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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지진과 태풍에 속수무책이라니

[ 칼럼 ] 지진과 태풍에 속수무책이라니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이웃나라 일본에서 허구한 날 들려오던 지진과 쓰나미 얘기는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의 나라 얘기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가 한 번씩 땅이 흔들리는 정도였지만 공포를 유발시킬 정도도 아니었고 실제적인 피해사례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땅이 쩍쩍 갈라지고 집과 사람이 묻혀버리는 일은 우리에게는 먼 나라 얘기였을 뿐이다.

  

영화에서나 간혹 그런 재앙이 구경거리로 등장했을 때에도 재미로만 여겼지 그런 일이 우리 앞에 현실로 등장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한 일이 없다. 그것은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태평양과 직접 맞닥트리지 않고 일본이라는 섬나라가 가로 막고 있어 지진과 태풍피해는 고스란히 일본 몫이라는 미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일본은 예로부터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였으며 근래에도 수없이 많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 나라다.

 

일제 강점시에 관동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때 일본은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터무니없는 죄를 씌워 한국사람 6천여 명을 학살한 잔혹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진의 혼란을 틈타 잔인하기 짝이 없는 살인을 서슴지 않은 일본에 대해서 하늘이 노해서 일본을 지진으로 망하게 하는 것이라는 유언비어도 떠돌았다. 근자에도 고베대지진과 후쿠시마 대해일이 일어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혔다. 막대한 피해를 입긴 했지만 고베대지진은 내륙이어서 물리적인 피해를 복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후쿠시마는 순식간에 밀어닥친 지진해일에 의해서 안전을 자랑하던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는 대참사를 겪어야 했다. 원전의 파괴는 필연적으로 방사능 유출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연상시켰다.

 

바다가 오염되었으니 모든 수산물이 오염될 수밖에 없었고 도시 전체가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도시는 폐허로 변했으며 수만 명의 피난민은 정부가 지어준 가설주택에서 몇 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언제 후쿠시마가 복구되어 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아무 기약도 없다. 생명을 건진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평생 벌었던 모든 재산이 물거품 속에 사라졌으니 살길이 막막하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네팔 인도 이탈리아 미국 등 동서를 막론하고 여기저기서 터진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상에 있는 모든 물체가 흔들리거나 무너지기 때문에 복구조차 어렵다. 바다에서는 바람과 해일이 일어나 산사태를 가져온다. 엄청난 비가 쏟아지며 홍수가 발생하면 도시전체가 침수된다. 자동차가 다니던 길이 배 아니면 움직일 방법이 없다. 남의 나라 얘기였던 이런 일이 우리 앞에 닥치리라고 누가 생심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5.3의 강력한 지진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관측한 지진 중 가장 강도가 높았다는 보도다. 진도 4 정도가 그 중에서 가장 높았다고 하는데 5.3은 처음 있는 지진이다.

 

그동안 창문이 흔들리는 정도로만 겪었던 지진이 이번에는 진열된 상품이 떨어지고 담장이 무너지며 주차된 자동차를 덮치는 등 피해사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는 원전이 있기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나 다행히 아무 피해도 없이 넘어갔다. 경주는 보물도시다. 수없이 많은 문화재가 산적해 있다. 지붕의 기와가 깨지고 첨성대를 비롯한 국보들이 흔들렸다고 하지만 그나마 생각보다 피해는 적은 듯하다. 이를 복구하기에 막 열을 올리는 시점에 이번에는 태풍 차바가 휩쓸고 들어왔다. 태풍은 미리 예보되는 게 정례인데 차바는 가던 방향을 갑자기 틀어 남해안 일대를 훑었다.

 

울산은 도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으며 부산과 전남 일부도 큰 피해지역이 되었다. 집체보다 큰 차도가 수십미터 높이로 치솟았다가 방파제로 돌진하는 모습은 후쿠시마 쓰나미를 연상시켰다. 경관을 자랑하던 해운대 마린시티는 ‘해운대’ 재앙영화의 재판이었다. 영화보다 더 무섭게 내리 꽂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고층아파트를 집어 삼킬 듯 섬뜩하기만 하다. 피해는 복구하면 수습되겠지만 그동안 정부는 지진이나 해일 등에 대한 안전대책이 이다지도 소홀했었나 싶어 의문이 간다.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서 깔보려는 경향이 있다.

 

노벨과학상을 22명이나 받았다는 일본에 비해서 우리는 단 한 사람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를 따라 잡을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지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유치원에서부터 철저하게 지진 대비법을 가르친다. 지진대책 매뉴얼이 거의 완벽하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린이들도 체질화 되어 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님이 입증되었다. 지진 단층대는 지구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정부기관으로 국민안전처가 있지만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 문자 메시지조차 상황이 끝난 다음에 발송했다는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이게 될 말인가. 안이하게 사태를 바라보는 관료정신으로는 재앙에 대비하기 힘들다.

 

모든 재앙은 사전예방을 위한 준비가 필수다. 정부는 관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의 협력을 얻어 우선적으로 국민에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계몽하고 인도하는 태도를 가져야만 할 것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을 수 있어야 나라가 안전해지는 법이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전북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졸업

전북대 행정대학원 총동문회장/벽성대학교 총동문회장

한국청소년문화육성회 전북지부장

민주평통자문위원/민족통일전북협의회 사무처장및부회장 역임

대통령 국민포장 수상 / 국무총리표창 수상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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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