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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악몽(惡夢)

[ 칼럼 ] 악몽(惡夢)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인생 불혹(不惑)이면 누구나 살아온 날들이 다 소설이고 드라마다. 살다보면 뜻밖의 행운도 만나지만 악몽(여기서는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괴롭고 힘겨운 일’의 비유적 표현)도 꾼다.  

 

청년시절 10여년을 가까이서 모시고 정치와 인생을 배웠던 전 민주당 최고위원 이 협(4선)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때에도 가끔 악몽을 꾸는데, 자신이 ‘군대에서 제대를 못해 늘 불안하고 쫓기는 답답한 꿈’을 꾼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한 번도 입학 못한 서울대를 두 번이나 합격한 수재이다. 처음에는 사범대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다음해에 법과대에 다시 입학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입학한 서울법대를 학생운동으로 인한 제적과 복학 그리고 군대생활 등으로 10년 만에 졸업한다.

 

그도 입학 초에는 다른 서울법대생들이 하던 대로 사법시험을 준비하여 1차에 합격했고 2차 시험 준비 중, 이른바 ‘6·3사태’(1964년 6월 3일 박정희가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여 대학생들의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진압한 사건)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전혀 다른 인생길로 방향이 바뀌게 된다.

 

이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 의원은 곧바로 강제 징집되어 육군 3사단 백골부대 최전방에서 보병 소총수로 군대 생활을 시작했고, 훗날 베트남전에도 자원하여 ‘맹호부대’로 참전했다. 3년을 꼬박채운 뒤 35사단 보충대에서 예비군복을 입고 제대신고 하는 당일 새벽까지도 보초를 섰단다.

 

대학 졸업 후,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DJ공보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이 의원은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2년 동안 영어(囹圄)의 경험도 했다. 이런 그가 제대 후 수 십 년이 지나서 꾸는 악몽이 ‘교도소생활이 아니라, 군대 제대를 못해 답답해 하다가 잠에서 깬다’고 한다. 당대 최고 엘리트 청년이 겪었던 군대 생활의 스트레스를 짐작할 수 있다.

 

필자가 요즘도 가끔 꾸는 악몽은 ‘재수생인데 아니면 고3인데 학원도 안가고 학교도 안가면서 시험 볼 날은 곧 다가오고 공부는 안했고 이러면 안 되는 데…하며 답답해하다’가 꿈에서 깬다.

 

초등학교 때 전체 반장을 했고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사춘기 시작과 함께 별다른 목표의식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필자는 입학시험에 낙방하여 친구들과 같이 재수도 했고 삼수도 했다. 겉으로는 여유 있는 척했지만, 그래도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은 컸던 모양이다.

몇 달 동안 온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박근혜 탄핵’이 이번 주를 고비로 결정이 될 모양이다.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광장에 모인 촛불 민심은 ‘박근혜 없는 봄을 맞이하고 싶다’고 절규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우리는 진정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헌재(憲裁)의 판결을 주목한다. 언론사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의 ‘70~80%가 박근해 탄핵을 찬성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불안한 마음이다.

 

그동안 국가기관에 수도 없이 속아왔던 우리들은 헌재의 결정이 두고두고 ‘악몽’이 되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과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올 것인가.

 

 

글 : 이동우 칼럼니스트(李同雨/정치학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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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칼럼니스트 samerai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