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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읍시다 (639)] 목숨전문점
강윤화 저 | 실천문학사 | 216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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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09년 제16회 실천문학 신인상, 2013년 제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강윤화가 첫 소설집 『목숨전문점』을 들고 우리들을 찾아왔다. 강윤화는 이번 소설집에서 강요된 정상의 틀에서 말 그대로 열외당한 오늘날 청년 군상들을 다룬다. 다름을 살아내고자 하는 이들 청춘들의 의지와 절규들을 강윤화는 유치찬란한 역설의 언어로 그려내면서 이 사회의 배제와 폭력의 틀을 전복한다.
한국의 입시제도에서 탈락한 뒤 일본으로 유학성 도피를 떠난 재수생부터 아버지의 부재 속에 여동생의 몸을 탐하는 대학생에, 원치 않는 자퇴 원치 않는 임신까지 해버려 생활전선에 뛰어든 토익 학원 수강생, 왕따로 의문의 살해를 당한 형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오징어를 씹으며 '타임슬림'이라는 기상천외한 모험에 도전하는 고등학생까지 독자들이 강윤화의 소설집에서 마주하는 것은 이처럼 기괴하면서도 우리 사회 특유의 고유명사를 주홍글씨처럼 안고 가는 '오늘날 청년'들이다.
대학도 떨어진 마당에 오빠 팬들 플카 제작으로 돈벌이를 하며 “재미없다. 정말로. 재미 없다”를 연발하고「내꺼 하자」, 여동생과 관계 맺는 것이 지옥 같은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전혀 고쳐지지 않는다”며 길들여진 습관에 무기력하게 몸을 맡기고「얼룩 사이다, 사이다 얼룩」, 아버지의 폭력과 당장 내일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 태산 같은 상황에서도, “뭐가 되든 자격증이라도 따두자”며 대책 없이 토익 학원을 끊는다.「토익 학원 오전반의 미덕」 이런 그들을 주변에서 따스히 바라볼 리 만무하다. 가족과 친구들은 이들을 향해 집안의 수치이며 집밖에서는 곰팡내 풍기는 인생으로 최종 확인도장을 찍는다.
청춘, 그야말로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이란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강윤화의 청춘들은 모두 뚜렷한 목적을 보이지 않은 채 말 그대로 삶을 '연명'하고 있다. 붙어 있는 목숨 자체를 의문시하며 '살고 싶은가'라는 패배적인 자조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 강윤화 소개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제16회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11 젊은 소설』,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등의 소설집에 참여했다. 『어쨌든 밸런타인』으로 제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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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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