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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87)] 속죄 나무(전2권)



속죄나무. 1

저자
존 그리샴 지음
출판사
문학수첩 | 2014-05-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4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랭크 업! 2013 UK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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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487)] 속죄 나무(전2권)

존 그리샴 저 | 안종설 역 | 문학수첩 | 400쪽 | 12,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적인 법정 스릴러 거장 존 그리샴이 신작 『속죄 나무』로 돌아왔다. 작품 출간과 동시에 전 세계의 스릴러 독자뿐만 아니라 언론과 영화계의 시선까지 독차지한 이 소설은 이 시대 최고의 작가 존 그리샴이 처녀작 『타임 투 킬』의 주인공 제이크를 다시 한 번 작품 속으로 불러들여 화제를 모았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숨 막히는 심리 묘사와 사건 전개로 가독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로 얼룩진 미국 역사의 단면까지 심도 있게 다뤄내며 한층 깊이를 더했다.


“전 재산을 가정부에게 상속한다”는 자산가의 자필 유언장을 배달받는 소설의 첫 장면에서부터 제이크는 양심적인 변호사로서의 신념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운명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2,400만 달러(약 250억 원)의 유산을 둘러싸고 백인 유족과 흑인 가정부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그는 다시 한 번 미시시피 주 전체를 뒤흔드는 대규모 소송에 뛰어든다.


『타임 투 킬』이 인종문제가 얽힌 현재의 살인사건을 다룬 법정물이었다면, 『속죄 나무』는 거액의 유산을 둘러싼 소송을 중심으로 인종차별로 얼룩진 미국 역사의 단면과 이로 인한 일가의 가족사까지를 아우르는 흥행요소와 작품성을 겸비한 흥미진진한 크라임 스릴러다. 소설 속 시간 간극은 3년이지만 실제로는 25년 만에 출간된 속편 격인 이 소설은 더욱 세련되어진 문체와 촘촘한 스토리에 더해, 한층 입체적으로 묘사된 등장인물들로 흥미를 더한다.


비대해진 이혼 전문 변호사 해리 렉스, 술주정뱅이 괴짜 전직 변호사 루시엔을 비롯해, 능력 있고 강직한 판사, 뿌리 깊은 인종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진 배심원 등의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은 치밀하면서도 정제된 플롯과 어우러져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독자들을 이끄는 매력적인 장치들이다.


영화 〈타임 투 킬〉을 흥미롭게 본 독자라면 주인공 산드라 블록(법률보조원 엘렌 역)과 매튜 매커너히(제이크 역)를 대체할 또 다른 주인공을 떠올려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 흑인소녀 강간 사건 재판을 승리로 이끈 젊은 변호사 제이크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살해협박과 궁핍함뿐이다. 그로부터 3년 후, 그는 또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약 2,400만 달러(250억 원)의 유산을 남긴 채 71세 자산가가 나무에 목매달아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좀처럼 보기 드문 거대한 스캔들에 카운티 전체가 술렁이는 가운데 제이크에게 ‘세스 후버드’의 서명이 선명한 자필 유언장이 배달된다. 전 재산의 90%는 흑인 가정부에게, 5%는 동생에게, 5%는 교회에 기부할 것이며 자손들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지 말라는 내용이다. 유족들은 대형 로펌에 사건을 의뢰하고 제이크는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제이크의 절친 변호사들이 도움을 자청하고 보안관까지 지원사격에 나선 가운데 흑인 가정부의 큰딸까지 제이크에 사무실에 입성한다. 괴짜스러운 면이 있는 친구들이지만 이들의 결정적인 도움은 곧 사건해결의 열쇠가 된다.


250억 원을 둘러싼 상속 재판의 핵심 키워드는 ‘왜?’다. 왜 노년의 자산가는 힘들게 모은 재산을 만난 지 3년밖에 안 된 흑인 가정부에게 넘겼을까? 두 사람은 내연 관계였을까? 말기 암으로 인한 고통과 독한 진통제가 사고 능력을 방해한 것은 아닐까? 간병인 노릇을 겸하던 가정부가 외압을 행사한 것은 아닐까?


노련한 대형 법률 회사 변호사들은 자산가의 여성 편력과 돈으로 무마한 성추행 혐의를 밝혀내고 가정부 레티가 10년 전에도 죽음을 목전에 둔 고용인에게서 5만 달러를 상속한다는 자필 유언장을 받아낸 사실을 추적해낸다. 과거의 진실이 현재를 왜곡하려는 순간, 더 오랜(58년 전) 과거가 밝혀지며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작가 존 그리샴 소개


1955년 아칸소(Arkansas) 주의 존스보로에서 태어난 존 그리샴은 헐리우드 대배우들과 감독들 사이에서 흥행의 보증 수표로 가장 신뢰 받는 원작자 중 한 명이다. 1981년 미시시피 법대를 졸업한 뒤 사우스헤븐 법률사무소에서 근 10년간 근무하며 범죄 변호와 개인 상해 소송을 전담했다. 1983년에는 주 의회 하원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남부의 테네시 주에서 평범한 변호사 생활을 하던 중 소설가로 변신했다. 어렸을 때 꿈은 또래의 그 모든 아이들처럼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동경하는 프로야구 선수였다지만, 프로 선수로서 마땅한 경력을 쌓기에는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감당할 능력이 없음을 판단하고, 법대로 진로를 돌렸다고 전해진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정치와 법이라는 메커니즘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오락화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펼쳐보인다. 존 그리샴 자신이 변호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항상 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서술되며, 또한 법을 공부한 사람답게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이 어느새 인간의 자유와 개성을 훼방 놓는 위압적인 존재가 되어 악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들, 집행하는 사람들, 법 질서에 편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의 사람들, 돈과 권력을 위해 법을 담보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리샴은 바로 인간의 문제를 고발한다. 여기에 독자의 시선을 휘어잡는 빠른 사건 전개와 팽팽한 문체가 더해져 독보적인 법정 스릴러의 영역이 구축된다.


어느 날 법정에서 강간의 희생양으로 법정에 오른 12세 소녀의 암담한 판결을 목도한 후, 만약 그 소녀의 아버지가 비인간적인 판결에 불복해 법정에서 범죄자를 직접 처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발표된 소설이 그리샴의 처녀작인 『타임 투 킬』이다. 1989년에 발표된 『타임 투 킬』은 신인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작품성과 완성도로 장차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의 가능성을 보여 준 작품이다. 하지만 신인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이 작품 또한 초판 5000부로 출간된 것이 전부였다.『타임 투 킬』을 계기로 그리샴은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가 처녀작을 탈고한 즉시 작업에 들어간 작품이 『The Firm』이다. 단어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지 국내 출시명은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이었다. 그리샴은 이 책으로 91년 전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고, 60만 달러의 거액에 판권을 파라마운트사에 넘기며 본격적으로 헐리우드에 입성하게 된다. 이듬해인 92년에 『펠리컨 브리프』로 전미 베스트셀러 차트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그리샴은 『타임 투 킬』에서 보여 준 가능성을 현실로 입증하기 시작한다. 그 후 해마다 한 작품씩, 93년 『의뢰인』, 94년 『가스실』, 95년 『레인메이커』, 96년 『사라진 배심원』, 97년 『파트너』, 98년 『거리의 변호사』, 99년 『유언』 등을 발표해 명실공히 전세계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군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96년 이후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들며 변호사는 그만 두었다. 글을 쓰지 않을 때의 그리샴은 마을 지인들과 함께 선교 여행을 떠나거나, 유년기의 꿈인 메이저리그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자신의 사유지에 6개의 조그마한 볼필드를 운영하며 350여명의 아이들이 26개의 리틀야구리그로 참가하는 야구단의 단장으로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 외의 저서로는 『톱니바퀴』『관람석』『크리스마스 건너뛰기』『펠리컨 브리프』『불법의 제왕』『하얀집』『소환장』『최후의 배심원』『브로커』『유언장』『관람석』『어필』 『시어도어 분』『포토 카운티』『속죄 나무1, 2』 등이 있다. 2003년엔 그의 1996년작 소설 <사라진 배심원>을 원작으로 한 영화 <런어웨이>가 제작된 바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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