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19)] 범죄 소설집

[책을 읽읍시다 (1919)] 범죄 소설집

요시다 슈이치 저 | 김은모 역 | 엔케이컨텐츠 | 456|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범죄 소설집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범죄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5편의 단편 소설집이다. 작가는 범죄 사건 그 자체를 파헤치기 보다는 사건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과 심연에 자리하는 고독과 분노가 빚어낸 악의를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자 했다. 

 

그들은 범죄자이기 이전에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보통 사람이 범죄자로 내달리는 사건을 통해 왜 저런 짓을 저질렀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의 심리를 포착하여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풀어낸다.

 

어느 지방 도시에서 살고 있는 이방인 가족. 일본인 농부과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 이주해온 아들 다케시는 일본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어린 시절부터 따돌림을 받았고, 성인이 돼서도 사회에서 고립된 채 변변한 직업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이 모자는 매주 열리는 마을 장터에서 브랜드 모조품을 팔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마을에서 어린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장기간에 걸친 경찰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물론 사라진 소녀의 자취조차 찾지 못해 끝내 미해결 사건으로 종결되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르고,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한 소녀가 실종되는 비극이 일어난다. 마을 사람들은 두 건의 유괴 사건이 모두 그 동안 소속감 없이 겉돌던 다케시의 소행이라 단정 짓고 범인으로 몰아가기 시작하는데…….

 

범죄소설집은 사람이 아닌, 동식물과 무생물들을 서술 시점으로 등장시킨 점이 무엇보다 특별하다. 범죄소설집은 범죄자의 행동과 심리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포착하기 위해 시점을 매순간 새로이 했으며,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배타적인 감정을 동식물과 무생물의 협소한 시야로 관찰하듯 서술해 나간 실험적인 작품이다.

 

이러한 설정으로 작품 전체에 두꺼운 안개처럼 갑갑한 분위기와 서서히 조여 오는 기분 나쁜 감정선이 드리워져 있다. 이로 인해 처음엔 마치 방 안에 숨어 몰래 감시 카메라에 찍힌 범죄 사건을 협소한 시야로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차츰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지금 자신이 벌인 일인 것 같은 감각에 휩싸이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작가 요시다 슈이치 소개

 

1968년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에서 태어나 호세이(法政)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다 24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97최후의 아들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02년에 출간한 파크 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 상을, 같은 해에 퍼레이드로 대중성 있는 신인작가에게 주는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급부상했다. 쉽게 읽히면서도, 가장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포착해내는 그의 재능은 그가 대중문학과 순수문학 양쪽에서 동시에 인정받게 하는 힘이며, 그를 일본의 팝 문학이 도달한 하나의 정점으로 평가하는 이유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도시의 일상과 인간에 대한 탁월한 묘사, 눈 앞에 영상을 보여주는 듯한 섬세한 문체 등 그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쉽게 읽히면서도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잘 포착해내고 있어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등에 의해 발전한 일본의 '팝 문학'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야마모토슈고로상과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상을 연달아 수상한 그는 새로운 순수문학의 형태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문단을 이끌어 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나가사키의 과거와 현재를 한 야쿠자 집안의 흥망사에 비춰 그려내고 있는 나가사키는 작가의 고향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볼 때처럼 애잔한 그리움과 함께 흐르는 시간 앞에 무력한 인간사의 비애가 가슴을 뭉클하게 적신다.

 

그의 작품 중 퍼레이드, 악인, 요노스케 이야기, 분노, 등은 영화화되었으며, 동경만경,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 다리를 건너다, 사랑에 난폭, 원숭이와 게의 전쟁,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랜드마크, 캐러멜 팝콘,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파편, 돌풍, 열대어를 비롯해 랜드마크, 일요일들, 724일 거리, 거짓말의 거짓말, 나가사키, 사랑을 말해줘, 사요나라 사요나라, 요노스케 이야기, 도시여행자등이 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