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448)] 가족 연습
린다 몰라리 헌트 글 | 최제니 역 | 개암나무 | 400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가족 연습』의 작가 린다 몰라리 헌트는 머피 가족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칼리의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린다. 이 책은 작가의 처녀작으로 코네티컷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태시 월든 상’을 수상할 만큼 좋은 평을 받았다. 사람들은 때때로 겉모습에 치중해 섣부른 판단을 하곤 한다.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서 말이다.
친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할 때 대신 다른 가정에서 아이를 맡아 양육해 주는 ‘가정 위탁’이라는 제도가 있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 친부모의 양육 환경이 좋아지면 본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인 제도다. 『가족 연습』은 12살 소녀가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창 사춘기 여자아이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따뜻한 가족의 사랑에 눈뜨면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성장 소설이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란 칼리는 엄마를 따라 코네티컷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평소 말장난과 까칠한 독설을 즐기고 세상 물정에 밝은 아이 같지만 사실 가난과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일 뿐이다. 어느 날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면서 칼리는 엄마와 떨어져 위탁 가정인 머피 가족의 집으로 가게 된다. 다정한 머피 가족이 만들어 내는 평범하고도 이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칼리는 자신이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거부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머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신처럼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지닌 친구 토니를 만나면서 칼리는 점점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어느덧 꿈같은 시간이 흘러 병원에 있는 엄마가 회복하자 칼리는 엄마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오해와 애증으로 칼리는 망설인다.
머피 가족은 늘 다정한 눈빛으로 칼리의 뒤에서 슬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져 준다. 항상 사랑을 갈구하며 주변 눈치를 살피느라 당돌해질 수밖에 없었던 칼리를 위로해 준 사람도 머피 부인이었다. 원망스럽지만 결코 끊어 버릴 수 없는 진짜 가족과 상처 입을까 두렵지만 점점 더 정이 들어가는 머피 가족 사이에서 칼리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한층 성장한다.
‘위탁 아동’에 대해 우리는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을 따뜻한 눈길로 봐 주길 당부한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작은 행복들이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소중한 경험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작가 린다 몰라리 헌트 소개
전직 교사이자, FPSP(Future Problem Solving Program)에서 시나리오 집필 코치로 활 동해 왔습니다. 또한 어린이책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작가 수련회를 열고 있습니 다. 『가족 연습』은 데뷔작이며 코네티컷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태 시 월든 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코네티컷에서 남편과 두 아이, 극성맞은 개 비글, 비 글을 싫어하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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