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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04)]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저자
이원태, 김탁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4-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조선의 밤을 지배한 검계, 그 검계를 지배한 단 한 남자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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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604)]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이원태·김탁환 공저 | 민음사 | 292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소설가 김탁환과 기획자 이원태가 결성한 창작 집단 ‘원탁’의 첫 번째 장편소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이 출간됐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은 무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무블(movel)은 영화(movie)와 소설(novel)을 합한 조어로 영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영화로 이야기의 변화무쌍을 지향하는 시리즈이다. 이 소설은 기존의 한국 소설이 보여 주지 못했던 긴박하고 장쾌한 전개와 생생한 캐릭터 묘사로 이야기의 힘을 스스로 증명한다. 또한 출간과 동시에 영화로도 제작이 확정되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유교 문화가 발달했으며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을 배경으로 누아르가 가능한 이야기일까. 검계는 숙종 시대에 처음 기록에 등장하며 조선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영조 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주로 밤 시간에 활동을 했으며 몸에 새긴 칼자국을 표식으로 삼고 살인과 폭행, 약탈을 일삼았다.


소설은 특정한 시대나 실재한 왕을 지칭하지 않고 허구의 인물로 배경을 구축하지만, 권력을 가진 재상과 검계와의 결탁, 붕당정치와 대결하며 타협하는 왕의 모습을 통해 조선 시대의 내막을 실감 나게 그린다. 실제 조선 시대에는 금주령이 흔하게 내려졌다. 특히 영조 시대에는 즉위 기간 내내 금주령이 비교적 엄히 시행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금지된 것들을 둘러싼 이권과 이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검은 결탁이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사건은 수백 년 전을 배경으로 한 허구에 불과하지만 이를 결코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는 조선의 누아르와 현실의 누아르가 놀랍도록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 나용주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줄 영웅이 아니다. 시대의 난제를 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소설은 조선 시대의 누아르를 통해 시대가 파멸되는 과정을 냉철하게 그린다. 또한 인간이 짐승이 되어 가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소중한 이를 잃고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을 뻔했던 나용주는 여러 차례 탈을 바꿔 쓰며 거대한 적들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소설은 조선의 밤을 지배한 ‘검계’를 둘러싼 폭력과 그들과 결탁하는 검은 세력의 아귀다툼을 그린다. 현대 사회의 마피아나 조직폭력배와 다름없는 검계를 두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특정한 시대나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지금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각자가 가진 욕망의 프리즘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거나 혹은 전복시킨다. 면밀하게 전개되는 심리전과 반전은 자금까지의 한국 소설이 쉽게 보여 주지 못했던 기민한 서사이자 민첩한 문장에서 기인한다. 소설은 조선 시대의 누아르를 통해 시대가 파멸되는 과정을 냉철하게 그린다.


또한 특정한 시대나 실재한 왕을 지칭하지 않고 허구의 인물로 배경을 구축하지만, 권력을 가진 재상과 검계와의 결탁, 붕당정치와 대결하며 타협하는 왕의 모습을 통해 조선 시대의 내막을 실감 나게 그린다.


누아르는 정답을 말하는 장르가 아니다. 악을 악으로 응징한 국가 권력은 새로운 악을 계속해서 낳을 것이다. 그것이,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이 건네는 유일한 답이다.



작가 소개



김탁환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기억과 자료를 가로지르며 작품들을 발표해 온 소설가 김탁환. 방대한 자료 조사, 치밀하고 정확한 고증, 거기에 독창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을 더하며 우리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소설가 김탁환은 발자크처럼 방대한 소설 세계를 꿈꾸는 ‘소설 노동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종의 강박처럼 매일매일 50매 분량의 소설원고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메워왔다. 그렇게 지난 10년 간 40여 권의 소설을 써왔다. 대략 지금까지 4만 매가 넘는 원고를 써온 셈이다. 소설 쓰기에 대한 성실함 때문에 소설가 김탁환을 세상사에 어두운 백면서생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끊임없이 변신하는 소설가다. 그래서 황진이, 이순신, 혜초 등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풍부한 고전지식과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는 팩션을 쓰는 한편, 과학자 정재승과 함께 장편 「눈 먼 시계공」을 신문에 연재하며 사이언스 픽션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영화/드라마 등의 미디어들과의 협업작업에 뛰어들어 ‘스토리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서울 곳곳에 위치한 집필실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며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났으며, 창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였고, 1989년에는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1991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시와 소설을 습작하였으며, 1992년부터 1993년까지 노동문학회 '건설'에서 활동하였다. 1994년 『상상』 여름호에 「동아시아 소설의 힘」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 1995년부터 3년간 진해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국어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건양대학교 문학영상정보학부 전임강사,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조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허균, 최후의 19일』, 『압록강』, 『독도 평전』,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방각본 살인 사건』,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등을 펴냈으며 『불멸의 이순신』과 『나, 황진이』는 K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하였다. 산문집 『뒤적뒤적 끼적끼적』, 『김탁환의 쉐이크』이 밖에 소설집 『진해 벚꽃』, 문학 비평집 『소설 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 『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 『천년습작』,『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2』 등이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디지털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



이원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즐기며 만들고 있다. 이원태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아름다운 TV 얼굴」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하였다. 영화 「가비」, 「파파」의 기획에 참여하였으며 「오싹한 연애」를 제작하였다.『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은 원탁이 만든 무블 시리즈의 첫걸음이자, 두 사람이 함께 쓴 최초의 장편소설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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