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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86)] 소멸하는 밤

[책을 읽읍시다 (2186)] 소멸하는 밤

정현우 저 | 현대문학 | 144 | 9,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네 번째 시집인 정현우의 소멸하는 밤. 2015년 등단(조선일보 신춘문예) 이후, 첫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2021)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이다.

 

정현우의 소멸하는 밤은 생명을 지닌 존재들의 죽음과, 실패하기 마련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슬픈 찬가이자 비가라고 할 수 있는 시 41편과, 사랑하던 존재들과의 이별을 환상동화처럼 그린 삶과 죽음의 신비로운 이중주라고 할 수 있는 에세이 슬픔의 반려를 붙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마흔네 번째 시집 소멸하는 밤은 세련된 이미지의 서정성으로 주목받은 정현우 시인의 2년 만의 신작이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영혼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비가”(이병률)라는 호평을 받은 첫 시집에 이어 이번 시집에서는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지친 몸과 더듬거리는 마음으로 누벼가며 슬픔을 통해서 해답을 찾는 사유의 힘을 보여준다.

 

정현우 시인의 에세이 슬픔의 반려는 첫눈이 오던 날 고양이 묘묘를 안고 말없이 걸었던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묘묘를 내다버리라고 했지만, 시인은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어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길거리를 내달린다. 묘묘를 묻던 밤, 그는 모든 슬픔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말하던 할머니의 죽음을 회상한다.

 

죽음에 관한 경험은 영혼과 사후 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확장되어, 어린 그를 교회로 이끈다. 그는 성경에서 전하는 말씀과 상반된 행위를 하는 성도들을 뒤로 하고 고양이에게도 영혼이 있는지 고민한다.

 

사람이 죽으면 꽃이나 풀 혹은 나비 아니면 고양이 같은 것으로 다시 세상에 온다고 믿었던 시인은 묘묘가 실은 증조할머니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품는다. 묘묘를 묻던 밤, 꿈속에서 할머니와 고양이가 함께 눈 덮인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고 할머니와 묘묘를 힘껏 끌어안는다.

 

시인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 영혼을 중첩시키며 소멸하는 존재를 환상 동화처럼 그려낸다. 시인이 사랑하던 존재를 애도하는 방식과 재회에 대한 갈망은 그의 시세계의 원천을 들여다보게 한다. 내면의 슬픔이 층층이 쌓여 한층 견고한 감정의 지층을 형성하는 따뜻한 에세이다.

 

작가 정현우 소개

 

시인, 싱어송라이터.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고, 2019년 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가끔 노래를 만들고 부르기도 한다. 저서로는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에세이집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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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