 추종남은 위의 기획 의도에서 밝히듯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사람들과 그들의 절망을 이용하려는 세력과의 대립을 큰 축으로 예언자의 자살 사건과 의문의 살인 사건, 그리고 사이비 종교 단체에 헌납된 아들의 치료비를 찾고자 애쓰는 한 인물을 통해 얽히고설킨 미스터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작가 추종남 소개
서울예술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소설과 영화를 공부했다. 옴니버스 영화 ‘가족시네마’의 ‘인굿컴퍼니’ 각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뮤지컬 ‘원데이(작/작사)’가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에 선정되었고, 장편소설 『순정복서 이권숙(원제 픽스매치)』으로 제2회 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 『신의 아이들』로 제7회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각본 집필을 완료한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애니멀 레스큐’의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필명이 아니라, 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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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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