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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9)] 악어들의 노란 눈(전 2권)



악어들의 노란 눈. 1

저자
카트린 팡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7-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 자매의 인생을 바꿔놓은 비밀 공모!프랑스의 인기 작가 카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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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89)] 악어들의 노란 눈(전 2권)

카트린 팡콜 저 | 장소미 역 | 문학동네 | 324쪽 | 각권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06년 프랑스 출판계는 특이한 제목의 책 한 권으로 술렁였다. 1979년 데뷔해 여러 권의 소설을 발표했으나, 그전까지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작가 카트린 팡콜의 <악어들의 노란 눈>. 이 소설은 단숨에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고,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악어 신드롬'을 일으켰다.

 

두려움 많고 자신감 없는 평범한 주부 조제핀이 밀려드는 현실의 파도를 뛰어넘으며 삶의 진실을 찾아나가고 당당히 홀로서기에 성공한다는 이 소설은 조제핀으로 대표되는 현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다. 카트린 팡콜은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의 말과 생각을 빌려 엄마처럼, 언니처럼 삶과 행복의 비밀을 독자에게 전한다.

 

못생기고 뚱뚱한 자칭 '얼뜨기' 주부 조제핀. 어렸을 때부터 책만 파고드는 공부벌레였고, 중세 역사를 전공해 국립과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쓸데없는 공부만 하는 조제핀이 항상 못마땅했다. 평범한 남자와 결혼해 파리 근교에서 두 딸을 키우며 사는 조제핀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다.

 

살림은 쪼들리고, 딸들에게 무시당하고, 백수로 지내던 남편은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가버린다. 매사 자신감 없고 두려움 많았던 조제핀은 하루아침에 가장이 되어 두 딸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모든 게 겁이 났지만, 그녀는 두 딸을 생각하며 악착같이 일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조제핀의 언니 이리스는 조제핀과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뛰어난 미모로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화려한 청춘기를 보냈다. 뉴욕에서 영화 공부를 하며 촉망받는 영화 연출가로 이름을 날리기 직전, 돌연 잘나가는 변호사와 결혼 선언을 했다. 결혼 후 누구나 부러워하는 풍요롭고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지만, 남편은 항상 업무로 바쁘고 하나뿐인 아들에게도 그리 정을 쏟지 못한다.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구의 아내’로 사는 삶에 회의를 느끼는 이리스는 쇼핑을 하거나 친구와 만나 수다 떠는 일로 그 공허를 메운다.

 

어느 날 두 자매의 일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리스가 부부동반 만찬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그저 할 일 없는 가정주부로만 여기는 것에 반발해, 자리를 함께한 출판편집자에게 자신이 중세 역사소설(동생 조제핀이 읊어대던 역사 이야기를 떠올리며)을 쓰고 있다고 거짓말한 것이다. 하룻밤 대화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 소문이 점차 퍼져 이리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리스는 책을 출간해 인정받고 세간의 인기를 얻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지만, 글이라면 세 줄 이상 쓸 수가 없는 자신의 능력에 괴로워한다.

 

고민 끝에 이리스는 조제핀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조제핀은 코앞에 닥친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에 뿌듯해하던 차에 언니 이리스에게서 갑작스럽고도 황당한 제안을 듣고 망설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중세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타고난 글쓰기 재능을 바탕으로 작업을 해나가며 점차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자신감을 회복한다.

 

모든 문제가 단번에 풀리지는 않는다. 딸과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고, 경제 사정도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다. 대판 싸웠던 어머니 앙리에트와 여전히 냉전중이고, 케냐에서 악어 농장을 운영하던 남편은 연락이 끊겨버렸다. 삶의 파도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지만 조제핀은 예전처럼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기에, 삶의 진실 위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서 있기에. 카트린 팡콜은 조제핀의 입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한다.

 

 

작가 카트린 팡콜 소개

 

1954년 모로코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프랑스로 건너온다. 현대문학 석ㆍ박사를 마치고 로잔에서 라틴어ㆍ불어 교사생활을 시작해서, 이후 「파리 마치」, 「코스모폴리탕」 기자로 활동한다.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편집자의 권유로 글을 쓰게 되어 1979년에 출간한 첫 소설 『째깍째깍 사랑시계』가 30만 부 이상 팔린다. 갑작스런 성공을 거두자 모든 걸 잊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 1981년에 『야만인』, 1985년에 『스칼렛, 가능하다면』을 발표한다.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며 글쓰기를 계속해가는데, 『냉혹한 남자들은 길거리에서 뛰지 않는다』(1990), 『바깥에서 바라보기』(1993), 『그토록 아름다운 이미지』(1994), 『다시 한 번 춤을』(1998)을 출간하고, 주간지 「파리 마치」와 다양한 인물들과의 인터뷰 작업도 한다.

 

1999년부터는 출판사 알뱅 미쉘에서 1년에 한 편 꼴로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이전에 내가 거기 있었어』(1999), 『그리고 거대한 사랑을 안고 느리게 오르다』(2001), 『멀리 있는 남자』(2002), 『날 안아줘』(2003)를 출간하고, 이어 동물들을 타이틀로 한 세 연작소설을 발표한다. 유머와 시적인 감성으로 엮어 간 『노란 눈의 악어』(2006)는 그해 출판대상을 받고, 전작과 같은 기량과 솜씨로 『거북이의 느린 왈츠』(2008)와 『센트럴 파크의 다람쥐들은 월요일이면 슬프다』(2010) 두 작품 역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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