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저자
- #{for:author::2},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for:author} 지음
- 출판사
- 열린책들 | 2015-01-12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여덟 살 아이의 시선으로 본 어른들의 세상 위트와 깊이를 두루 ...
[책을 읽읍시다 (620)]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테오의 13일
로렌차 젠틸레 저 | 천지은 역 | 열린책들 | 224쪽 |11,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탈리아의 젊은 신인 작가 로렌차 젠틸레의 장편소설. 여덟 살 소년 테오가 죽음을 각오하고 ‘승리의 비결’을 찾아가면서 겪는 일상의 사건들을 일기 형식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통찰력 있는 시선이 담겼다. 작가 로렌차 젠틸레는 이 작품으로 이탈리아 ‘레지움 줄리’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다.
늘 싸우는 부모와 자신에게 무관심한 누나. 누군가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리거나 누군가 눈물을 흘려야 끝이 나는 매일의 전투. 그래서 여덟 살 아이 테오의 바람은 자연스럽게 ‘화목한 가족’이다. 그런 테오가 어느 날 나폴레옹의 모험이라는 책을 만난다.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위대한 전략가의 이야기다. 가족을 위해 승리가 절실한 테오는 나폴레옹이야말로 답을 가진 사람이라 확신하고, 그에게 도움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나폴레옹은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한다. 나폴레옹은 죽어야만 만날 수 있다. 그를 만나려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이 과정에서 죽음과 삶, 천국과 지옥, 하느님의 침묵 등에 대한 의문이 테오를 사로잡는다.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져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어린 테오에게 뭔가 명확하지 않고 혼란을 더할 뿐이다.
“욕을 하고 뉘우치지 않으면 지옥에 가는 거야.” (엄마) “쓸데없는 생각 말고 네 미래부터 생각해라.” (아빠) “십계명을 지켜야 천국에 가는 거야.” (누나) “인간은 다른 존재로 계속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죽음 따윈 없는 거야.” (유모) 가정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테오는 기꺼이 죽음을 각오하는데…,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는 담담하게 그려진 아이의 일기처럼 쉽게 읽힌다. 천진한 아이의 솔직한 표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테오의 질문들은 어른들의 구태의연한 질문들에 비해 몇 배의 힘을 지닌다. 우리는 더 이상 테오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답을 이미 찾았기 때문이 아니다. 답할 수 없으면 질문을 버리는 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뭐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은 정확히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거지?”
“죽는다는 건 뭐지?”
단순하고 강력한 테오의 이러한 질문들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줄 수 있을까? 아이들의 솔직함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인생에 대한 답을 적어도 한 가지쯤 준비해 조금은 덜 부끄러운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테오의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더 큰 질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가 우리의 존재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는 동화와는 사뭇 다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늘 잊지 않으려 애쓰는 아빠와 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엄마, 큰소리 내는 것으로 반응하는 누나 등 어른들은 제각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투를 치르고 있으며, 모두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견딜 수 없는 눈물과 한숨, 좌절이 함께한다.
자신의 전투에서 승리한 경우에도 드러내길 꺼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테오는 어른들이 패배의 고통에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테오는 아직 이해하기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테오는 이미 희망이고 위로다. 테오와 친구들이 나누는 천진난만한 대화는 어른들의 세상과 대비되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고 철학의 주제들을 최대한 단순하게 풀어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족을 돕기로 결심한 테오는 운이 좋게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답을 얻는다. 테오가 답을 찾기도 전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른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는 그렇게 ‘용기’에 대해 말한다. 극복하기 어려운 고난, 특히 패배로 인한 고통을 이겨내는 법에 대해 말한다. 그래서 남다른 여운을 남긴다.
작가 로렌차 젠틸레 소개
1988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나고 자라며 문학과 연극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무대 예술을 전공, 파리에 있는 자크르코크 국제연극학교에서 수학했다. 재즈 댄스와 연극 연출, 십자말풀이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펜과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 그리기, 콜라주 제작 등에 푹 빠져 있다. 흥미와 재능을 보이는 분야가 많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글쓰기다. 첫 작품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로 레지움 줄리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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