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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57)] 칼리의 노래

[책을 읽읍시다 (957)] 칼리의 노래

댄 시먼스 저 | 김미정 역 | 오픈하우스 | 372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환상문학상’ 수상작이자 댄 시먼스의 장편 데뷔작 『칼리의 노래』.『칼리의 노래』는 시대적·역사적 배경을 작품에 녹여 플롯을 짜고 갖가지 장르를 뒤섞어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그의 특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댄 시먼스는 이 작품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포의 끝을 보여줌과 동시에 제한된 공간에서 인간이 느끼는 ‘불안’이라는 감정도 세심히 포착해냈다.

 

타고르 이후 인도 최고의 시인으로 불리는 M. 다스가 행방불명된 지 8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시인이자 프리랜서 작가인 로버트 루잭은 다스에게서 신작 원고를 입수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위험천만한 캘커타로 향한다. 하지만 인도계 미국인인 아내 암리타와 어린 딸 빅토리아까지 동반한 여행은 끔찍한 악몽으로 변하고 만다.

 

숨 막히는 더위와 몬순 폭풍, 악취가 진동하는 오물과 하수,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로 뒤섞인 아비규환의 도시. 루잭은 가족과 함께 캘커타를 벗어나려 하지만 받기로 한 원고는커녕 다스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다. 다스의 행방을 쫓을수록 서서히 엄습하는 공포는 루잭의 목을 조여 온다.

 

한 남자와 그의 가족에게 닥친 역경이 매 순간, 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칼리의 노래』는 충격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생생한 문장과 예상치 못한 전개로 끝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어 독자들이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캘커타의 어둠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같이 뉴스에서는 엽기적인 살인과 테러 등 믿기지 않는 사건들이 보도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죽음과 파괴의 여신 칼리의 노래가 불리고, 칼리 여신을 추종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댄 시먼스는 소설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문장을 빌려 독자에게 묻는다. 폭력이 곧 힘인가, 힘을 얻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옳은가,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칼리의 노래』는 무시무시한 공포소설이다. 그러나 독자를 겁주기 위해 감정을 몰아붙이는 흔한 공포소설은 아니다. 이 작품은 세계를 뒤덮은 강대한 폭력과 광기의 물결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동댕이쳐진 나약한 인간의 본질과, 그런 인간들을 위해 문학과 예술이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 그 사명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걸작이기 때문이다. 일단 읽으면, 이 책은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

 

 

작가 댄 시먼스 소개

 

1948년 미국 일리노이 주의 피오리아에서 태어난 댄 시먼스는 워바시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워싱턴 대학교에서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틈틈이 원고를 썼으나 번번이 퇴짜 맞던 시먼스가 할란 엘리슨의 눈에 띄어 데뷔하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고전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힘 있으면서도 섬세한 문체를 바탕으로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끌어 나가는 시먼스는 SF와 환상 소설, 범죄 소설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휴고상, 브램 스토커상, 세계 환상 문학상, 로커스상 등 장르 문학의 주요 상을 두루 수상했으며,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영화화가 결정되기도 한 『히페리온』의 뒷이야기는 『히페리온의 몰락』(영국 SF상)으로 이어지며, 이 둘을 합쳐 「히페리온의 노래」라 부른다. 시먼스의 다른 작품으로는 『히페리온』 272년 뒤의 이야기인 『엔디미온』과 『엔디미온의 각성』을 비롯하여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인 「조 커츠」 시리즈인 『하드케이스』, 『하드 프리즈』, 『하드 애즈 네일스』 및 『일리움』, 『올림포스』, 『드루드』, 세계 환상 문학상을 수상한 『칼리의 노래』,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한 『시체들의 위안』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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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