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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19)]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책을 읽읍시다 (919)]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휴버트 셀비 주니어 저 | 황소연 역 | 자음과모음 | 372쪽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휴버트 셀비 주니어가 1950년대 미국 브루클린 하층민의 삶을 배경으로 쓴 작품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1950년대 뉴욕은 범죄와 마약의 소굴이었고 그중 브루클린은 악전고투의 현장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밑바닥, 지금의 예술가 거리가 되기 이전의 ‘진짜’ 브루클린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서로를 등치고 벗겨 먹는 이들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책은 존재조차 하찮은 군상들의 잔인하고 처절한 삶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해 비평가와 동료 작가들은 찬사를 보냈지만 소설에 적나라하게 묘사된 약물 남용, 폭력, 윤간, 동성애와 퀴어, 가정 폭력 등은 대중을 충격에 빠뜨렸다. 따라서 영국 출간 당시(1967) 선정성으로 기소됐고 이탈리아에서는 출간 금지 당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작품 속 군상들을 비난하지도, 동정하지도 않으며, ‘인간으로 산다는 건 이런 거야’라고 말하듯이 건조하고 예리하게 그려냈다.


어린 시절 셀비는 학교를 자퇴하고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상선 해병에 자원했다. 그러나 결핵으로 1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독일 브레멘에서 하선하여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셀비는 실험 단계에 있는 스트렙토마이신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나중에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나 한쪽 폐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평생 급성 폐질환에 시달리는데 이로 인해 20여 년간 진통제와 헤로인 중독에 빠지게 된다.


셀비는 지병에다가 업무 경험도 없었던 탓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고 병원 신세를 지기 일쑤였다. 제대로 된 직업이 없던 그에게 친구인 작가 길버트 소렌티노가 소설을 써보라고 권했다. 셀비는 “알파벳을 아니까 어쩌면 작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훗날 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글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세 명으로 루이 페르디낭 셀린, 제임스 조이스, 그리고 누구보다 베토벤을 꼽았다.


셀비는 기존 작가와 달리 파격적 문체를 썼다. 문법, 구두점, 어법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인용부호를 쓰지도 않았다. 대화문 자체가 하나의 문단이 되는가 하면 화자가 바뀌는 시점을 표시하지 않았다. 문단의 들여쓰기를 달리하여 타자기로 친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따옴표 대신―타자기 자판에서 손에 더 가까운―빗금(/)을 사용했고, 이로써 의식의 흐름을 따라 중단 없이 글을 쓸 수 있었다.


그의 글은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날 것 그대로였다. 그는 작품 속 군상들을 비난하지도, 동정하지도 않으며, ‘인간으로 산다는 건 이런 거야’라고 말하듯이 건조하고 예리하게 그려냈다. 주머니칼을 순간적으로 펴듯, 속도감 있고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이 작품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마음을 메다꽂는 강렬한 힘’이 있다고 평했다.



작가 휴버트 셀비 주니어 소개


1928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작가는 유년 시절 경험했던 암울하고 폭력으로 가득 찬 세계를 소재로 삼아 단편 「여왕은 죽었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61년 단편 「트랄랄라」를 발표하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1964년, 6년의 작업 끝에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로 출간하면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1950년대 뉴욕은 범죄와 마약의 소굴이었고, 그중 가장 밑바닥인 브루클린은 악전고투의 현장이었다. 존재조차 하찮은 도시 밑바닥 군상들의 잔인하고 처절한 삶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을 두고 비평가와 동료 작가들은 뜨거운 찬사를 보냈지만 적나라하게 묘사된 약물 남용, 폭력, 윤간, 동성애와 퀴어, 가정 폭력 등은 대중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출간 즉시 논란의 중심이 된 이 소설은 영국 출간 당시 선정성으로 재판에 회부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출간 금지 당했다. 여러 번의 영화화 시도가 있었으나 1989년 독일 감독 울리 에델(Uli Edel)에 의해 구현되었다. 영화 또한 원작을 충실히 구현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컬트영화의 고전으로 추앙받고 있 다. 그는 대부분의 글을 문법, 구두점, 혹은 어법에 얽매이지 않고 썼다.


주요 작품으로 The Room(1971), The Demon(1976), Requiem for a Dream(1978, 국내 출간 예정), Song of the Silent Snow(1986), The Willow Tree(1998), Waiting Period(200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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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