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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17)] 죽거나, 멋지게 살거나



죽거나 멋지게 살거나

저자
류웨이 지음
출판사
엘도라도 | 2013-09-0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아픔 안고 살아가는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희망의 연주 어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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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317)] 죽거나, 멋지게 살거나

류웨이 저 | 김경숙 역 | 엘도라도 | 344쪽 | 14,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중국 최대의 오디션 프로그램 〈차이나 갓 탤런트〉 시즌 1 무대, 한 청년이 매혹적인 피아노 연주를 펼치고 있다. 건반 위에는 두 손 대신 두 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가 발가락으로 연주하는 〈꿈속의 결혼식〉은 꽉 들어찬 객석을 마치 꿈속으로 인도하듯 멀리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 마음들 속에 기어이 눈물 한 방울 뿌리고 만다.

 

보통 사람이라면 발로 피아노를 친다는 생각은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손이 있는데 무엇 하러 발로 연주를 하겠는가. 하지만 여기 손이 없어서 두 발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청년이 있다. 그리고 그는 발가락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세계 유일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한창 놀기 좋아하던 열 살 소년이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다 실수로 고압선을 건드린 사고는 소중한 두 팔을 전부 앗아가버렸다. 소년은 자신의 불행을 인정할 수 없었고 죽고만 싶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다잡은 건 다름 아닌 어머니였다.

 

“지금 우리 둘이 여기서 뛰어내리면, 이 상황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다.”

 

정신이 번쩍 든 소년은 살아야겠다고, 기왕에 태어났으면 멋지게 살 거라고 다짐한다. 죽음에 직면하고 나자 그는 오히려 삶을 향한 갈망을 느낀다. 죽지 않고 살기로 했으면 기쁘고 즐겁게 사는 게 백번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살아간다.

 

세계 유일의 발가락 피아니스트 류웨이가 전하는 인생역전의 감동실화. 열 살 때 고압전류에 감전돼 두 팔을 잃은 뒤 피나는 노력으로 발가락 피아노 연주에 성공하고 중국 최대 오디션 프로그램 〈차이나 갓 탤런트〉 최종 우승을 거머쥐기까지, 스물여섯 청년의 치열했던 삶의 순간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한 그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가슴 뭉클한 감동의 무대를 재현했는데, 당시 보는 이들을 크게 감동시킨 명언이 있다.

 

“사람의 눈이 왜 두 개인지 아세요? 한쪽 눈으로는 ‘기쁨과 행복’을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슬픔과 불행’을 보는데, 어느 쪽으로 볼지는 자기한테 달렸어요. 저는 ‘기쁨과 행복’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살면서 수많은 불가능과 마주치게 되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이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한다. “인생에는 ‘죽거나’, ‘멋지게 살거나’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할 뿐”이라고 역설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인생에서 어떤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그가 발로 직접 쓴, 피아노 건반을 누르듯 한 글자 한 글자 발가락으로 타이핑한 소중한 문장들이 읽는 이들에게 가슴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작가 류웨이 소개

 

1987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다 피복이 벗겨진 변압기 전선을 잘못 건드려 10만 볼트의 고압전류에 감전된다. 1만 분의 1도 안 되는 확률로 겨우 죽음을 면할 수 있었으나 두 팔은 이미 새까맣게 타 바스러진 상태였다. 절단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퇴원 후 재활훈련을 하면서 악착같이 연습한 끝에 2개월 후 발가락으로 밥을 먹고 6개월 후에는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다. 1997년에서 1999년까지 재활센터에서 수중 치료를 하는 2년 동안 마구잡이식으로 수영을 배워 결국 정식 선수 자격을 획득하고, 열네 살이 되던 2002년 전국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상한다.

 

이후 수영선수로서 2008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이즈음 컴퓨터 키보드를 능숙하게 타이핑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을 2년 앞둔 2006년 열아홉 살 때 원인 모를 악성 홍반(紅斑)이 온몸에 퍼져 선수생활을 접고 만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평소 관심이 많던 음악으로 눈을 돌려 공부를 시작한다.

 

부모의 끈질긴 설득에도 대학 진학 대신 음악 공부를 하겠다는 아들을 위해 결국 어머니가 인근 음악학교를 찾아가 입학 상담을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댁의 아들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다면 나는 대통력이 될 수 있겠다”는 비아냥거림뿐이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그는 발가락 사이가 찢어지고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 속에서 6개월 동안 하루 7시간씩 피아노에 매달려 이듬해인 스무 살 때 〈꿈속의 결혼식〉 연주에 성공한다. 그 뒤 계속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면서 베이징 장애인무용단에 곡을 제공하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스물세 살이 되던 2010년, 한 친구의 집요한 권유와 설득으로 〈차이나 갓 탤런트〉 시즌 1에 참가하게 되는데, 그의 모습과 사연이 전국으로 방송되자 대륙이 들썩였고 급기야 최종 우승의 영예가 그에게 돌아간다. 2011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의 황금홀에서 열린 ‘중국·오스트리아 수교 40주년 경축 음악회’에 초청돼 명곡 〈양축(梁祝)〉을 연주하고 기립박수를 받는다. 같은 해 그가 직접 출연한 자신의 이야기가 드라마 〈나의 찬란한 인생(我的燦爛人生)〉 및 영화 〈가장 긴 포옹(最長的擁抱)〉으로 방영된다. 〈가장 긴 포옹〉은 이듬해인 2012년 제36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혁신상을 수상한다.

유명인사가 되고 후원사도 생겼지만 그는 스케줄 대부분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파하는 데 쓰고 있다. “반드시 세상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채 오늘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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