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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42)] 앨리스 죽이기

[책을 읽읍시다 (842)] 앨리스 죽이기

고바야시 야스미 저 | 김은모 역 | 검은숲 | 364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가진 환상성에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치밀한 논리가 더해진 본격 미스터리 화제작『앨리스 죽이기』. 앨리스가 도마뱀 빌과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달걀 험프티 덤프티가 여왕의 정원 담 위에서 추락사한다. 3월 토끼와 미치광이 모자 장수는 살인사건이라며 호들갑을 떨어대고 앨리스는 사건 현장에서 그녀를 보았다는 목격자 흰토끼의 증언 때문에 용의자로 몰린다.


한편 3월 토끼와 모자 장수가 등장하는 이상한 꿈에 시달리던 대학원생 아리는 같은 대학의 연구원 오지가 옥상에서 추락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동기인 이모리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그가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각기 다른 두 세계에서 일어난 죽음이 하나로 이어져 있으며 자신들이 각각 앨리스와 빌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리와 이모리. 두 사람은 앨리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흰토끼를 찾아가기로 하지만, 곧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앨리스와 아리에겐 더 큰 위기가 닥쳐온다.


『앨리스 죽이기』의 바탕이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미권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품이다. 기괴한 상상력과 유머 감각, 어지러울 정도의 언어유희, 그로테스크한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이 소설은 때로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때로는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대상으로 읽혀왔다. 또 문학과 만화,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영감을 주어 수많은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만화 『암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요 모티프로 삼고 있고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스나크 사냥』이 루이스 캐럴의 풍자시 「스나크 사냥」을 바탕으로 한 것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앨리스 죽이기』는 이에 더해 캐럴이 창조해낸 앨리스의 세계를 소설의 주요한 축으로 세우고 흰토끼와 도마뱀 빌, 여왕, 모자 장수, 그리핀 등 책이나 영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접한 독자라면 누구나 친근하게 느낄 만한 캐릭터들도 고스란히 미스터리의 세계로 옮겨 온다. 또한 원작의 언어유희에 고바야시 야스미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잔혹한 묘사를 더해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나 사건에 대한 묘사를 읽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도 현실과 꿈속을 오가며 두 세계에 남겨진 연쇄살인의 단서를 찾아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놀라울 만큼 흥미진진하다. 현실 세계의 인물과 앨리스 세계의 인물을 비교하며 누가 누군지를 맞춰보고 범인이 놓친 단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작가가 치밀하게 준비해둔 반전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작가 코바야시 야스미 소개


1962년 교토 출생. 오사카 대학교 기초공학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전기 과정 수료. 1995년 「완구수리자」로 제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02년 동명타이틀의 영화로 제작, 발표되기도 하였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제10회 SF매거진독자상 국내 부문을 수상했다. 『ΑΩ(알파·오메가)』,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2001년, 2002년 연이어 일본 SF대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호러,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과학자로서의 지식과 관점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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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