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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공론화가 만능은 아니지만…

[ 칼럼 ] 공론화가 만능은 아니지만…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공론(公論)은 공적인 문제를 만인에게 터놓고 모두 참여한 가운데 논의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그런 의미에서 후보를 내놓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문제, 이를 테면 생장기록과 학업성적 그리고 결혼생활에 관한 것 등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검증하여야 하는 선거와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론화를 거쳐야 하는 문제는 선거와는 다르다.

 

선거나 인사청문회는 사람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적당히 넘어가는 수도 있고 미처 캐내지 못해서 은근슬쩍 지나가기도 하지만 사회적 문제에 관한 공론화 논의는 그럴 일이 별로 없다.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은 명예와 직접 관련되지만 사회성을 띈 문제에서는 그럴 걱정 없이 그야말로 공론에 붙이면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이해가 얽히는 단체와 개인이 등장하기도 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단체들이 여론몰이를 하는 수가 생길 수 있다. 그러기에 공론이라는 이름으로 사론(私論)이 개입할 요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명색이 공론의 장에 들면 스스로 자제하여 사론을 자제하고 오직 공적인 이익에만 부합할 수 있는 공론이 되어야만 건전한 사회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공론화를 거치며 사회생활을 영위해 왔다. 모든 국민이 다 참여하는 공론의 장은 쉽지 않다. 따라서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을 선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국민과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갖췄다. 국회의원 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이 권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되면 국민의 여론은 들끓는다. 정부는 이럴 경우에 대비하여 대통령의 행정명령권을 예비해두고 있다.

 

이번에 문재인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건설공사를 3개월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미 24천억 원이 투입된 장기건설 공사이기 때문에 관련 건설업체와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발전 회사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한수원 노동조합에서는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방해에 나서기도 하여 본사회의는 두 차례 무산되고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공사 중단을 결의하는 해프닝을 연출한 다음에야 결론을 맺었다. 공사 중단에 따른 엄청난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사가 뒤집어 쓸 수밖에 없겠지만 쥐꼬리 보상금으로는 전체적인 피해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전중단과 관련된 환경론자들의 부풀린 상상피해가 문재인과 많은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자아냈고 권력을 잡자마자 원전중단의 첫발을 내민 것으로 파악된다.

 

대체적으로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피해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인류는 유사 이래 최초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원폭투하를 경험했다. 폭풍을 동반한 원폭의 가공할 폭발력은 이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꿈을 실현해 나가는 경지에 이르렀고 앞으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에 따른 해일이 덮쳐 일어난 사고였지 원전 자체의 고장이나 폭발이 아니었다는 것은 외면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민이 모두 걱정하는 원전폭발 사고와 같은 치명적인 약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런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런 억지는 그들이 주장하는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고와 피해에 그대로 부메랑으로 되돌아갔을 때 어떻게 답변할지 궁금하다.

 

원자력발전이 인류가 추구하는 행복과 안정의 구극점(究極点)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쳐 온 수많은 발전방법 중에서는 가장 값싸고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다만 발전이후 생겨난 폐기물 때문에 환경론자들의 치명적 논리가 성립되고 있다. 당장 우리 세대에서는 지나갈 일이라도 후손들에게 후유증을 유산으로 상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먹혀들 수 있는 소지는 넓다. 100, 500, 1000년 후의 후손을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의 생활은 원시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물질문명은 어떤 것일지라도 후일에 폐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 천지는 어디를 가도 아파트뿐이다. 시멘트와 철물로 다져진 아파트의 생존은 불과 50년이다. 잘 다듬으면 100년은 가겠지만 결국 헐고 다시 지어야 한다.

 

건축폐기물은 남산 수백 개 높이로 치달아 올라간다. 이에 대한 처리기술도 그에 따라 발전한다. 원자력 폐기물도 우리 후손들이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원자력의 대체로 신재생에너지를 거론한다. 수력은 말할 나위없고 풍력, 태양력, LNG 등이 거론된다. 원자력을 대체할 만 하다면 누가 걱정이나 하겠는가. 막대한 발전원가는 곧바로 국민 부담이다. 정부당국자도 시인했지만 5년 후에는 전기요금만 오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관련한 공론화 과정은 일호(一毫)의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어느 식으로 공론을 모을지 모르지만 환경론자들의 집합적 의견에 치우친 작업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환경론자는 물론 원자력전문가 그리고 언론과 방송인, 건설인, 의사, 미래학자 등 폭넓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큰 모양새를 갖춰야만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비록 공론화가 만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결단과 관련되었기에 충분한 심의가 있기를 바란다.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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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