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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21)] 꽃 사슬

 


꽃 사슬

저자
미나토 카나에 지음
출판사
비채 | 2015-0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300만 독자의 마음을 뒤흔든 고백을 시작으로 야행관람차, 왕복...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621)] 꽃 사슬

미나토 가나에 저/김선영 역 | 비채 | 307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300만 독자의 마음을 뒤흔든 고백을 시작으로 야행관람차, 왕복서간, 경우 등을 출간하며 한국에서도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장편소설. 저마다의 사연을 안은 세 여자 주인공과 그들 주위에서 비밀스레 그림자를 비치는 의문의 사나이 K의 인연과 인생을 담은 이야기다. 탁월한 문장력, 담담한 듯 폐부를 찌르는 미스터리, 끊임없이 밀려드는 눈물, 마침내 폭발하는 강렬한 결말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룬다.


작가 스스로 '작가인생 제2막'을 여는 작품이라고 인터뷰한 바 있듯, 단언컨대 미나토 가나에 최고의 성숙하고 유려한 필치와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어학원 강사 리카는 돈이 급하다. 학원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퇴직금은커녕 지난 달 월급도 받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유일한 가족인 외할머니가 위암 판정을 받아 당장 수술비가 필요하다. 사쓰키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한 사람을 택하면 다른 사람을 배신하게 된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하기 위해서 그녀는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리고 있는 미유키에게 갑작스런 위기가 닥친다. 자살을 기도할 만큼 절망에 빠졌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묻어두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운 정체불명의 사나이 K. 언뜻 서로 무연해 보이던 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 놀랍도록 아름다운 사슬의 비밀이 밝혀진다.


미나토 가나에만의 짙은 미스터리적 향취는 그대로 풍기면서도 과거 전작들에서는 다소 강조하지 않았던 순수미와 강인한 정신력 등 여성의 또 다른 매력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 특히 인물들의 독백이 교차 서술되는 전개는 『고백』에서부터 꾸준히 채용된 작가 고유의 스타일로 이번 작품에서 역시 독자에게 최고조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독립적으로 뻗어나가는 여러 에피소드를 하나로 아우르기 위한 흥미로운 소재가 등장하는데 바로 일본의 전통 화과자인 긴쓰바이다. 통팥에 얇은 밀가루 피를 입힌 것으로 주인공들이 항상 즐겨먹는 간식이다. 정갈하면서도 소박한 이 과자는 전체적으로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 한편 각 인물들의 성격이나 상황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로 사용된다. 이 외에도 성주풀, 용담, 코스모스 등의 다양한 꽃이 풍부한 은유와 비유를 통해 작품에 완미한 기품을 더한다.


이 작품은 미나토 가나에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평가되어온 독기 서린 악의가 전혀 없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과거의 ‘검은 미나토’가 아닌,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하얀 미나토’로 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가 특유의 차갑고 날카로운 미스터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얽히고설킨 관계의 끈을 하나씩 풀어가며 점층적으로 비밀의 열쇠에 도달하는 미스터리적 매력은 여전하다. 그녀의 날선 미스터리에 열광해온 기존의 독자는 물론 마음 따듯한 스토리를 원하는 독자까지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작가 미나토 가나에 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잔혹하리만치 집요하게 묘사하는 일본의 추리 소설가.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회사에서 일했지만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향한 곳은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 그곳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서른 살을 맞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미나토 가나에는 단시短詩, 방송 시나리오,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고백』의 모티브가 된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


그리고 2008년 8월, 〈성직자〉의 뒷이야기를 묶은 첫 장편 『고백』을 출간했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일본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연말에 발표되는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이듬해인 2009년 제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고백』이 몰고 온 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서점대상까지 휩쓴 것은 『고백』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2010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원작의 흥행을 이어갔다.


두 번째 작품 『소녀』는 시크릿 청춘소설로, 죽음을 직접 보길 갈망하는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을 그리고 있다. 왕따의 기억으로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호흡을 일으키는 아쓰코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소리 없이 맞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일상인 유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 인생을 바꿔보자는 은밀한 제안이 들어온다.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밖의 대표작으로 『속죄』, 『N을 위해서』, 『야행관람차』가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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