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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67)] 백일홍 나무 아래


[책을 읽읍시다 (367)] 백일홍 나무 아래

요코미조 세이시 저 | 정명원 역 | 시공사 | 315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국내에서는 11번 째 출간작이자, 두 번째 중단편집인 『백일홍 나무 아래』. 『혼진 살인사건』에 이은 최고의 단편집으로 세이시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최고라고 손꼽은 긴다이치 시리즈 10편 중 하나이다.

 

표제작 『백일홍 나무 아래』는 전쟁터에서 막 귀환한 긴다이치가 처음으로 해결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상류층의 광기와 타락한 욕망이 드러내는 당시의 처참한 시대상이 인상적이며 이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거대한 주제이기도 하다. 독살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특히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라스트신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으며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단편 중 하나로 꼽힌다.

 

오백 명에 한 명꼴로 살인자가 있다는 괴기한 말로 시작되는 『살인귀』는 1인칭 화자로 추리작가가 등장, 섬뜩한 분위기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인다. 살인귀의 정체를 알아내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긴다이치의 모습에서 그가 단순히 범인을 쫓는 탐정 이상의 인물임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사회파 미스터리 성향이 강한 『흑난초 아가씨』는 도심의 백화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긴다이치의 활약상과 그의 남다른 개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허름한 빌딩에 자리한 옹색하기 짝이 없는 탐정사무소, 미덥지 않은 외모와는 달리 젊은 여성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긴다이치의 모습이 새로운 재미를 준다.

 

또한 대기업의 수장으로 군림하는 여성 가장과 타락한 자식 세대, 복잡한 가계가 등장하는 『향수 동반자살』은 장편소설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에 모티브를 제공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본 단편집은 빼어난 본격 추리소설인 동시에 날카로운 사회파 추리소설로, 독자에게는 시리즈 대표작의 근원을 살짝 엿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 소개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작가. 1976년 영화 『이누가미 가의 일족』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폭발적인 요코미조 세이시 붐을 맞았고 거장으로서의 재평가도 이뤄졌다.

 

1902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다. 구제국오사카약전을 졸업하고 가업을 이어 약국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작품을 써오다가, 1926년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권유로 하쿠분칸(博文館)에 입사하여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청년」 「탐정소설」의 편집으로 일했고, 1932년에 퇴사한 후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추리소설 전문지 「보석」에 발표한 『혼진살인사건』으로 제1회 탐정작가클럽 상 장편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문예춘추」에 역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로 선정된 『옥문도』를 비롯해 『팔묘촌』 『여왕벌』 『악마의 공놀이 노래』 등의 명작을 차례로 발표했다. 현재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는 주로 도쿄 주변을 무대로한 사건과 작가가 피난 가있던 오카야마 등 지방을 무대로 활약한다. 전자는 전후도회지의 퇴폐적이고 도착적인 성(性)에 관련된 사건이며 후자는 시골의 인습과 혈연으로 엮인 인연이 중심이 된 사건이 많다. 일반적으로 후자의 작품들의 평가가 좋다. 외견상으로는 괴기색이 짙게 베여있지만, 골격으로서는 논리와 트릭을 중시한 본격추리물로 일부작품에서 장식용으로 사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자연 현상과 오컬티즘을 배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그가 경애하는 작가 존 딕슨 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전철을 싫어해서 전철을 탈 때면 반드시 술통을 목에 걸고 술을 마시면서 탄다. 때때로 아내와 함께 타기도 하는데,그럴 때면 요코미조 세이시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집필을 하다 잘 안풀리면 뜨개질로서 기분전환을 한다. 또 프로야구 오사카 긴테쓰 버팔로스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온후한 성격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잘난채 하는 적 없어 편하게 대한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도 호감을 가지고 맞이하였고, 많은 작품이 재간, 영화되었다. 만년에도 술을 그르지 않아 공개일기에 글이 흐트러지거나 했다. 태평양 전쟁 전에 활동한 작가로는 유일하게 현역생활을 했고, 가난해 병상에 누워 있는 작가친구에게 원조를 하거나 재간행을 집요하게 부탁하는 유족에게 참을성 있게 응대하는 모습도 조심스럽게 적고 있다.

 

1980년부터 가도카와 쇼텐의 주최로 장편추리소설신인상,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이 수여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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