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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56)] 묘증후군

[책을 읽읍시다 (656)] 묘증후군  

이현준 저 | 손안의책 | 25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묘증후군』은 고양이인지, 사람인지 모를 존재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표제작 ‘묘증후군’을 포함한 총 11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각기 독특한 소재와 구성으로 서로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11편의 단편들은 이현준 작가의 작품 세계가 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듯 간결하면서도 건조한 문체로 표현되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묘성증후군(고양이울음증후군)’이라는 선천적 질환에서 모티프를 얻어 고양이인지, 사람인지 모를 존재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미스터리적인 요소와 순수문학적인 요소의 배합으로 인해 묘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장르 취급을 받지 못하는 엽편소설인 ‘꾸오레’와 ‘강의실 7101호’를 ‘묘증후군’ 앞뒤로 연결하여 그 느낌을 연결시키는 시도 또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바퀴벌레와 개미와 동거하는 한 남자의 환상적인 이야기 ‘세렝게티에 가다’, 입술이 없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레브흐’, 심장이 가끔 멈추는 난감한 남자의 이야기 ‘심장바이러스’, 나병에 걸린 부모에게서 태어나 미감아로 성장한 한 소녀의 이야기 ‘아르마딜로’에서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차용하여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재미있는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한편 입양아를 소재로 풀어낸 ‘퍼즐’과 ‘향수’. 아버지에 대한 가슴속 묻어둔 이야기 ‘아라리, 하다’는 위에 언급한 단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순문학에 가까운 작품들이기도 하다.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오롯이 작품 속에 녹여 풀어낸 ‘금릉여인숙’은 한 편의 성장소설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 작가가 나아갈 자신의 글에 대한 메시지 또한 읽을 수 있는 수작이다.

 

소설집 속의 모든 작품들에서는 이현준 작가의 자전적인 색채가 짙게 깔려있다. 자신의 경험과 그 내면의 풍경 속에서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실제 이현준 작가와 나이나 하는 일이 비슷한 화자가 등장한다. 인물의 미세하고도 심오한 심리 변화와 그 기억의 조각들 그리고 경험하지 못한 자는 상상할 수 없는 생생한 감각 체험은 스스로의 경험이 아닌 다른 데서는 오기 어려운 것들이다.

 

특히 소설집의 첫 작품인 ‘꾸오레’에서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읽을 수 있다. 꾸오레(cuore)는 이탈리아어로 ‘마음’이라는 뜻인데 이 ‘마음’이라는 주제어는 총 11편의 작품들 속에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작품들 속 곳곳에 내포되어 있다. 모든 작품이 열린 결말로 끝을 맺어 자신의 작품을 읽은 독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 또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 이현준 소개

 

철원 와수 출생. 원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현재는 춘천에서 살고 있다. 2005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 제4회 여수해양문학상 소설부분 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후 10년 동안 간간이 문학잡지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스스로를 ‘三文文士(서푼짜리 소설가)’로 부르며 살아왔다. 여행과 낙서, 걷기를 좋아하고, 전업 여행작가가 평생 꿈인 게으름뱅이이다. ‘철학’과 ‘국문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대학에서 글쓰기 관련 과목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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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