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319)] 부모의 자존감 :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치유서
댄 뉴하스 저 | 안진희 역 | 양철북 | 324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년 넘게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들과 상담해 온 저자는 통제적 양육을 한 부모 또한 통제적 부모 아래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 통제적 양육이 대물림되는 까닭을 알면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40여 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통제적 부모의 유형 8가지(억제적 부모, 박탈적 부모, 완벽주의적 부모, 광신도적 부모, 혼돈적 부모, 이용적 부모, 학대적 부모, 유아적 부모)를 제시하고, 부모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부모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찾아가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누군가에게는 따듯하고 든든하게 느껴지는 ‘가족’이라는 말이 아프게 혹은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들이 있다. 바로 건강하지 않은 통제를 받고 자란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그런 통제를 받았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그저 막연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들은 통제가 과했다고 기억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통제였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구체적인 참고 자료가 없다면 통제적 가정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은 건강하지 않은 통제가 정상적이라고 믿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두 쌍의 부모가 있다. 바로 현실에 있는 ‘실제 부모’와 마음속에 있는 ‘내면 부모’이다. 통제적 양육으로 인한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실제 부모와 더 건강한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내면 부모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치유를 할 수 있다. 내면 부모는 통제적 가정에서 자라면서 무의식적으로 습득한 부정적인 자기 비판과 자기상, 부정적인 기대와 시각 등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그 내면 부모는 내 안에 살면서 끊임없이 통제적인 실제 부모 역할을 대신한다.
어떤 부모도 24시간 내내 아이 옆에만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통제적 부모는 그렇게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이미 아이의 마음속에 24시간 작동하는 내면 부모를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24시간 함께 있는 이 내면 부모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잔소리, 사후 비판, 비난 등을 하며 박탈, 완벽주의, 의사표현 통제, 감정 통제를 한다. 다행인 점은 내면 부모는 마음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 내면 부모를 바꾸는 일은 전적으로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면 부모를 잘 관찰하고, 어떻게 자신을 통제하는지 알게 되면 우리는 부정적인 내면 부모를 버리고, 긍정적인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과잉 통제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세대적인 것이다. 저자가 인터뷰 했던 사람들의 통제적 부모들 가운데 트라우마 발생 정도는 현저히 두드러졌다. 통제적 부모가 된 아이들 5명 중 1명은 어린 시절에 부모가 사망했다. 이는 20명 중 1명꼴인 평균치의 4배이다. 통제적 부모가 된 아이들 2명 중 1명은 심각한 통제를 받으며 자랐다. 13명 중 1명꼴인 평균치의 거의 7배에 가깝다. 이처럼 건강하지 않은 통제는 누군가가 사슬을 끊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에 대한 공포 반응이다. 그리고 당신이 사슬을 끊어 낼 바로 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하면 부모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그 방법들을 실천한 사례를 통해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 책에는 부모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온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부모에게 상처받았지만 그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의 힘으로 치유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들을 찾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댄 뉴하스 소개
임상 심리학 박사이자 가족 문제 치료사이다. 늘 승리와 규율, 자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중시한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밖에서 보기에 행복한 모범 가정이었지만 저자는 통제를 받으며 자란 많은 아이들처럼 자신을 책망하며 혼란스러워 했다. 1975년 대학에서 정치학과 역사를 전공하고 뒤늦게 다시 임상 심리학을 공부해 1992년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20년 넘게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들과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상담하며 가족 안에서 겪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그린브레에서 살면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과 상담을 활발하게 한다. 『자신에게조차 숨기는 비밀』『부모의 자존감』을 썼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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