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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64)]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책을 읽읍시다 (2264)]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저 |  | 272 | 16,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읽는 과정은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어느 글은 시나 노랫말 같고 어느 글은 소설처럼 느껴지는데, 이토록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 글은 읽는 내내 하나의 큰 흐름으로 독자에게 밀려들기에 독자들은 그 파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날것에 가까운 체험이라, 미디어로 알고 있던 배우 강혜정을 떠올리며 마주하면 꽤나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날이 서슬 퍼런 사람들에게 상처받더라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저자의 다정함은 위태롭게 사랑스럽고, 끝내 사람에게 다가가고픈 그의 외로움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할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강렬하게 내보이던 배우 강혜정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그는 가장 내밀한 그날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로 했다.

 

고요한 반항아이자 음악에 흠뻑 빠질 줄 알던 어린 날,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마주한 어둠에서도 끝내 스며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눈물 흘리던 어느 날까지. ‘배우 강혜정이 아니라 사람 강혜정이 겪은 수많은 날들은 우리들의 어느 날과도 자주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날들을 청춘이라고도 부르겠다. 하지만 푸른 봄이라 부르기에 그 계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건조하고 온몸이 타오를 듯 뜨거운 난춘에 가까웠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홧홧하던 시간도 점차 노을처럼 저물기 마련이다. 자기만의 새장에서 변해가는 계절을 보내는 사이 마음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은 그 흔적도 지워내며 저 멀리 새벽빛과 숨이 트이는 단비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새장 속 세상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을 솔직한 문체로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휴대폰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을 보다 솔직하게 담을 수 있었다. 집필은 그의 새장을 밝히거나 넓히는 과정이었고, 한 뼘짜리 작은 휴대폰은 어느새 그에게 안온함을 주는 방파제가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작가 강혜정 소개

 

아주 일찍 연기를 시작했으나 사실 지금도 배우라고 스스로를 규정짓는 일이 어색하다. 다만 데뷔작인 드라마 <은실이>에서 보여준 악역 연기로 TV 바깥에서 동네 아주머니에게 너 너무 못됐더라라며 등짝을 맞았던 그 짜릿한 순간을 선명히 기억한다.

 

영화 <올드보이> <웰컴 투 동막골> <연애의 목적>에서처럼 고유한 결로 연기하고자 했던 배우 강혜정에서 사람 강혜정으로서 첫 에세이를 집필하게 되었다. 정자세로 앉아 노트북이나 원고지에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반쯤 누워 한 뼘 휴대폰에 떠오르는 것을 톡톡 두드려 넣는 시간 동안, 쓰는 일이 나다워지는 일이며 나를 구원하는 방식이구나 싶었다.

 

무수한 타인으로 살아가는 배우로서가 아닌 그저 나 한 사람으로서 살아오며 느꼈던 기분좋은 어색함과 두근거림, 그리고 잔인한 물결들을 지금 이 책에 고스란히 잇대고 싶다는 열망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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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