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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97)]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책을 읽읍시다 (897)]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김용규 저 | 그책 | 25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숲에서 자급자족하며 문명사회를 비판한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한 가지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세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삶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삶이 정답인 것처럼 교육받으며 자란다.


그래서일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각박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소로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 의무와 관성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사람들. 그러나 정말 소로처럼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열리는 각종 인문학 강좌를 따라다니며 강연자의 삶을 동경하거나 TV 다큐멘터리 속 타인의 삶을 지켜보면서 대리만족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적이라 생각하며 과대평가하고 있는 삶 외에 ‘다른 삶’은 분명 존재한다. 저자 김용규는 도시에서의 자기 정체성을 죽이고 숲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를테면 한국의 ‘소로’라 부를 만한 사람. 한때 서울에서 벤처기업 CEO로 일했던 그는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삶의 기반을 통째로 숲으로 옮겼다. 그는 자신의 진짜 삶이 숲에 있으리라 믿었다. 사람들이 찬양하는 단 한 종류의 삶을 내려놓고, 다른 종류의 삶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그는 숲과 더불어 지내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에 몰두한다.


‘여우숲’의 대표로 사람들에게 숲을 해설하고, 농사를 짓고, 숲학교 ‘오래된미래’와 연구소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만들어 숲을 공부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숲이 주는 수많은 가르침을 자연스레 습득했다. 저자는 그 가르침을 숲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로 띄워왔다. 숲에 살며 겪는 소소한 일상과 감정부터 그가 마주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숲이 가르쳐주는 깊은 철학과 지혜까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의 ‘마음을 나누는 편지’ 코너에 10년간 꾸준히 연재한 글은, 귀촌과 귀농을 간절히 꿈꾸는 이들에게,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달했다.


숲은 인간보다 수천 수억만 년을 먼저 살며 생존의 지혜를 터득해왔다. 비바람을 맞고 부러지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억겁의 시간을 지나, 숲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 저자 김용규는 숲에 직접 살며 얻은 깨달음을 이 책에 담았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자연을 예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숲의 생리와 인간의 삶을 견주어 성찰한다. 그 기록은 자연이 보여주는 삶의 원리를 인간의 삶에 적용하는 데 아주 탁월하다. 그의 적절한 통찰은 숲에 공존하는 생명체뿐 아니라 숲을 위협하는 외부요인들까지 함께 통찰함으로써 가능했다. 숲에 영향을 미치는 안과 밖의 요소를 고루 살피는 것으로 삶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가지고 있는 측면, 즉 생래적(生來的)인 면을 발견한다. 반드시 ‘그러할 수밖에 없는’ 삶의 이면을 똑바로 바라본다.



작가 김용규 소개


숲으로 스며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 숲 속 오두막 ‘백오산방’을 손수 짓고 스스로에 충실한 삶을 따른 지 어느덧 10년, 그간 숲 바닥에 명이나물 농사짓는 농부로, 숲을 스승으로 섬기며 철학하고 글 쓰고 강연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여전히 숲에서 살고 배우며 ‘자연스럽게’ 산다. 『숲에서 온 편지』, 『숲에게 길을 묻다』 등의 책을 썼고, ‘여우숲’의 ‘인간 대표’이자 숲학교 ‘오래된미래’의 교장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세우고 연구원들을 선발해 ‘자연스러운 삶’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삶을 시작했다.


여우숲 www.foxforest.kr

저자 이메일 happyfores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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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