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저 | 오월의봄 | 296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그래, 엄마야』.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 자신의 삶’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 겪은 삶의 굴곡, 그 과정에서 한 여성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스스로 삶을 일구는지를 기록하고자 했다.
책에는 처음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가족 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문제 해결 과정,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시간, 나로 살아갈 수 있는가에 관한 고민, 장애를 보는 사회적 시선과의 싸움 등이 펼쳐져 있다.
이 여성들은 고단함, 눈물, 한숨, 종종거림이 교차하는 매일의 삶 속에서 걷히지 않을 것 같은 안갯속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이정표를 만들며 어떻게든 길을 열어온 사람들이다. 사회적 편견과 냉소, 때로는 가족의 냉대에 맞서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포기도 섣부른 희망도 아닌, 그 사이를 진동하는 삶의 기록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몰이해로 가득한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의 어머니들이 맞닥뜨린 삶의 풍경들이 그녀들의 목소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 등록된 발달장애인 숫자는 약 20만 명. 어머니라는 존재는 한국 사회에서 신화화되어 있다. 어머니의 삶은 양육뿐만 아니라 집 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챙기는 끝이 없는 고된 노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한국 사회는 어머니들의 이런 희생을 아름답게 포장하며 찬양할 뿐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빈번한 사회에서 발달장애인 자녀의 어머니로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겹고 고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어머니들은 발달장애인 자녀의 이야기를 넘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없었다.
여성이 육아를 담당하는 게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아이에게 장애가 있을 경우 사람들은 대개 그 책임을 어머니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죄책감은 늘 어머니의 몫이다.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걸 안 순간에도 그랬고, 아이를 교육시킬 때도 그랬으며, 아이가 사회적 냉대를 받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아이가 성인이 되었어도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은 걷히지 않을 것 같은 안갯속을 걷고 있는 여성들이 그럼에도 그 속에서 이정표를 만들며 어떻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오롯이 보여준다. 사회적 편견과 냉소, 때로는 가족의 냉대에 맞서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온 그녀들. 포기도 섣부른 희망도 아닌, 그 사이를 진동하는 삶의 기록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소개
기록은 종위 위에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과 손과 발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삶 속에서 되새겨질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가진다. 인권의 사각지대를 비추고 말할 권리를 박탈당한 사회적 소수자의 삶이 ‘들리는 소리’가 되도록 긴 호흡으로 ‘기록활동’을 하고픈 이들이 2014년 10월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의 이름으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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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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