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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6)] 『1984』

조지 오웰 저 | 이정아 역 | 책만드는집 | 403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1984』는 조지 오웰이 죽기 일곱 달 전에 출간된 그의 마지막 소설로, 자먀틴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함께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이면서 그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꼽힌다. 특유의 통찰력을 가지고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를 넘어서 자본주의 세계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거대 권력의 그늘진 부분을 플래시로 비춘다. 『1984』가 예나 지금이나 많이 읽히고 최고의 소설로 꼽히는 이유는 소설 속 권력의 상징인 빅 브라더와 같은 존재가 늘 우리 사회에 잠재해 있으면서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상을 좌지우지하는 예가 있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 역시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텔레스크린과 사상경찰을 통해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사상 통제를 강요받는다. 그러던 중 윈스턴은 당의 통치에 의문을 품으며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당을 불신하는 줄리아와 사랑에 빠진다. 또한 당의 통치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무산계급(프롤레타리아)으로부터 열린다고 생각하며 당에 대한 반항을 결심하고 형제단에 가입하여 혁명의 순간을 꿈꾼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당의 함정에 빠져 모진 고문을 당하고 세뇌를 당하고 만다.

 

1949년 이 소설이 출간될 당시는 전체주의에 대한 공포가 널리 퍼져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독일의 나치즘이 어제 일처럼 생생한 데다 소련과 중국이라는 새로운 복병까지 등장하자 전체주의는 서방 세계 정치의식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따라서 통치자 빅 브라더에게 억압되는 암울한 현실, 전체주의 속에 국민을 가두기 위하여 전쟁 상태를 항상 유지하는 빅 브라더에 대한 숭배, 그리고 철저한 개인 생활 감시, 사상 통제를 목적으로 한 언어의 간략화, 역사의 날조까지 모든 지배기구가 내포하는 위험성이 미래소설의 형태로 제시된 이 소설이 나왔을 때 독자들은 그저 상상만 했던 일들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것 같아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다른 작품 『동물농장』처럼 비판과 풍자를 앞세운 『1984』의 배경은 스탈린 시대의 소련에서 차용했다. 빅 브라더와 골드스타인은 각각 스탈린과 트로츠키로 대변되며 사회 분위기 역시 나치 독일과 소련의 분위기를 차용하여 전체주의적이다. 스페인 내전 참전 경험으로 스탈린주의에 대한 그의 경각심이 더욱 높아져 최고의 걸작인 『1984』를 완성하게 됐다.

 

 

작가 조지 오웰 소개

 

영국의 작가 · 저널리스트.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1903년 6월25일, 인도 아편국 관리였던 아버지의 근무지인 인도 북동부 모티하리에서 태어났다. 첫돌을 맞기 전 영국으로 돌아와 명문 기숙학교인 세인트 시프리언스(예비학교)와 이튼 스쿨(사립학교)을 졸업한 뒤 영국의 경찰간부로서 식민지 버마에서 근무(1922~1927)한다. “고약한 양심의 가책” 때문에 경찰직을 사직한 뒤, 자발적으로 파리와 런던의 하층 계급의 세계에 뛰어들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르포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발표한다.

 

1936년은 오웰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이다. 그해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을 취재하여 탄광 노동자의 생활과 삶의 조건 등을 담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을 쓰고, 스페인에 프랑코의 파시즘이 발흥하자 공화국 민병대 소속으로 스페인내전에 참전하여 부상과 배신을 당하는 경험을 기술한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펴내면서, 자신의 예술적·정치적 입장을 정리해나간다.

 

폐렴 요양 차 모로코에 가서 쓴 『숨 쉬러 나가다』(1939)는 그러한 큰 전환점 이후 쓴 첫 소설이자, 대표작 『동물농장』(1945)과 『1984』(1948)를 내놓기 전에 쓴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2차대전 중에는 민방위대인 ‘홈 가드’에 복무하면서 BBC 라디오 프로듀서로 일했고, 이후 <트리뷴>지의 문예 편집장, <옵저버>지의 전쟁 특파원 노릇도 한다. 소설가인 동시에 저널리스트로서, 오웰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엄청난 양의 글을 썼다. 생전에 11권(소설 6권, 르포 3권, 에세이집 2권)의 책을 낸 것 말고도 예리한 통찰, 특유의 유머, 통쾌한 독설이 번뜩이는 수백 편의 길고 짧은 에세이를 남겼다. 짧은 인생 말년에 쓴 『동물농장』과 『1984』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남긴다.

 

한민우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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