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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11)] 챌린지 블루

[책을 읽읍시다 (2111)] 챌린지 블루

이희영 저 | 창비교육 | 296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페인트를 쓴 이희영 작가가 그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치유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장편 소설 챌린지 블루.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 나나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도발적인 상상력을 선보였다. 이번 신작에서는 그 상상력의 폭을 넓혀 청소년의 오늘을 현실감 있게 그린 서사에 판타지적인 인물과 장치를 더하여 또 다른 세계를 그려 냈다. 

 

바림. 사전적 의미는 색깔을 칠할 때 한쪽을 짙게 하고 다른 쪽으로 갈수록 차츰 엷게 나타나도록 하는 일로 비슷한 말은 그러데이션이다. 너울, 여울, 해미, 우금, 수는 강이나 바다, 물과 연관된 이름이다. 7일을 뜻하는 이레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의미한다. 물은 계곡에서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다가 나무뿌리에 흡수될 수도 있고 동물들이 마실 수도 있고 구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인물들의 이름을 조합해 보면, 우리의 삶 역시 물처럼 자신이 어느 곳에 다다를지 알지 못하고, 특정한 목표에 머무르지 않고 그러데이션처럼 다양하게 변하리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모 여울과 우금의 서사에서도 여울은 결혼 직전에 도망치듯 다른 나라로 떠났고 그 과정에서 갈등했고 고민했고 후회했다. 그리고 강물에 떨어진 낙엽이 물길에 몸을 맡기듯, 시간이라는 길 위에서 조용히 각자의 삶을 내맡겼던 두 사람은 진짜 인연이고 운명인 것처럼 다시 만났고 그간의 시간을 받아들였다.

 

수는 바림에게 밤에서 새벽으로 가는 하늘빛의 이름을 챌린지 블루라고 이야기하면서 이왕 만들려면 하루를 시작한다는 뜻으로 조금 더 힘찬 푸른색이 낫지 않을까.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더 다양한 색이 있는 게 좋잖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림에게 나는 앞으로도 쭉 너를 기다릴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곳에는 내가 있을 테니까라고 말한다.

 

바림은 해미와 이레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다. 하지만 사실 그들도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고민하고 도전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바림은 수가 밤에서 새벽으로 가는 하늘빛의 새로운 이름으로 챌린지 블루를 이야기했을 때, 미간을 찌푸린다. 도전이나 성취 같은 단어는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혔기 때문이다.(178) 빙판길에 미끄러져 손을 다친 바람은 사실 자신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닥이 미끄러운 슬리퍼를 신고 나갔고, 넘어질 때도 일부러 오른손으로 땅을 짚었다.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성인이 겪는 월요병이나 아이들이 겪는 새 학기 증후군만 보아도 바림의 행동을 자해라고 나무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행복한 미래라는 당근과 능력, 시험, 경쟁이라는 채찍에 휘둘려 도전, 성취를 향해 달리는 경주마 같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역설적으로 바림이 어떤 역경을 이겨 내고 성취하는 모습으로 결론짓지 않았다.

 

도전이라 해서 꼭 전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끔은 제 자리에 멈춰 서는 것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다. 똑같은 하늘이라 해도, 밤과 새벽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 세상 모든 도전에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내는 것부터가 도전이다.

 

작가는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면 목표를 성취하려는 도전뿐만 아니라 현재를 돌아볼 용기를 내는 도전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말한다.

 

 

작가 이희영 소개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1 너는 누구니로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외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썸머썸머 베케이션, 보통의 노을 등이 있다. 그 밖에 제10 5·18문학상 소설 부문, 3회 등대문학상 최우수상, KB 창작동화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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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