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이미경 기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혜성같이 등장한 후 21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꼽히는 은희경의 신작 장편소설.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새로운 방식 하나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은희경은 『새의 선물』에서부터 최근의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서정적인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해왔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그만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위로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결국은 혼자인 우리는 결국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타인을, 그래서 결국은 자신까지를 위로하고 오직,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연우는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사는 평범한 소년이다. 이사 후 새학기를 앞두고 새로 전학 갈 학교를 추첨하는 자리에서 마주친 동급생 태수의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음악, 어느새 비트에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심장의 박동. 그것이 시작이었다. 새로운 우정, 이 세상이 낯설고 두렵기만 한 소녀 채영과의 만남, 떨림, 첫사랑, 외부세계와의 갈등, 원치 않는 작별, 그리고 재회까지.
여름부터 겨울까지, 그리고 봄눈이 내리는 새로운 계절에 이르기까지, 소년들의 이야기, 결국은 영원히 소년인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조금쯤은 그들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될지도.
소설 속 인물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냉정하기를 바랐다는 작가는 뻔뻔스럽거나 엉뚱하게 비칠지도 모르지만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었단다.
작가 은희경 소개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서정적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결합한 유머러스한 필치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화제작들을 선보여왔다.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상속』, 장편소설 『새의 선물』『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 『비밀과 거짓말』『태연한 인생』이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미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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