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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41)] 일곱 번째 아이(전 2권)

[책을 읽읍시다 (941)] 일곱 번째 아이(전 2권)
 

에리크 발뢰 저 | 고호관 역 | 현대문학 |460쪽 |각권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덴마크 시사 저널리스트 에리크 발뢰의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 『일곱 번째 아이』. 고아원 한방에 있었던 일곱 명의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을 추리하는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에리크 발뢰의 데뷔작으로, 30년 가까이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저자 자신의 취재 기사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경험을 보태어 구상한 작품이다.


1961년 명성 높은 고아원, 콩슬룬 유아실에 출신을 알 수 없는 아이 일곱 명이 들어온다. 보육교사 한 명이 아이가 들어올 때마다 벽지에 코끼리를 그려넣어 ‘코끼리 방’이라고 불린 그 방에서 여섯 아이들이 입양되어 떠날 동안 마지막 한 명은 계속 콩슬룬에 남게 된다.


고아원 사감은 예전에 왕이 살았던 곳인 콩슬룬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강조하지만 남겨진 아이에게 그곳은 바다로 가로막힌 감옥일 뿐이다. 자신의 출신을 알 수 없는 막연함과 발목이 묶인 듯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갑갑함 속에서 아이는 같은 방에 머물렀던 여섯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2001년 9월11일, 덴마크 한 해변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 주위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책과 나뭇가지, 죽은 카나리아와 밧줄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모종의 살인 의식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어느 모로 보나 수수께끼가 가득한 사건이지만, 더 이상 진척은 없다. 운명의 장난인지 같은 날 9·11 테러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세계의 눈이 미국 뉴욕에 집중된 사이 이 사건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그로부터 7년 뒤 고아원에 있다가 입양된 아이들을 다룬 잡지 기사와 ‘욘 비에르스트란’이라는 이름의 출생증명서가 담긴 익명의 편지가 국무부에 배달된다. 편지는 국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러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데…… 욘 비에르스트란은 누구인가, 도대체 누가 이걸 보낸 걸까?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말 독일의 덴마크 점령부터 케네디 암살,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이라크 전쟁 그리고 2001년 9·11 테러까지 세계사의 큰 사건들과 맞물려 전개된다. 모든 사건의 발단인 덴마크 한 해변에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 날이 공교롭게도 9·11 테러 사건 날과 같아서 묻혀버리거나 독일의 덴마크 점령 때 유대인들을 고아원에 숨기면서 주요 인물들이 만나게 되는 일, 불구의 몸이어서 언제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기를 꿈꾸던 사람이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날 세상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그리고 작가는 오늘날 당면한 낙태, 입양, 난민, 언론의 선정성, 도청, 언론 탄압, 우경화, 정치 스캔들 등의 문제를 소설 속에 녹여내 신랄하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특기인 신문 기사나 편지, 일기 등의 형식으로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는 모두 저력 있는 기자 출신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서가 700페이지에 달하고, 국내에 출간된 1권과 2권을 합쳐 900페이지가 넘는 다소 두꺼운 분량이지만 기자다운 빠른 전개와 위트 넘치는 필력으로 휘몰아치듯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작가 에리크 발뢰 소개


195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에리크 발뢰는 기자이자 작가, 미디어 평론가이다. 1970년대 후반 ‘베를링스케 티덴데’에서 기자 경력을 쌓은 그는 1985년 동료 두 명과 함께 월간 매거진 ‘프레스’를 설립하여 정치 스캔들, 노동 투쟁 등의 기획 기사를 다루어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덴마크 공영방송(DR)으로 옮겨 뉴스 및 시사, 정치 분야의 미디어 평론가로 자리매김해 덴마크에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 상인 카울링상Cavling-prisen과 크뤼거상Kryger-prisen을 수상했다.


30년 가까이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그는 자신의 취재 경험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체험을 보태어 한 편의 소설을 구상한다. 바로 이 책 『일곱 번째 아이』이다. 미혼모로 에리크를 임신한 그의 어머니는 당시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우울증을 겪으며 자살 시도를 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 곁을 떠나 2년 동안 고아원에서 자랐다. 결국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자신이 입양아가 될 수도 있었던 기억은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입양’이란 소재에 주목해, 소설 속 일곱 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이 책은 작가의 데뷔 소설인데도 출간되자마자 “올해의 놀라운 소설! 기대 이상,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12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뛰어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들이 받은 ‘유리열쇠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 『일곱 번째 아이』에 이어 그는 최근 『난파된 삶의 항해일지』를 출간하여 소설가로서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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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