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49)]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책을 읽읍시다 (2049)]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술라이커 저우아드 저/신소희 역 | 윌북(willbook) | 440 | 17,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앞에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시기, 마음을 뒤흔드는 에세이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이 책은 젊은 암 생존자가 세상 속에서 분투하는 우리 각자에게 보내는 내밀한 편지이자, 시련 때문에 잃어버린 힘을 회복해나간 기록이며, 슬픔과 공존하며 끝내 희망으로 나아간 사람의 스토리다. 무엇보다 완전함과 불완전함의 경계에서 엉망인 채 완전한 삶을 그려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갓 대학을 졸업해 종군기자를 지망하며 뉴욕에 올라왔던 스물두 살의 술라이커 저우아드는 파리에서 제법 번듯한 인턴 생활을 하던 도중 갑자기 생존률 35%의 백혈병 진단을 받는다. 절망과 고통의 나날 끝에 병은 치료하지만, 살아내기란 좀처럼 수월하지 않다.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고. 겨우 되찾은 삶은 꼬여만 가는 듯하다. 무엇보다 떠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무너진다. 그는 고심 끝에 모든 걸 멈추고 긴 여정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다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새로운 시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지 자문하는 그의 고민은 제각기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일이기도 하다. 질병이 아닐지라도 사람은 살면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난다. 개인적으로 맞닥뜨리는 가슴 아픈 상실일 수도 있고, 세상이 함께 겪는 재난일 수도 있다.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에 가속이 붙어가는 현재, 삶의 파도는 점점 더 자주, 거세게 올 것이다.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는 갑작스레 닥친 불행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으나 이내 단단한 용기와 사유의 힘으로 중심을 잡고 다시 일어선 사람의 기록이다.

 

책의 원제 ‘Between Two Kingdoms(두 왕국 사이에서)’는 수전 손택의 책 은유로서의 질병에서 따온 말이다. “인간은 모두 건강의 왕국과 질병의 왕국, 두 곳의 이중국적을 갖고 태어난다. 우리는 좋은 여권만을 사용하길 바라지만, 누구든 언젠가는 잠시나마 다른 쪽 왕국의 시민이 될 수밖에 없다.”

 

손택의 말처럼 사람들은 질병을 두려워하고 최대한 외면하며 어떻게든 건강을 추구하곤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평생 아프거나 덜 아픈 상태를 반복하며 두 왕국 사이의 경계를 이리저리 오가고, 좋음과 나쁨, 완전함과 불완전함 사이의 그 어딘가에 머문다.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는 저자의 힘겹고도 풍성한 경험을 통해 사람이란 두 왕국 사이의 그 허술한 경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궁극의 깨달음을 전하는 책이다.

 

저자 술라이커 저우아드의 말처럼 우리는 불완전함을 극복하려 애쓰는 게 아니라, 현재 나의 몸과 마음을 받아들이고 때로 닥쳐오는 불행에 크게 휘청이지 않는 균형 감각을 기를 때에야 비로소 엉망이지만 완전한 방식으로 인생이라는 축제를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성찰하며 보도와 강의를 이어가고 대통령 암 정책 자문단으로도 일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펼쳐온 저자의 모습은 바로 질병과 건강 사이,  이중국적 의식의 힘이 뒷받침한 결과일지 모른다.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자신의 언어로 경험을 기록하는 일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저우아드는 예상치 못한 병마 때문에 절망했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도 느꼈지만, 매일 일기를 쓰며 내면의 힘을 되찾기 시작한다.

 

글쓰기는 비탄을 정돈할 수 있게 한 치유의 수단이자 세상과의 연결감을 유지하는 매개였다. 개인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저우아드의 글은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았고 언론의 눈에도 띄어 뉴욕 타임스에서 중단된 삶이라는 정기 칼럼을 연재하기에 이른다.

 

칼럼을 읽은 전국 각지의 독자들은 수많은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들에 담긴 마음들은 저우아드에게 구명줄이 된다. 병을 치유하고 삶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저우아드는 그들을 찾아나선다.

 

 

작가 술라이커 저우아드 소개

 

작가이자 강연가. 암 생존자. 스물두 살에 생존률 35%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병상에서 개인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투병기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에서 중단된 삶Life, Interrupted’이라는 제목의 정기 칼럼을 연재했다. 칼럼과 함께 제작된 부가 영상 시리즈는 뉴스와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에미상을 받았다.

 

훌륭한 강연가이기도 한 그는 완치 후에 TED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가까이 다가온 죽음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 이 강연은 2019 TED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 TOP10에 꼽혔으며 50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암 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했으며 유엔과 국회의사당 등에서 암에 관해 알리는 보도와 강연을 해왔다.

 

파리 리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글을 썼고, 현재도 뉴욕 타임스, 보그, NPR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한다. 전 세계 10만 명의 구독자들과 함께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 ‘The Isolation Journal’을 창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쉽게 분류할 수 없는 사람들과 주제를 찾아 탐구하고, 기록하는 일을 계속하려 한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