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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미군철수론 운운하지마라

[칼럼] 미군철수론 운운하지마라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진보진영의 자충수가 될지도 모르는 주한미군 철수론이 간혹 불거지고 있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과연 필요한 것인지 얼른 가늠이 가지 않는다.

 

미군은 일제로부터 광복을 이룬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당시 일본 관동군은 만주일대에 150만의 대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대륙으로부터의 한반도 진출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탄의 위력에 질린 일본왕은 8월15일 무조건 항복 선언을 했다. 그러나 미군은 우선 전쟁 당사국인 일본을 점령하여 혼란한 질서를 바로 잡아야 했고 총독부 관할에 있는 한반도는 미처 손쓸 새도 없었다. 이 때 뒤늦게 참전한 러시아는 얄타회담의 합의에 의한 한반도 38선 이북의 땅을 점령할 권리를 가지고 관동군 잔여세력과 타협을 거친 후 북한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이 원자탄 한 방으로 일본이 항복할 줄 알았으면 얄타에서 대폭 양보를 하지 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때의 사정은 연합군 세력을 강화하고 일본을 고립시켜야 했기 때문에 러시아를 끌어드려 한반도의 남북 분할 점령에 동의 했던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남한은 미군이, 북한은 러시아가 차지하는 한민족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것이다. 더구나 러시아는 볼쉐비키 혁명의 여파로 공산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첨병이었고 미국은 자본주의를 구가하며 엄청난 경제력을 뽐내며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할 즈음이었다. 이런 연유로 남한에 진주한 미군은 3년간 군정을 실시한 후 덜레스선언으로 한국을 떠난다. 더구나 태평양 방위선을 일본열도로 물리는 바람에 스탈린에게 빌미를 줘 북한 인민군의 6.25남침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민족상잔의 추악한 역사는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그동안 남북은 치열한 체제경쟁을 통하여 수없이 많은 국부적 충돌을 해왔지만 과감하게 경제개발에 나선 남한은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하여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제는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반면에 북한은 군사독재만으로 웅크리다가 중국의 천지개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해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군사적으로는 정규인민군 60만에 노농적위대 60만을 합쳐 120만의 대병력을 보유하는 군사대국이다. 게다가 3대 세습 정권을 유지하는 가장 큰 무기로 원자 핵폭탄 제조에 성공하여 무려 여섯 차례나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1만 3천km를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개발했다고 큰소리친다. 이를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가 한국과 미국이다. 한국은 코앞에 핵폭탄이 어른거리며 미국은 미사일 피격보다 탈레반이나 IS등 테러단체에 핵이 넘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있어 이를 막아야 할 필연적 운명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막말 수준의 언사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입씨름을 해온지도 오래되었다. 금방이라도 선제공격이 단행되어 한반도에 전운(戰運)이 휩싸일지 전전긍긍하게 만들었지만 내면으로는 외교적 노력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것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단일팀까지 구성하며 평화메시지를 보냈고 연이은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5~6월 중에 개최될 북미정상회담이다. 이미 남북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고 쌍방 간 극력 비난하던 DMZ확성기를 제거했다. 남은 일정은 트럼프와 만난 김정은이 핵 폐기를 약속하고 불가역적인 폐기수순을 밟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북한의 기만전술을 얘기하며 결코 핵 폐기는 안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안 본다. 북한의 경제사정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만큼 어렵다. 김정은 역시 인민을 잘살게 하려면 중국과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해야만 산다. 자기 말대로 체제보장이 된다면 뭣 때문에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사는 길을 택하겠는가.

 

남북이 화해하고 미국이 용인하는 것은 서로 Win-Win하는 일이기 때문이며 전쟁 없는 내일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70년 이상 다른 체제 하에서 으르렁거리고 싸워왔던 남북이 갑자기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 기존 틀에 매달려 있는 보수 진보 양진영의 기본입장과 다를 수는 있다. 그래서 보수는 홍준표식 저항도 있지만 정치판에서는 오래 가지 않는다. 곧 현실로 되돌아올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진보 쪽이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잘 돌아가던 일조차 막히게 된다. 문재인의 트럼프 띄우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백미다. 그런데 특보 문정인이 사단을 일으켰다. 그는 시시때때로 보수진영에게 상처를 입히는 불필요한 발언으로 청와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를 해임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그것이 청와대의 본심일 수도 있으며 사전에 군불을 지펴 저항 완화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런 방법은 대도가 아니다.

 

미군철수는 한반도에 종전이 선언되고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이 맺어진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더구나 미군의 존재는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구축하는 지렛대 구실도 한다. 북한정권도 미군철수를 아직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있는 터에 문정인과 이종석 등이 주제 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모처럼 맞이한 한반도 평화기운에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본의와 다르다,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등의 변명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 말고 분명히 앞뒤를 밝힌 다음 대국민 사과부터 하는 것이 공인의 도리 아닌가. 지금은 미군철수를 운운할 때가 아님을 분명히 하라.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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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