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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611)]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책을 읽읍시다 (1611)]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저 | 창비 | 392|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5.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과연 종결된 것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는 과연 그들의 고통과 무관한지 성찰하게 하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학생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공감을 확산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 번째 책이다.

 

4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318일에는 세월호 투쟁의 상징이었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었다.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부터 수년간 이어졌던 유가족의 단식·삭발·도보행진·집회,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광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결정, 그리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지난 5년은 격변의 시간이었고 사건 해결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이 시간 속에서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떠한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곡진한 기록이다.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이자 국가폭력의 희생자인 세월호 가족이 그날의 진실을 냉철하게 질문하고 한국사회의 깊은 균열과 부정의를 직시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기록문학으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이 책에는 세월호 가족의 증언뿐 아니라 인권활동가 박래군, 사회학자 엄기호가 각각 세월호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움직임을 사회운동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사회적 참사에서 유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 철학적으로 해석한 글을 덧붙였다. 4·16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래군은 지난 5년 동안 누구보다 세월호 가족 가까이에서 투쟁에 함께해왔다. 가끔 유가족들은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라며 투쟁의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지만, 박래군은 그간 세월호가 한국사회에 불러일으킨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조목조목 짚어줌으로써 희망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엄기호는 비단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등을 호명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유가족이 이 사회의 깊은 심연, 봉합 불가능한 균열”(381)을 폭로한 존재였음을 밝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엄기호는 우리가 유가족의 말을 통해 들어야 하는 진상은 그 순간에 대한 유가족의 고통이나 견해, 입장이 아니라, 참사 이후 이들이 동시대인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387)라는 것을 역설한다. 이러한 질문은 이 책의 독자들이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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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