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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중국의 대만 점령 5대 전략 분석 및 평가

[칼럼] 중국의 대만 점령 5대 전략 분석 및 평가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들어가는 말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다음 차례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특히 2022년 8월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담론들이 여러 곳에서 분출되고 있으며, 대만해협 주변에서 중국군의 활동이 대폭적으로 증가하였다.

 

윌리엄 번스(William J. Burns) 미국 CIA국장은 2022년 10월 3일 “우리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군에게 2027년이 지나가기 전에 대만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공군기동사령관 마이크 미니한(Mike Minihan) 대장은 “미국과 대만 모두 2024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중국이 이 국면을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천밍퉁(陳明通) 대만 국가안전국장은 2022년 10월 20일 “과거 중국의 군사준비 완료 시기가 2027년이라고 했지만 2025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2023년에도 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도 2022년 8월 31일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대만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이며, 그의 집권 3기(2022~2027)에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향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를 분석한 서방 전문가의 견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대만 점령 5단계 전략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023년 11월 5일 미국 존스 홉킨스 고등국제대학원(Johns Hopkins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SAIS) 할 브랜즈(Brands, Hal) 교수가 쓴 ‘중국은 대만을 어떻게 점령할까? 5가지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문장을 게재했다.

 

브랜즈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대만해협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내년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만의 내년 1월 총통선거 직후 중국 정부는 군사력을 포함해 막강한 힘을 과시함으로써 대만의 새 정부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대만해협의 위기가 고조될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연일 ‘대만 통일전쟁 모의전’으로로 평가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브랜즈 교수는 이를 가장 최근의 위기라고 규정하면서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대만을 굴복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는 정보를 수차례 언급했는데, 이때부터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와 시기 등을 놓고 미국에서 ‘관측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브랜드 교수는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와 시기에 못지않게 중국이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침공하느냐 안 하느냐의 이분법적인 문제가 아니며 중국은 대만을 압박하고 정복할 수 있는 최소 5가지의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시각이다.

 

[전략 1]

중국이 구사할 수 있는 첫번째 전략은 전쟁의 바로 아래 수준까지 강제적 압박을 체계적으로 가하는 것이다.

 

중국이 수년 전부터 구사하고 있는 이 전략에는 중국군의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과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허위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대만에 대한 외교적 고립 전략 등이 포함된다. 시 주석이 원하는 것은 평화적인 통일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지만, 이런 전략이 현재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역설적으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약화시키고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낳았다. 특히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시 주석의 무자비한 탄압 이후 통일을 지지하는 대만인은 줄어들고 대만의 독특한 정체성은 강해지고 있다고 브랜즈 교수는 지적했다. 시 주석이 국제사회의 대만에 대한 지원을 막으려 하면 할수록 결과는 미국이 무기 판매를 늘리는 등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략 2]

평화통일이 요원해 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시 주석이 대만의 일부 섬을 장악하는 것을 포함해 수위가 높은 다른 옵션을 검토할 수도 있다.

 

브랜즈 교수는 중국이 만약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주다오(馬祖島)를 침공한다면 대만과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섬들은 중국에서 매우 가까워 대만이 방어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효과도 발생시킬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륙 연안(沿岸)의 대만 섬들을 차지한다고 대만 전체를 장악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미군을 대만 본섬에 주둔하게 하는 명분을 줌으로써 중국의 침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브랜즈 교수는 예상했다.

 

[전략 3]

중국이 취할 수 있는 3번째 옵션은 ‘봉쇄’이다.

 

이 시나리오에는 군함과 군용기를 동원한 물리적 검역부터 대만에 접근하려는 선박에 대한 공격적인 세관 검사, 대만해협과 대만섬 주변에서의 미사일 발사 시험, 금융기관 및 경제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봉쇄는 섬 점령과 달리 이론적으로는 선제공격을 동반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수입식품, 연료, 필수품 등을 끊어 대만인의 생존을 위협함으로써 중국과의 통일을 수용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 그러나 브랜즈 교수는 “봉쇄는 마법의 무기가 아니다”라며 봉쇄 전략이 시행되면 미국의 군대 배치, 보급품 제공, 미국 동맹국들의 대응 등이 수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략 4]

봉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중국이 선택할 다음 옵션은 ‘폭격’이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공습과 탄도미사일로 폭격에 나선다면 대만의 항구와 도로망이 파괴되어 봉쇄 효과를 강화하고 대만 해,공군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폭격으로 많은 목표물을 파괴하더라도 시진핑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 즉 대만 정부와 국민이 중국에 항복하도록 설득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견해이다. 오히려 중국의 대만 폭격이 장기화 될수록 국제적 분노는 더 커지고 미국과 다른 국가의 개입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전략 5]

중국의 마지막 옵션은 전면적 무력 침공이다.

 

본격적인 무력 침공은 대만의 군대와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파괴 행위, 대만 지도자 암살 시도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며 이 과정에서 괌(Guam), 주일 미군기지 및 서태평양의 미국 항공모함에 대한 기습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을 타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브랜즈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시 주석이 대만과의 대결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시 주석이 전면 침공과 같은 충격적인 일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시진핑이 추구할 수 있는 모든 과정, 특히 결과가 가장 재앙적일 수 있는 과정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3년 1월 미국의 저명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2026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해 24개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침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전쟁의 당사자 모두가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제시되었던 다양한 중국의 대만 공격 가설과 시나리오의 공통적으로 쌍방의 막대한 피해, 즉 ‘궤멸적 승리’와 ‘궤멸적 패배’를 전망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무력을 동원한 상륙전을 감행하기보다는 봉쇄 작전을 통한 대만의 항복을 받아내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맺는말

 

중국은 과연 통일을 명분으로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 중국의 대만 침공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정면 도전하고, 힘에 의한 ‘현상유지’(status quo)의 변경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정보당국은 2027년까지 중국이 대만 침공 준비를 끝낼 것으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대만 전쟁이 가져올 중국 내부의 갈등 수준, 미국의 대응 강도 등이 변수이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 침공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수긍할 수 있는 명분, 서방국가들의 대만 지원 가능성, 평균 폭 180 Km의 대만해협을 극복해야 하는 상륙전 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여러 담론들과 다양한 시나리오는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여론전으로도 볼 수 있다. 즉,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을 경고하고,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대만해협 긴장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대만의 집권 민진당이 대만독립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또한 외세와 결탁하여 끊임없이 도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만과 서방미국에 모든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무력통일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949년 이후 분리된 중국과 대만이 과연 대만해협에서 전쟁을 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현재와 같은 저강도 무력시위와 상호간 여론전과 외교전이 지속될 것인가? 양안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그것이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준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글 : 조현규 박사 (신한대 특임교수,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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