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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83)] 백귀야행 양

[책을 읽읍시다 (383)] 백귀야행 양

교고쿠 나쓰히코 저 | 김소연 역 | 손안의책 | 544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있을 리 없는 여동생에 집착하는 자산관리인, 자신의 지저분한 성욕에 괴로워하는 형사, 사랑하는 어머니가 죽어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들, 무엇을 해도 잘되지 않는 건달, 뱀이 무서워 띠나 줄에도 무서움을 느끼는 호텔 메이드 등. 나쁜 것에 홀려 망가져 가는 인간의 내면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교고쿠 나쓰히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귀야행 양』은 『백귀야행 음』과 함께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 등 ‘백귀야행’ 시리즈에 조연으로 등장한 캐릭터 10명을 주인공으로 시리즈 본편에서는 말해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백귀야행’ 시리즈의 사이드 스토리이다.

 

전작 ‘백귀야행’시리즈(『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는 일본에서 전승되는 요괴들을 모티프로 차용해 ‘이상한 일’로 인식되고 표현되는 초자연적인 현상 혹은 그 세계관을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과 그 모든 것의 역사적 맥락을 통해 설명한다. 그러므로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난 것’임을 설파한다.

 

그러나 『백귀야행 음』과『백귀야행 양』은 인간의 강박관념이 만들어내는 환각, 나약한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단지 풀어냄으로써 전작과 연결하여 읽기를 작가는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공포, 작가 특유의 독특한 문체와 구성, 여운이 남는 문장들을 통해 독자를 스스로 주인공의 마음속에 동화시키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표현한다.

 

‘백귀야행’ 시리즈 전작들의 미스터리한 등장인물들과 상황을 『백귀야행 음』과『백귀야행 양』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백귀야행 음』과『백귀야행 양』은 전작들이 주는 난해함을 설명할 수 있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백귀야행’ 시리즈와 서로 보완적인 형태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들은 교고쿠 나쓰히코만이 그릴 수 있는 장대한 ‘교고쿠도’ 월드에서 전작들의 복습과 향후 출간될 ‘백귀야행’ 시리즈 후속권들에 대한 사전 예습 차원도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편 『백귀야행 음』에서는 작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세키구치’가 ‘추젠지(교고쿠도)’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끝을 맺으며 『우부메의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백귀야행 양』에서는 『우부메의 여름』에서 보이던 기억을 보는 탐정 ‘에노키즈’의 눈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는 『백귀야행 음』에서 자신만이 가진 경험에 의해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 공포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백귀야행 양』에서는 나쁜 그 무엇에 매료되어 자신의 삶이 붕괴되고 망가져 가는 인간들의 심리 붕괴를 특유의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인간의 강박관념이 만들어내는 환각, 나약한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단지 풀어냄으로써 전작과 연결하여 읽기를 작가는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공포를, 작가 특유의 독특한 문체와 구성, 여운이 남는 문장들을 통해 독자를 스스로 주인공의 마음속에 동화시키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표현한다.

 

이번 『백귀야행 양』도 역시 일본에서 전래되는 요괴의 도감과 함께 교고쿠 나쓰히코가 직접 재해석해 그린 『백귀도』가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어 독자에게 더욱 흥미로움을 전해줄 것이다.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 소개

 

민속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작풍으로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을 만들어낸 천재 작가. 1963년 홋카이도 출생으로, 요괴 연구가이자 광고회사에 근무한 후 디자인 회사까지 설립한 저명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1994년, 틈틈이 집필한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한 그는 별다른 절차 없이 책으로 출간되는 이례적인 데뷔를 하게 된다. 이 작품이 바로 구상부터 완성까지 10여 년이 걸린 『우부메의 여름』이다. 아름다운 묘사, 방대한 지식, 독자적인 세계관과 치밀하게 교차되는 에피소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해 노도처럼 몰아치는 충격적 결말까지, 천재 작가의 모든 미덕을 갖춘 교고쿠 나쓰히코의 출현에 일본 문단과 독자들은 열광했다.

 

작품의 영상화에 관심이 많아서 『항설백물어』와 『망량의 상자』가 각각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웃는 이에몬』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가 영화화됐다. 그 외에도 연극, 라디오 드라마, 극장용 애니메이션 등 여러 매체에서 교고쿠의 작품이 사랑받고 있으며, 또한 저자 자신이 실제 성우, 각본가, 배우 등으로 영상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1996년 『망량의 상자』로 제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1997년 『비웃는 이에몬』으로 제25회 이즈미교카문학상, 2003년 『엿보는 고헤이지』로 제16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받았고, 2004년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후後 항설백물어』로 제130회 나오키상을 받았다.

 

현재 계간 잡지 <괴>의 책임 편집을 맡고 있으며, 국제 일본 문화 연구센터에서 일본 괴담 문화의 성립과 변천에 관한 다양한 학술적 연구를 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디자이너로서의 실력을 발휘해 온다 리쿠와 아야쓰지 유키토 소설의 커버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현재 하드보일드 작가 오사와 아리마사,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세 사람의 성을 딴 사무실 ‘다이쿄쿠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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