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칼럼 ] 전쟁의 문턱에 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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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칼럼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세계의 역사는 전쟁으로 점철되었다. 끊임없는 전쟁을 겪으며 과학이 발달하고 대륙 간의 문명이 교류하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살상과 파괴로 인한 참혹한 정경은 인류전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쟁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분쟁과 영토탐욕이 빚어낸 참상이지만 같은 민족끼리의 이념분쟁에 따른 사실상의 내전도 적지 않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외세의 침범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내부균열에 따른 동족끼리의 전쟁이 더 많다. 과거의 전쟁은 강국이 일방적으로 약소국을 침범하여 영토를 빼앗거나 지하자원 등 경제적 약탈에 치중했지만 20세기 들어서면서 이념과 사상에 따른 전쟁이 계속된다.
중동 같은 지역에서는 종교와 신앙으로 뭉쳐진 종파싸움이 대부분이다. 시아파와 수니파 등 이슬람권의 종파싸움은 전형적인 침략전쟁보다도 더 참혹하고 잔인하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이라는 동서냉전의 산물로 6.25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 했던 불행한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은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3국을 연결한 소위 추축국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침략전쟁이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유럽을 중심으로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넘나드는 광범위한 지역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으며 폭격과 살상을 거듭했으며 일본은 아시아권을 손에 넣고 미국을 상대로 전쟁의 참화를 빚어낸 전쟁광이었다. 이에 대항한 연합국의 반격으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유럽의 전쟁양상은 노르만디 상륙작전이 성공하며 독일의 히틀러, 이탈리아의 무소리니가 몰락함으로서 막을 내렸다.
아시아를 장악하고 진주만을 기습하여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인 일본은 미군의 반격을 받으며 패퇴를 거듭하다가 결국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두 발을 맞고 무조건 항복했다. 1945년 8월15일은 제2차 세계대전의 공식적인 종료일이다. 이 과정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연합국의 노력은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조선조말 천하무적 발틱함대를 이끌고 2개월에 걸친 고된 항해 끝에 독도 근해에서 일본해군과 맞닥트렸다. 아무도 신흥일본해군이 러시아해군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항해로 지쳐버린 러시아함대는 일본해군을 깔봤고 이일대로(以逸待勞)의 준비를 갖춘 일본해군은 일방적으로 발틱함대를 침몰시키는 이변을 보여줬다. 러시아는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약속하며 일본과 강화하면서 상호불가침조약까지 맺어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 조약은 제2차대전 종료시까지 유효했다. 이즈음해서 러시아는 볼세비키혁명이 성공하면서 인류 최초의 맑스레닌주의가 대세를 장악한다. 공산주의의 출현이다. 짜르를 추방한 러시아는 레닌이 사망한 후 스탈린이 권력을 장악하여 프로레탈리아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준비를 갖췄다. 세계대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은인자중하던 러시아는 원자탄이 투하되며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전격적으로 참전하면서 만주에 있는 일본관동군을 무장해제시키고 내친김에 북한까지 진주한다. 이른바 얄타회담에서 비밀리에 약속받은 38선 이북지역을 차지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38선 이북은 러시아, 이남은 미군이 진주하는 분열 상태에 빠진다. 미국과 소련의 냉엄한 국제정치 논리에 의해서 신라통일 이후 하나였던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진 것이다.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면 전적으로 미국의 외교 전략의 미숙과 군사전략의 오판에 기인한다.
굳이 러시아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쟁종료에 별다른 역할도 한 것이 없음에도 가장 큰 떡을 챙긴 셈이다. 일본군은 원자탄으로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고 대본영은 항복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러시아가 참전하면서 그들의 몫만 커졌다. 이로 인하여 참담한 지경에 빠진 게 한국이다.
광복의 새 세상이 되었지만 남북은 두 동강났다. 항일광복군은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작전에 투입될 예정이었는데 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김구선생이 일본항복 소식을 듣고 기뻐하기보다 통곡을 한 것은 참전국의 일원이 되지 못하면 한반도 운명을 미소 양국에게 맡겨야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예견대로 남북은 양분되어 각기 정부를 수립했으며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은 1950년 6월25일 남침을 감행하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화(戰禍)에 휘말리게 만든다. ‘53년 맺은 정전협정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북한정권은 원자탄과 미사일로 무장한 가장 위험한 전쟁준비국가로 변모했다.
세계의 화약고는 중동과 한반도라고 하지만 이슬람권이 가지고 있지 못한 핵을 북한은 개발해 놨다. 특히 김정남 암살에서 드러났지만 다량의 독가스까지 소지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세계를 위협한다. 우리는 북핵 앞에 발가벗고 서있는 셈이다. 사드를 배치하여 최소한의 방어태세를 갖추겠다고 하는데도 국론은 분열되고 중국은 무역보복으로 이를 저지시키려고 한다. 트럼프는 빈칼슨 항모를 급파하는 등 북한에 경종을 울리고 있지만 실제적인 효과는 미지수다. 인류말살의 목표를 가지고 핵 놀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김정은은 이쯤해서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인민을 배불리 먹이고 자유를 만끽하며 평화를 구가하는 한민족 고유의 모습을 되찾아 만세에 길이 남는 지도자로 부각할 생각은 없는가. 김정은은 응답하라.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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