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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85)] 가면무도회(전 2권)

 


가면무도회. 1

저자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14-11-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작품 구상 기간만 10년! 작가가 직접 선택한 ‘긴다이치 코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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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85)] 가면무도회(전 2권)

요코미조 세이시 저 | 정명원 역 | 시공사 | 372쪽 | 각권 11,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 그가 자신의 작품 중 최고라고 손꼽은 10편 중 하나인 『가면무도회』가 출간됐다. 국내에서는 시리즈 12번째 출간작인 『가면무도회』는 작가가 한차례 집필을 중단했다가 이후 10년 만에 완성한 대작이다.

말년에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펼쳤던 요코미조 세이시에게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는 “예순이 넘어도 장편소설을 쓰는 열정적인 작가”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요코미조 세이시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난 에도가와 란포에게 이 작품을 헌정하며 깊은 우정과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가면무도회』는 요코미조 세이시라는 노대가(老大家)가 사회파라는 거대한 조류를 맞아 어떻게 본연의 모습을 지켜가며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네 번 결혼, 네 번 이혼이라는 화려한 남성편력으로 유명한 여배우 지요코. 그녀의 다섯 번째 연인인 다다히로는 재계의 거물이자 공작가의 후손이다. 다다히로는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지요코의 첫 번째, 두 번째 남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의뢰한다. 그러던 중 첫 번째 남편의 1주기가 그가 숨진 휴양지에서 마련되고, 태풍이 휘몰아치던 밤 마침 근처에 있던 지요코의 세 번째 남편이 숨진 채 발견된다. 그리고 네 번째 남편마저 모습을 감추고 마는데….


전쟁으로 몰락한 귀족가문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원한. 사건 밑바닥에 가로놓은 거대한 비밀과 한 인간을 목표로 한 더없이 거무죽죽한 기만. 자신의 맨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서로를 속이며 살아가는 교활한 사람들. 작품 구상 기간만 10년!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가 직접 뽑은 ‘베스트 10’ 중 하나로, 작가의 혼을 담아 완성한 시리즈 후기 대작.


긴다이치 코스케는 재계의 거물이자 공작가의 후손인 다다히로에게 어떤 사고를 조사해줄 것을 의뢰받는다. 다다히로의 연인이자, 네 번의 결혼과 네 번의 이혼으로 유명한 여배우 지요코의 첫 번째 남편 야스히사가 1년 전 고급휴양지 가루이자와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일이 그것이다. 야스히사의 첫 기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우연히 지요코의 전남편들이 가루이자와에 모두 모인다. 그리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그날 밤, 세 번째 남편이 숨진 채 발견되더니 연이어 네 번째 남편마저 자취를 감추고 만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두 번째 남편에 이어, 지요코와 그녀의 남자들에게 불행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가면무도회』에서 작가는 ‘혈통’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묘사해온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사회의 병폐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전쟁 후 붕괴된 전통적인 봉건사회와 가계를 재건하기 위해서 혈통을 반드시 유지되어야 했고, 이에 반해 젊은 세대의 개방적인 성(性)은 사회 기반, 즉 혈통을 뒤흔드는 위험요소일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기성세대와 권력자의 폭압적인 성은 후일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다. 작가는 기성세대의 과오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식으로 상처를 남기는지를 깊은 여운과 함께 독자의 가슴에 아로새긴다. 그리고 독자는 상처 입은 인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또 죽어갈지를 아프게 상상해야 한다. 이러한 비감이야말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진정한 매력일 것이다.


물론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인간적인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왜소한 몸집에 부스스한 더벅머리를 긁으며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긴다이치 코스케. 전통적인 옷차림을 하고 어디든 불쑥 끼어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그는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탐정이다. 다소 촌스럽고 우스꽝스러운 그의 풍모는 상대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며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그리는 전후세대는 옛것과 새것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데 서양의 합리주의 정신과 전통적인 풍모를 모두 지닌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들과 쉽게 동화되고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죽을 만큼 죽은 다음에야 사건을 해결한다’는 오명이 따라다니지만, 긴다이치 코스케는 근본적으로 타인에게 깊이 공감하고, 무엇보다 인명을 우선시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세월이 지나 어느덧 중년이 된 긴다이치 코스케는 인간애와 연민을 갖춘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 소개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작가. 1976년 영화 『이누가미 가의 일족』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폭발적인 요코미조 세이시 붐을 맞았고 거장으로서의 재평가도 이뤄졌다. 긴다이치 코스케(한국어명 : 김전일)를 탐정으로 한 탐정소설로 유명하다.


1902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다. 구제국오사카약전을 졸업하고 가업을 이어 약국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작품을 써오다가, 1926년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권유로 하쿠분칸(博文館)에 입사하여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청년」, 「탐정소설」의 편집으로 일했고, 1932년에 퇴사한 후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추리소설 전문지 「보석」에 발표한 『혼진살인사건』으로 제1회 탐정작가클럽 상 장편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문예춘추」에 역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로 선정된 『옥문도』를 비롯하여, 『팔묘촌』, 『여왕벌』, 『악마의 공놀이 노래』 등의 명작을 차례로 발표했다. 현재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잠시 절필을 하기도 했지만, 1976년에 영화 '이누가미 일족'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거장으로서 재평가 받기도 했다. 2000년 문고본만으로 이미 판매량이 6천만 부를 넘어섰으며, 그가 창조해낸 긴다이치 코스케는 일본의 국민 탐정으로 불린다. 1981년 12월 28일 결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는 주로 도쿄 주변을 무대로한 사건과 작가가 피난 가있던 오카야마 등 지방을 무대로 활약한다. 전자는 전후도회지의 퇴폐적이고 도착적인 성(性)에 관련된 사건이며, 후자는 시골의 인습과 혈연으로 엮인 인연이 중심이 된 사건이 많다. 일반적으로 후자의 작품들의 평가가 좋다. 외견상으로는 괴기색이 짙게 베여있지만, 골격으로서는 논리와 트릭을 중시한 본격추리물로 일부작품에서 장식용으로 사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자연 현상과 오컬티즘을 배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그가 경애하는 작가 존 딕슨 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전철을 싫어해서 전철을 탈 때면 반드시 술통을 목에 걸고 술을 마시면서 탄다. 때때로 아내와 함께 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요코미조 세이시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집필을 하다 잘 안풀리면 뜨개질로서 기분전환을 한다. 또, 프로야구 오사카 긴테쓰 버팔로스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온후한 성격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잘난채 하는 적 없어 편하게 대한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도 호감을 가지고 맞이하였고, 많은 작품이 재간, 영화되었다. 만년에도 술을 그르지 않아 공개일기에 글이 흐트러지거나 했다. 태평양 전쟁 전에 활동한 작가로는 유일하게 현역생활을 했고, 가난해 병상에 누워 있는 작가친구에게 원조를 하거나 재간행을 집요하게 부탁하는 유족에게 참을성 있게 응대하는 모습도 조심스럽게 적고 있다.


1980년부터 가도카와 쇼텐의 주최로 장편추리소설신인상,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이 수여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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