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185)] 카메라 소메티카:포스트-시네마 시대의 회화와 영화
박선 저 | 갈무리 | 304쪽 | 20,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영화학자 박선의 첫 번째 단독 저서 『카메라 소메티카』. 회화 세계를 참조한 일곱 편의 영화를 분석한다. 영화와 회화의 비관습적 만남이 제기하는 여러 논점을 살피며, 뉴미디어 시대, 포스트-시네마 시대의 관객성을 표현하는 말로서 ‘카메라 소메티카’를 제안한다.
『카메라 소메티카』는 저자의 새로운 예술론을 집약하는 조어이다. 이 용어를 이해하려면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와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라는 미학 용어들에서 출발해야 한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환영이 비친 검은 방으로, 영상매체의 원형을 나타낸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보는 자는 해부학자와 같은 눈으로 벽면에 비친 이미지를 검시하고 판독하는 주체이다. 카메라 루시다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사용한 용어이다.
바르트는 사진철학을 전개하였는데 복제 이미지를 완벽하게 독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화가들의 모사 도구인 카메라 루시다라는 용어를 빌려 모든 사진이미지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정서의 잔여물이 침전돼 있음을 지적하였다. 바르트는 이것을 ‘푼크툼’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보는 사람은 이미지를 관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희로애락을 투사한다. 무엇이든 보는 자의 정동 반응과 결합해야만 그 의미를 얻는다. 관객 없이 예술작품이, 회화가, 영화가 존재할 수 있을까? 게다가 뉴미디어 시대에 수용자는 이미지와 촉각으로도 교유한다. 이미지를, 그리고 예술을 다중이 자기 것으로 가져와 변형하고 활용하며 체화하는 것이 용이해진 시대이다. 그래서 저자는 뉴미디어의 수용자는 이제 신체와 감각을 동원해 가상 이미지를 체험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경험적 현실의 일부로 전유한다고 본다.
이러한 복제 이미지의 신체화를 표현하기 위해서, 이 책은 몸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 소마soma를 차용해 ‘카메라 소메티카’camera somatica라는 표현을 제안한다.
작가 박선 소개
영화학자. 서울시립대학교 영문학과의 학부와 대학원에서 영미희곡을 전공하고 미국 캔자스 대학에서 영화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위논문에서는 한국 독립영화사를 서구영화의 뉴웨이브 담론과 토착적 민족문화 담론의 변증법적 길항관계로 해석했다. 이후 비서구 영화의 탈식민주의적 담론을 모색하면서도 영미권의 예술적 성취를 곁눈질하는 사유의 분열을 겪어왔다.
영국 선정소설의 효시로 불리는 윌키 콜린스의 Woman in White를 『흰옷을 입은 여인』(토네이도, 2008)으로 완역한 한편, 『한국영화와 테크놀로지』(근간)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영화학 방법론으로서 인지주의 영화학을 모색하며 의식의 분열성을 생산성으로 승화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가족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한국의 여성독립영화를 해석하는 영문 저작을 준비 중이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양학부에서 영상제작과 영화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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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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