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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북스

[책을 읽읍시다 (983)] 화이트 나이트

[책을 읽읍시다 (983)] 화이트 나이트

 

 

 

오사 라르손 저 | 이수영 역 | arte(아르테) | 448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오사 라르손의 「레베카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화이트 나이트』. 전작 『블랙 오로라』에서 살인사건에 휘말려 고초를 겪은 변호사 레베카가 백야의 밤에 살해당한 여성 목사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 발견되는 사건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심리 스릴러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밤중에도 해가 지지 않는 스웨덴의 백야 기간, 목사 밀드레드 닐손이 사슬에 묶여 십자가에 매달린 시체로 발견된다. 여성운동과 야생 늑대 보호, 교회 개혁 등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던 밀드레드는 직선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성격으로 주위에 적이 많았다. 한편 스톡홀름에서 세무변호사로 일하는 레베카는 교회 재정 건전화 건으로 방문한 키루나에서 죽은 목사가 남긴 서류를 정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이를 안나마리아 형사에게 알린다.

 

레베카는 그 후에도 밀드레드가 살던 동네에 머물며 피해자의 주변인들과 교유하게 되고, 그들에게서 밀드레드 이야기를 전해 듣는 한편 교회 회계 서류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등 경찰에 협력한다. 그녀는 ‘블랙 오로라’ 사건으로 커다란 상처를 입어 최대한 사건과 관련되지 않으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건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고 마는데…….

 

『화이트 나이트』에는 암늑대 ‘노란 다리’의 이야기가 스토리 진행 중간중간에 별장으로 삽입되어 있다. 여왕 같은 자태를 지닌 암늑대 ‘노란 다리’는 무리에서도 사냥 실력이 가장 뛰어나지만, 평화를 사랑해 이부자매인 우두머리 늑대에게 철저히 순종한다. 하지만 우두머리 늑대는 ‘노란 다리’를 시기해 그녀를 무리에서 쫓아낸다. 홀로 생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노란 다리’는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쉴 곳을 찾고, 마침내 평화로운 숲에 자리를 잡는다.

 

이 숲이 바로 『화이트 나이트』에 등장하는 교회 소유의 숲으로, ‘노란 다리’의 이야기와 밀드레드의 이야기는 여기서 연결된다. 밀드레드는 이 숲의 사용 권리 대여 문제와 늑대(노란 다리) 보호 운동 때문에 목사 동료들 및 사냥팀 멤버들과 격한 갈등을 겪는다. 또 무리에서 배척받아 홀로 여행하며 쉴 곳을 찾는 암늑대의 이야기는 홀로 남성들에게 맞서는 여목사의 삶과 오버랩되며 이야기를 더욱 신비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전작 『블랙 오로라』에 이어 스웨덴 최북단에 위치한 폐쇄적인 소도시 키루나의 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지역사회를 쇄신하려 한 여성 목사의 행동이 주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등장인물의 말투와 행동을 통해 자연스레 드러난다. 또한 피해자를 둘러싼 사람들의 입장과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그려 이들을 살아 숨 쉬는 듯한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암늑대 ‘노란 다리’의 이야기는 살해당한 목사의 삶과 오버랩되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고, 한밤중에도 태양이 환하게 빛나는 백야의 이미지와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어둠의 이미지는 확연히 대비되며 사건의 참혹함을 더욱 강조한다.『블랙 오로라』와 『화이트 나이트』는 후텁지근한 여름밤, 독자들을 스웨덴의 끝없는 밤으로 이끌 것이다.

 

 

작가 오사 라르손 소개

 

1966년 스웨덴 웁살라에서 태어나 북부 광산 도시 키루나에서 자랐다. 다년간 세무변호사로 일한 후 세법 전문 변호사인 레베카 마르틴손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를 발표해 북유럽 대표 스릴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에 발표한 『블랙 오로라』로 스웨덴 범죄소설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블랙 오로라』는 영국과 미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2006년 영국추리작가협회상 최우수 외국어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2007년에는 <렛미인>의 제작자 레나 렌베르그가 영화화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레베카 시리즈 2권인 『화이트 나이트』를 발표해 “북유럽 범죄소설의 새로운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최고의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검은 길』, 『당신의 분노가 지나갈 때까지』, 『몰록에게 바치는 산 제물』 등을 연이어 출간했다. 이 시리즈는 스웨덴에서만 200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전 세계 23개국에서 출간되어 누적 판매량이 550만 부를 돌파했다.『화이트 나이트』와 『몰록에게 바치는 산 제물』로 ‘최고의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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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