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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09)]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책을 읽읍시다 (2109)]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김효은 지음 | 문학동네 | 72 | 16,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김효은 작가의 신작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이야기의 첫 장면은 우리는 다섯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책장을 넘기면 다섯 개의 심상하지 않은 표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 눈들과 마주치자마자 우리는 이 우리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주어진 조건을 파악하고, 소중한 내 몫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차라리 포기하거나 기꺼이 양보하며 울고 웃는 우리들이다.

 

우유는 한 팩, 과자도 한 봉지,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섯으로 똑같이 나눌 수 있다. 개수나 부피, 때로는 시간이나 각도를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감의 크기가 같도록 하는 것. 누구도 불평이 없도록, 공평하고 정대해야 한다. 뭔가를 나누는 일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고 나무보다 숲을 봐야만 하는 때도 있다. 이야기의 화자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막내 중에 둘째인데, 많은 둘째들처럼 사랑을 주는 법과 받는 법을 모두 아는 아이다.

 

다섯 아이의 각자 다른 캐릭터와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읽어내는 일도 재미있다. 같이 놀고 싶은 삼촌에게 매달리느라 힘이 잔뜩 들어간 발끝 같은 이미지의 디테일, 예기치 않은 사건 앞에서 의지와 다르게 나대던 마음 같은 공감의 디테일, 여러 번 읽고 나서야 보이는 깨알 같은 설정의 세부와 위트가 페이지마다 가득해서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진다.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은 다섯 남매 중에 둘째였던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한 달씩 넘기는 속표지의 탁상달력에서부터, 열두 달이 모두 보이는 뒷면지의 벽걸이달력까지를 꽉 채운 이 이야기가 이토록 진실하고 사랑스럽게 지어진 이유이다. 우리는 모두 여럿 중의 하나, 하나이자 여럿이다.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의 언어로 읽어낼 수 있는 그림책이다. 김효은 작가가 책의 말미에서 나는 다 못 하겠지만 책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의 의미가 무언지, 이야기 속 다섯 아이들의 얼굴에 말갛게 서려 있다.

 

 

작가 김효은 소개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공부한 뒤, 입필미래그림연구소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림책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쓰고 그렸으며 기찬 딸, 비 오는 날에, 아홉 살 마음 사전, 오빠와 나, 별이 뜨는 꽃담』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민지와 다람쥐, 내 모자야, 오빠와 나, 앵그리 병두의 기똥찬 크리스마스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책을 만드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이 즐거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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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