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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76)] 내일

[책을 읽읍시다 (376)] 내일

기욤 뮈소 저 | 양영란 역 | 밝은세상 | 448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기욤 뮈소의 2013년 작 『내일』은 한국에서 10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앞 다투어 무결점 스릴러라는 찬사를 보고, 기욤 뮈소는 로맨스에 강한 작가라는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넘어 스릴러도 빼어나게 잘 쓰는 작가라는 새로운 트레이드마크를 획득하게 됐다.

 

기욤 뮈소의 신작장편소설 『내일』은 독자들의 기대와 바람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내일』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고 있는 스릴러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을 만큼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플롯이 탁월하다. 기욤 뮈소 특유의 감성코드를 살리고 있고 등장인물들의 매력 또한 여전하다. 어린 천재 해커와 와인감정사, 심장병전문의, 하버드대 교수 등 인물의 면면과 직업 분포도 대단히 특징적이고 매력적이어서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매튜는 아내 케이트가 교통사고로 죽은 이후 단 한 번도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케이트를 지극히 사랑했기에 상실감이 지나치게 컸던 탓이다. 엠마 또한 유부남 프랑수아를 만나 교제하는 동안 커다란 상처만 남아 아픔이 크다. 엠마는 남자들에게 늘 당하고 살다보니 이제는 정말이지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 보호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채팅을 통해 서로 일치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 그들은 뉴욕의 이탈리안 식당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한다.

 

약속장소에 제 시간에 나갔지만 매튜와 엠마는 서로 길이 엇갈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어느 한 쪽의 거짓말에 속은 걸까? 아니면 어느 한 쪽만의 몽상일까? 아니면 어느 한 쪽의 의도된 공작일까? 매튜와 엠마는 곧 이 사건이 단순한 바람맞히기 차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서로의 메일이 도착한 날짜를 확인해본 결과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매튜는 2011년, 엠마는 2010년에 살고 있다. 엇갈린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이 어찌된 일인지 탐색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간다.

 

『내일』말고도 그간 타임슬립 소설은 많았다.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역시 타임슬립에 해당하는 소설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과거의 어느 특정한 시간으로 되돌아가 평생 후회한 부분을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런 갈망을 이루지 못하는 아쉬움이 누구에게나 절실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타임슬립 형식의 소설에서 각별한 재미를 찾는 독자들이 많다.

 

『내일』에서 남자 주인공 매튜는 2010년과 2011년을 동시에 경험하는 인물이다. 단 2011년의 매튜는 2010년의 매튜에게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매튜에게 가장 절실한 소원이 있다면 일 년 전, 그러니까 2010년에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 케이트를 살려내는 것이다. 2011년의 매튜는 2010년의 엠마와 교신이 가능해지자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케이트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다. 매튜의 부탁으로 엠마가 2010년의 케이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비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반전의 소용돌이라 할 수 있다.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결말을 확신할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 나름의 추리를 동원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간파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암초를 만나게 된다. 기욤 뮈소다운 입담과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선을 보이는 동안 독자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간다.

 

타임슬립 소설은 과학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내일』에서 기욤 뮈소가 나름의 개연성을 확보해나가는 방법은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기발한 측면이 있다. 컴퓨터 천재로 등장하는 로뮈알드 르블랑이 해킹을 통해 이 소설의 난제를 상당수 해결해주지만 주인공 매튜와 엠마의 합리적인 추리와 해결방식 또한 독자들에게 신선한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마치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를 보듯 헤모글로빈의 난무 없이도 곧바로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심리적 방식이야말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기욤 뮈소는 이 소설을 통해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욤 뮈소식 스릴러가 이제 드디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걸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이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방식의 감각적인 글쓰기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알프레드 히치콕 스타일을 새롭게 장착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작가 기욤 뮈소 소개

 

빠른 사건 전개와 생동감 있는 화면 구성,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요소들로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이 시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났다.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5월 프랑스 문단의 호평 속에 첫 소설 『스키다마링크』를 출간했고, 2003년 두 번째 소설 『그 후에』를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질 보르도 감독, 존 말코비치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는 프랑스 아마존 85주 연속 1위라는 경이적인 판매 기록을 달성하며 그를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네 번째 소설인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세계 22개 나라에서 출간되며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까지 연이어 베스트셀러 1위에 랭크되면서 기욤 뮈소 소설은 5연속 베스트셀러 1위, 5연속 1백만 부 판매라는 신기원을 이루었다. 2009년 작 『당신 없는 나는?』역시 아마존 프랑스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초판 30만 부를 거뜬히 소화했다. 2010년작 『종이 여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놀라운 결말을 선보이며 역시 기욤 뮈소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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