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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4)] 굿바이 동물원


굿바이 동물원

저자
강태식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2-07-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동물원 같은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제17회 한겨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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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64)] 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저 | 한겨레출판 | 352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12년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굿바이 동물원』은 심사 위원들에게 ‘슬프고 우습고 재밌다. 감수성 있는 문체는 문학적 재능의 번뜩임을 증명하고, 슬프지만 우습게 말하는 소설문법은 삶을 보는 통찰력의 내공을 입증한다’, ‘이 작가는 능숙하게 사람을 울리고, 능숙하게 사람을 웃긴다. 그러나 마침내 아프다’, ‘우울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곳곳에 기발한 유머가 배어 있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밥벌이의 위대함과 비애에 대해 생각했다. ‘시대의 슬픔’을 묘사할 줄 아는 작가’ 라는 평을 들으며, 250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굿바이 동물원』은 처절한 경쟁 사회에서 밀려난 주인공이 동물원의 동물로 취직하면서, 고릴라의 탈을 쓰고 가슴을 탕탕 두드리고 12미터에 달하는 철제 구조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오르내리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세렝게티 동물원’, 가까이에서 동물들을 직접 만질 수도 있고, 동물들에게 물건을 던지며 해코지도 할 수 있는 그곳. 왜냐하면 그곳은 사람이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객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지만. 그래서 그곳은 어쩌면 섬뜩하고 소름 끼치면서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알면 마음이 짠하면서 슬픈 동물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릴라사에서 같이 일하는 대장 만딩고, 조풍년 과장, 앤 대리 모두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 각각의 사연과 그들이 살아내고 있는 인생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과 동일하다. 동물원에서 일하면서 도서관에서 공무원 공부를 하는 앤 대리의 이야기는, 공무원만이 행복한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고 믿으며, 힘들게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고 있는 88만원 세대 청춘들의 이야기다. 또 조풍년 과장의 지난 세월 이야기는, 자신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그만두게 만들어야 하는, 그렇게라도 사람 구실을 하면서 먹고살 수밖에 없었던 가장의 슬픈 현실을 전해준다.

 

대장 만딩고는 우리 사회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식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인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돈이 없어 큰 업적도 이루지 못하고, 전기가 끊긴 곳에서 겨우겨우 살던 만딩고는 어렵게 직장에 취직해서 평범한 회사원, 로봇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다가는 직장 동료 정훈 씨처럼 동작 센서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투명 인간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부와 병행하기 위해,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그리고 쫓는 누군가를 피해서 모두 동물원에 취직한다.

 

그들은 나름대로 하루하루 동물원의 고릴라로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맨 처음에는 고릴라의 옷을 입고 거울을 쳐다보는 것이 낯설었던 김영수도 서서히 동물원에 적응해간다. 주변 동물들의 모습도, 구경 오는 관람객의 상태도, 그리고 자신이 지켜야하는 여러 가지 룰들도 지키면서 생활한다. 동물원의 일이 끝나면 동물원 앞 ‘정문 휴게 음식점’에서 ‘안중근 소주’와 정체불명의 냄비 요리 ‘아무거나’를 먹으면서 하루 종일 고생한 동료들과 술 한 잔 하고, 술주정도 부리면서 살아간다.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바나나로 점심을 때우고, 버저를 누르면 나오는 성과급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조풍년 과장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 떨어지자 돌아가면서 버저를 눌러주는 인간미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곳도 역시 또 다른 사회의 한 단면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그들을 통해 현대 경쟁 사회의 현실을 꼬집고, 그 속에서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동물원에서 사람이 아니라 동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리얼하게 때론 정감 있게 그리고 울컥하게 담아내면서, 경쾌하면서 슬픈 블랙코미디를 보여준다.

 

작가 강태식 소개

 

1972년생.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펜으로 쓴다. 펜으로 이력을 만들겠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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