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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77)] 밀리의 분실물센터 : LOST & FOUND

 

밀리의 분실물센터

저자
브룩 데이비스 지음
출판사
문학수첩 | 2015-04-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국 아마존 1월의 ‘떠오르는 별’ 도서 선정 오스트레일리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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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677)] 밀리의 분실물센터 : LOST & FOUND  

브룩 데이버스 저 | 정연희 역 | 문학수첩 | 360쪽 | 12,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소중한 존재의 상실과 회복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밀리의 분실물센터』는 출간 전부터 런던도서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판권이 팔렸고, 출간 이후에도 베스트셀러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 25개국에 판권을 계약, 현재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이 진행 중이다. 작가의 말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 소설은 소중한 존재를 잃은, 개성 넘치는 세 주인공의 기상천외한 좌충우돌 여행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7세 여자아이 밀리, 87세 할아버지 칼, 82세 할머니 애거서는 모두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아픔을 안고 있다. 밀리는 개미 한 마리에게까지도 장례식을 치러주고 ‘죽은 것들의 기록장’에 이름을 기록하는 독특한 취미를 가진 소녀다.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실의에 빠진 엄마는 밀리를 백화점에 버리고 떠나지만 그렇다고 밀리를 불쌍한 소녀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밀리는 슬픔에 빠져 있는 대신 엄마를 찾는다며 백화점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소동을 일으키거나 “여러분은 모두 죽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라는 괴상망측한 열차 내 안내방송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기도 하는 절대 평범하지 않고 깜찍한 개구쟁이 소녀다. 며칠 밤을 백화점에서 숨어 지내며 엄마를 기다리던 밀리는 요양원에서 달아나 숨어 지내는 칼, 세상과 벽을 쌓고 지내는 애거서와 만나 엄마를 찾는 대모험을 시작한다.

 

병든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후 깊은 슬픔에 잠겨 살던 칼은 밀리를 만나면서 일상의 대변화를 겪는다. 실천하지 못하던 그간의 생각들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그는 마네킹을 들고 다니다 섹스 용품으로 오해받아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한때는 걸핏하면 음주운전을 했었는데”라며 남자다운 척 허세를 부리기도 하며, 기차 안 승객들에게 엉뚱한 일장연설을 늘어놓기도 해 폭소를 자아낸다.

 

남편이 죽은 뒤 세상과 차단된 채 길 쪽 창가에 앉아 “너무 대머리로군!” “구두가 멍청해보여!” “얼굴이 비대칭이야!” 등 행인들에게 소리 지르는 걸 낙으로 삼던 82세 할머니 애거서의 삶 역시 밀리와의 만남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남자보다 더 터프한 매력으로 칼과 밀리를 위험에서 보호해주는 애거서는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외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속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행동 저편에 숨어 있는,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은 결코 밉지 않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밀리, 허당매력의 칼, 여장부 애거서 세 사람은 의기투합해 밀리의 엄마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함께하게 되고, 그들 앞에는 예측 불가능한 파란만장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을 통해 이들은 서로의 슬픔을 감당하도록 도와주고, 본인들 역시 아직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소중한 누군가를 잃는 경험을 한다. 꼭 죽음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와 새로 관계를 맺기도 하고, 그 관계를 매듭짓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관계 상실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엉뚱하고, 그들의 해결책은 기상천외하며 세상의 관습과 규범에 어긋난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부대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인생의 빛나는 순간들을 만들며, 나이 듦이 죽음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들도 아직 사랑할 수 있으며 젊은이보다 오히려 열정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때로는 어린아이가 어른보다 현명할 수 있음을, 한동안 자신을 슬픔 속에 놔두는 것이 오히려 행복한 삶을 위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소설이 빛을 발하는 건 개성 넘치는 세 주인공의 기상천외한 좌충우돌 여행기와 엉뚱하고 재미있는 유머 저변에 상실과 회복, 삶과 행복, 사랑이 무엇인지와 같은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까지를 담아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세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희망과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욕구와 상실의 슬픔에 반응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탐구한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고 훈훈하게 다루어, 삶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작가의 따스한 시각은 독자들이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작가 브룩 데이비스 소개

 

브룩 데이비스는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벨브레에서 성장했다. 열 살 때 처음 소설을 썼는데, 10대 소녀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리를 장르 파괴적으로 써본 것이었다. 제목은 『여름의 슬픔』으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과 앤 마틴의 『베이비시터 클럽』, 주디 블룸의 『하느님, 계세요? 저예요, 마가렛』을 섞은 듯한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이 슬픔에 대해, 10대로 산다는 것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으면서 다행히 미완으로 끝났다. 이후 캔버라대학교에 진학해 문예창작 전공으로 우등학사 학위과정을 마쳤고, 앨런 앤 언윈 산문픽션상, 베란다 산문상, 대학 우등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커틴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커틴대학교 재학 중 2009년에는 여성작가를 위한 바비 컬른 추모 문학상과 오스트레일리아 작문 과정 협회에서 대학원과정 최고 발표작에 수여하는 AAWP상을 수상했고, 2011년에는 퀸스랜드 작문상을 수상했다.

 

데이비스는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파는 일을 좋아해서, 멋진 서점 두 곳에서 판매원으로 일한다. 데이비스가 일하는 서점 한 곳은 퍼스에, 또 한 서점은 토키에 있다. 『밀리의 분실물센터』는 브룩 데이비스의 데뷔 소설이다.

 

Twitter: @thisisbroo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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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