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은 ‘융합 플랫폼’이다
[시사타임즈 칼럼 = 강찬고 (주)트라이그람스코리아 대표]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가 첫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에서 안전운전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심을 달리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며, 이것은 우리나라도 ‘4차 산업’에 가까워 졌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차세대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 부른다.
4차 산업혁명은 ‘스누버’와 같이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5G통신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실존하는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의 연결고리
4차 산업은 물리적인 시스템과 사이버를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각 지능들을 결합하여 그 ‘연결’을 확대 또는 확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에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Internet of Things)시대를 맞이 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에 이어 ‘사물’과 ‘기계’의 연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종전의 연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연결’ 사회이며, 이러한 진화는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함에 따라 작은 사회가 형성되고 있으며, 기술과 기술의 그 연결이 증가하면서 연결을 확대하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그 가치들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즉 우리는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공유하고, 물건 구입과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연결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동에 이미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연결 되어 있으며, 우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쉽게 경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변화 ‘스마트 플랫폼화’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기계화 혁명의 1차산업혁명,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 혁명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산업의 혁명이었던 3차 산업혁명 모두 생산과 제조 중심 산업의 페러다임이었던 것에 반해 초연결사회를 통한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첫 번째 변화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소비자 주도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스마트 플랫폼화’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온라인 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창업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자동차 공유 플랫폼 <우버>와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꼽을 수 있다.
<우버>는 자동차 공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차량을 굳이 회사가 보유하지 않아도 차량을 공유해 택시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택시운송사업자를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우버> 시스템과는 맞지 않아 도입이 어렵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제도적 문제를 과감하게 풀어 2016년 8월 ‘디디추싱(Didi Chuxing)’이 중국 <우버>를 인수 합병해 지금 중국의 대표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현재 ‘디디추싱’은 중국 시장을 석권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무인자동차연구소를 설립하여 무인 자율 운행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버>는 창업 이듬해 2010년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해 펀딩과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가 쑥쑥 커 올랐다.
<에어비앤비> 역시 호텔을 소유하지 않아도 집을 쉐어하는 숙박 공유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만 6천만명이 넘으며,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를 무려 300억 달러로 <우버>와 더불어 가장 주목 받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스마트 플랫폼화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게 된다.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개개인의 삶이 안정되어 유·무형의 상품을 소비하게 되며, 다시 기업들은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스마트 플랫폼화가 되면서 경제가 하나의 원(Circle)처럼 돌아가게 된다.
앞으로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인터넷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에 의해 경제가 움직일 것이며, 이것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랫폼의 전쟁, 융합 플랫폼(Convergence Platform)
인터넷기반에서의 최상위 플랫폼으로는 검색, 쇼핑, 게임 이렇게 3가지의 플랫폼이 있다. 검색 플랫폼으로 한국의 네이버, 미국의 구글, 중국의 바이두가 있으며, 쇼핑 플랫폼으로는 한국의 옥션, 지마켓, 11번가, 미국의 이베이, 아마존, 중국의 타오바오, 티몰 등이 있다. 게임 플랫폼에는 한국의 넥슨, 넷마블, 엔씨 등, 미국의 블리자드, 중국의 텐센트가 있다.
그 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각 온라인 플랫폼 특징 때문에 독자적인 길을 걸어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자 각자의 길을 걸어왔던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이 진화를 하지 않으면 그 기업이 제자리에 머무르거나 혹은 뒤처져 지금의 자리를 지켜낼 수 없음을 인지했다. 그리하여 결국 서로 융합하기 시작했고, 융합한 플랫폼이 융합하지 않은 플랫폼을 밀어내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한게임”과 융합하여 “다음”을 밀어냈고, “페이스북”이 “징가”와 융합하여 “구글”의 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카카오톡”이 “애니팡”과 융합하여 모바일 문자시장을 독식 하던 SK, LG, KT를 밀어 냈다. 그리고, 스타트업 기업들은 다양한 콘텐트를 모바일 플랫폼과 융합하여 대기업 위주의 광고 시장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진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로의 융합에 성공하여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이 이제는 오프라인 플랫폼까지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12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은 시애틀에 ‘아마존 고(Amazon Go)’라는 오프라인 식료품 편의점을 오픈했다. ‘아마존 고’는 계산대에서 따로 결제할 필요 없이 상품을 집으면 자동 결제가 되는 것이 특징으로 일반 마트와 달리 입장할 때 소비자가 ‘아마존 고’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물건을 고르면 퇴장할 때 자동적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집었다가 내려놓은 상품은 자동으로 구매 목록에서 삭제되며, 결제를 위해 따로 줄을 서지 않아도 돼 쇼핑 시간이 절약 된다. ‘아마존 고’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플랫폼의 융합과 오프라인 장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핀테크가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 중국모바일 결제 시장은 2014년과 비교해 40%나 성장했다. 그리고 모바일 결제 시장의 98%가 핀테크 기업이 점유했고, 기존 중국 은행들의 점유율은 1.8%에 그쳤다.
또한 글로벌 데이터 베이스 전문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의 추정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핀테크 거래 금액은 4,433억 달러(약 497조)로 미국 7,693억 달러에 이어 2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핀테크 사업에서 후발 주자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전세계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전 세계는 플랫폼 전쟁 중이다.
국가 경쟁력이 된 온라인 비즈니스 융합 플랫폼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이미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로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 회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었으며, 수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전세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이제 그러한 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단순하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기술 혁신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경제의 변화, 사회와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에서 사회적 혁신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융합한 플랫폼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구시대적인 산업규제와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융합 플랫폼과 관련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발굴 육성하는 전문부처를 설치하여 이들에게 지속적인 투자와 멘토링을 제공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이로 인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부터 창업과 성공적인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다. 그 고통을 수반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인 것은 분명하다.
글 : 강찬고 (주)트라이그람스코리아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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