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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44)]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책을 읽읍시다 (2344)]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양유진 저 | 21세기북스 | 256 | 18,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누군가의 오랜 아픔을 마주하는 일이 이토록 환하고 유쾌할 수 있을까? 마냥 해맑게 자랐을 것만 같았던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 양유진의 첫 투병 고백 이야기다. 틱톡과 유튜브 채널 빵먹다살찐떡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다정한 웃음을 선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난치병 루푸스’(만성 자가면역 질환) 투병을 고백한다. 작은 방에서 홀로 찍었던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닿아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기까지 괜스레 이야기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아픔을 책에 조심스럽게 담아냈다.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라는 터프한 책의 제목에는, 타인으로부터 배운 씩씩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집약되어 있다. 대학교 1학년, 갑작스러운 복부 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고 고위험 환자들이 입원한 항암 병동에서 깨어나 만나게 된 어느 할머니를 저자는 갱스터 할머니라고 몰래 기억한다. 항암 병동의 환자 중에서도 가장 증상이 많았던 갱스터 할머니 얼핏 초라해 보이지만 왠지 모를 단단함이 느껴지는 사람이었고, 누구보다 강인했다.

 

어떤 원망도 후회도 없이 그저 자신이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며 스스로의 삶을 지켜나가는 갱스터 할머니와의 만남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중요한 계기였다. “항암 병동의 한 병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은 저자는, 이제 세상 사람들이 각각으로 살아가는 모양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조금 더 홀가분하게 살 수 있게 돕고자 다짐한다. 어쩌면 저자가 마주한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앞으로 난치병과 함께 살아갈 저자의 쿨하고도 씩씩한 미래를 품은 동시에, 묵묵히 자신의 생을 견디며 주변 사람을 보듬는 삶의 모양 그 자체이기도 한 것이다.

 

10년 동안 난치병 환자로 살아오며 생사의 갈림길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의 털털하고도 다정한 사랑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한 동기다. 남모를 아픔으로 남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야 했던 어린 날, 삶의 곳곳에서 나타나 삶의 방향과 태도를 가르쳐준 사람들을 위해, 또 자신이 받은 응원을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저자는 용기를 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기 불쑥 꺼낸 진지한 이야기에 멋쩍은 분위기가 될까 봐, 인기를 얻었다고 책을 내는 모양이 될까 봐, ‘빵떡 양유진은 밤을 지새우며 글자를 지우고 또 지우며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

 

그 진심 가득한 이야기들 속에서, 저자의 내면에 섬세하게 자리 잡은 수많은 사람이 선명하게 기록된다. 고층 항암 병동에서 입원했을 때 마주한 갱스터 할머니에게 꿋꿋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여행 중에 만난 동네 할아버지에게 고민의 힌트를 얻는다. 결국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 사람들과 함께 만든 꿈이라는 것을, 그 꿈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웃는 웃음이라는 것을, 이 책은 담백하고 진솔하게 당신에게 슬쩍 건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 아픔에 대한 고백일 뿐 아니라, ‘를 살게 한 수많은 얼굴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 양유진 소개

 

사람들의 이야기로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이자 배우 양유진, 그리고 10년 차 루푸스 환자. 배우를 꿈꾸던 연기과 학생 시절, 코로나19를 만나 자취방 원룸을 무대로 영상을 만들어 올리다가 100만 구독자를 위한 방구석 극장을 완성했다. 3년째, 여전히 아프지만 여전히 말괄량이 같은 일상을 채널 구독자인 '빵쟁이'들과 서로 응원하기도 다그치기도 하며 함께 나누고 있다.

 

그 누구보다 세상의 속도에 맞춰 따라가고자 했으나 루푸스 환자로서 마주한 난관 속에 수없이 넘어졌다. 그러나 결국 투박하고도 따뜻한 주변의 위로에 힘을 내 자신만의 속도를 유쾌하게 찾아냈다. 이제는 한없이 작았던 자신에게 유쾌함을 선물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3년이 지나서야 처음 용기 내어 이야기한다.

 

유튜브: 빵먹다살찐떡

인스타그램 & 틱톡: @bbangt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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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