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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72)]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재인 | 2013-1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딸이 태어났던 19년 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그 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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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372)]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저 | 김난주 역 | 재인 | 424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일본 열도를 술렁이게 하고, 거의 전편이 영화 혹은 TV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이번에는 겨울 스포츠의 백미(白眉) 스키를 테마로 한 미스터리 장편을 내놓았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작중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얽히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를 대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한 가닥씩 풀어 간다.

 

인간의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첨단 과학 이론을 소설적 장치로 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정체절명의 인간 운명을 다루는 그의 솜씨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되는 사건의 냉혹한 전개 속에서 소설 전편에 흐르는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 가족사랑 등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따뜻한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올림픽 일본 대표 출신인 스키 스타 히다 히로마사. 그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외동딸 카자미를 통해 이루려 한다. 카자미가 막 걸음마를 뗐을 때부터 스키화를 신겨 스키장에 데려갈 만큼 스키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히다. 그의 이루지 못한 젊은 날의 꿈은 나날이 발전해가는 카자미의 뛰어난 스키 실력 덕분에 손에 잡힐 듯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다.

 

그런 그의 앞에 카자미의 소속사인 신세 개발에 몸담고 있는 유즈키라는 과학자가 나타난다. 유즈키는 신세 개발의 스포츠 과학 연구소 부소장으로 스포츠 스타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유전자 패턴을 발견해 기업 홍보에 이득이 되는 스타를 키워내려는 것이 그의 목적. 하지만 히다는 자신과 딸의 DNA를 채취해 유전자 연구에 활용하려는 유즈키의 집요한 제안을 한사코 거부한다. 그리고 유즈키의 등장은 10여 년 전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로 인해 드러난 딸의 출생의 비밀을 숨기고 살아온 히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19년 전, 히다는 스키 월드컵 일본 대표로 스위스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도중 아내의 출산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내 치요 도모요는 어린 카자미를 남겨 두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실의에 빠진 히다는 스키 선수로서의 꿈도 접고 딸 카자미를 키우는 데 전념한다. 다행히 카자미는 어릴 때부터 스키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아빠의 못 다한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히다는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신문지 조각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읽은 그는 불안에 휩싸인다.

 

뻐꾸기의 알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뻐꾸기가 딱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새끼를 탁란(托卵)하는 습성을 가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딱새는 뻐꾸기 새끼를 자기 새끼인 줄 알고 먹이를 물어다 정성껏 키운다. 그러나 배은망덕하게도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딱새가 낳은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게 되고 그럼에도 딱새는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비극이 벌어진다.

 

앞뒤가 빈틈없이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 뇌리에 남아 쉽게 잊히지 않는 강렬한 캐릭터, 고뇌하는 주인공의 인간미. 인간의 운명과 가족 사랑의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이번 소설은 히가시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뒷부분의 극적인 반전이 책을 끝까지 놓지 못하게 만든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개

 

1958년 2월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 『편지』 『환야』 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레몬』『환야』『11문자 살인사건』『브루투스의 심장』 등이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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