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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15)] 모두가 듣는다

[책을 읽읍시다 (2315)] 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저 | 돌베개 | 248 | 17,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외로운 마음들을 따스한 목소리로 감싸온 루시드폴이 6년 만에 신작 에세이로 독자들과 만난다. 아름다운 선율뿐 아니라, 서정적인 노랫말로도 널리 사랑받아온 그는 그간 아주 사적인, 긴 만남』 『모든 삶은, 작고 크다』 『너와 나 등의 책을 발표했지만, 서한집이나 사진집, 음반과 결합된 방식이 아닌 단독 산문집으로는 첫 책이다. 그런 만큼 이제까지보다 진솔하고도 내밀한 고백을 담고자 애썼다.

 

2019, 루시드폴은 반려견 보현의 소리로 만든 음악들로 채운 특별한 음반 너와 나를 발표한다. 음반에는 보현 작곡, 루시드폴 편곡이라는 크레딧이 실렸다. 그는 보현뿐 아니라 나무와도 함께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가 초대한 아티스트 아기 진귤나무와의 협업 과정은 책 속 나의 작은 작곡가에 실려 있다. 이 글에서 그는 한 사람의 음악인으로서 음악이라는 사건, 그리고 작곡가의 정의(定義)에 대해 생각한다.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모두가 듣는다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리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사색한다. ‘듣는다는 표현은 자칫 음향을 청각기관을 통해 감지하는 작동으로만 협소하게 오해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소리에 대해 신실하게 탐구해온 음악인으로서 그는 이번 산문집에서 듣는다는 의미를 새로이 탈구축한다. 그에게 있어 듣는다는 행위는 비단 소리만을 감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리를 낮추고 타자의 울림에 감응하는 의미를 지닌다.

 

1부에 실린 글들이 근래 그의 지향성이 맞닿은 지점들을 이야기한다면, 2부에 실린 크리스마스카드」 「익숙하고 낯선 바람 사이로 등의 글에서는 애틋한 유년 시절을 추억해, 20여 년간 사랑받아온 루시드폴이라는 한 음악인의 시원(始原)을 엿볼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애도의 과정을 담은 너머, 지난봄 세상을 떠난 류이치 사카모토를 추모하는 숨소리와 같은 글에서는 소중한 존재를 음악으로 되새겨 기억 속에 간직함으로써, 읽는 이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책의 첫 장을 여는 함께 추는 춤에서는 관객과 청중에게 음악을 연주하고 들을 때, 우리는 모두가 함께 춤을 추는 것이라는 고백을 전한다. 공연장 객석에 앉은 이들 역시 무대에 선 나를 울리며, 나 역시 그들의 몸짓을 듣는다는 대목은 그의 음악을 오랫동안 아껴온 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음악을 완성하는 과정을 요리에 빗댄 마지막 글 음악의 맛 또한 예술가의 작업 방식과 창작의 영감이 궁금했던 이들에게 반가운 읽을거리다. 이어지는 ‘Being-with를 위한 라이너 노트는 새 음반 발매를 앞두고 책을 통해 먼저 선보이는 글로, 루시드폴의 신작을 기다려온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

 

 

작가루시드 폴 소개

 

인디밴드 미선이를 시작으로 사람이었네, , 사랑 등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노래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노래뿐만 아니라 소설집 무국적 요리, 가사집 물고기 마음, 번역 소설 부다페스트, 마종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도 펴냈다. 최근에는 어린이 책에도 관심이 많아 그림책 당신은 빛나고 있어요, 모두가 빛나요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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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