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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한반도에 불어온 훈풍 세계를 향해

[칼럼] 한반도에 불어온 훈풍 세계를 향해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역사적이니, 세기의 담판이니 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미정상의 담판회담이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된 것은 트럼프의 회담취소 때문이다.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정상의 만남은 평창동계 올림픽을 에워싼 문재인 대통령의 치열한 외교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문재인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수많은 외국의 우려를 일시에 털어버리고 김정은으로 하여금 신년사를 통하여 평창 참가를 확언하게 만들었고 고위급 회담과 올림픽 관계자들의 실무회담을 통하여 결국 북한팀의 참가가 확정되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단일팀으로 한반도기를 앞세운 민족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문재인과 김정은은 올림픽이 끝난 후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와 김정은이 회담을 갖기로 전격적인 합의를 이뤘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자부심에 들떠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극동 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 그것도 정상국가라고 쳐주지도 않는 세습에 의한 비정상적인 젊은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통상의 관례를 벗어나는 파격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과감하게 김정은과의 회담을 수락했으며 그것은 문재인의 공로가 크다고 생각된다. 문재인은 외교에는 별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선천적인 감각과 과감한 돌파력을 보여줘 큰일을 해낸 것이다. 김정은 역시 북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엄중한 제재에 의해서 북한경제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를 위기에 봉착해 있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문재인과 손을 잡고 트럼프를 만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로 이미 약속한 바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일종의 후견국이라고 지칭되는 중국의 시진핑을 연거푸 두 차례나 찾아가 만나는 쇼를 연출했다. 트럼프는 이 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의 생각으로는 김정은이 자기와만 대화를 해야지 중국과 밀담을 주고받은 후에 회담을 하게 되면 결국 중국의 훈수를 받은 김정은이 쉽사리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을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김정은의 직계인 외교부상 김계관과 최선희가 연달아 미국을 비난하며 특히 부통령 펜스와 안보보좌관 볼턴을 향하여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같으면 트럼프와 김정은은 서로를 욕하기에 누구 입이 더 거친지 마치 시합이라도 하는 양 나댔지만 지금은 때가 다르다. 정중하게 오고가는 말이어야 외교적으로 옳은 태도다.

 

더구나 살얼음판 같은 미국의 정치세계를 들여다보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첨예한 대립이 언제 터질지 모를 만큼 예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핵을 둘러싼 미국의 네오콘은 북한을 전적으로 불신하는 기조에 서있다. 이를 해소하고 좋은 낯빛으로 만나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처지에 외교 책임자 둘이서 경쟁적으로 미국의 부통령과 안보보좌관을 낮춰 부른 것은 큰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놓치지 않고 전격적으로 싱가포르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트럼프 특유의 신속 정확한 스타일이다. 그는 이미 ‘협상의 기술’이라는 저서를 통하여 협상을 할 때 상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연구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내동댕이친 지 오래다. 오직 아메리카 퍼스트에만 관심을 둔다. 북한은 당황했다. 트럼프를 잘못 보았다는 후회가 뒤따랐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역시 노련하게 “할 말이 있으면 편지나 전화를 하라”고 뒤를 내줬다.

 

이 점에서는 김정은 역시 노련했다. 김계관의 담화로 트럼프와의 회담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문구는 지금까지 강박일관이던 태도를 싹 버리고 아주 부드럽게 나왔다. 트럼프는 이를 따뜻하고 생산적이라고 추어주면서 북미회담의 실마리를 내놨다. 이 때 문재인과 김정은은 전광석화처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남북정상회담으로 돌파구를 연다. 두 정상은 5월26일 2시간에 걸쳐 판문점 북쪽의 집 판문각에서 회담을 갖고 그 결과를 문재인이 직접 발표했다. 북미회담이 반드시 열리기를 바란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비핵화의 의지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6월1일 개최하며 군사당국자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연이어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과 김정은의 이번 회담은 발표문대로 친구끼리 일상적으로 만나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회담은 겉으로 발표된 내용보다 뒷면에 숨은 얘기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것은 전적으로 북미회담의 성사를 위한 김정은의 요청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은 트럼프에게 김정은의 진심을 전해야할 임무를 띠고 있다. 모든 조건은 오직 하나뿐이다. 미국이 제시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을 폐기하는 것이다.

 

리비아식이네, 이란식이네를 따질 필요가 없다. 미국이 만족하면 된다. 북한체제보장은 당연한 국제적 약속이다.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개혁개방을 이룬 평양에 맨 먼저 상륙할 기업이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라는 우스개도 나온다. 북한이 시장경제를 받아드리면 한국의 과거 경제성장 속도를 능가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싱가포르 회담이 성공해야 하고 모쪼록 한반도에 불어온 훈풍이 세계를 향하여 넘실대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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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