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계 지도자들 “세월호 참사에 책임 통감한다”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 21일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서 개최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한국교계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월호 참사에 책임통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개최할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 기도회로 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교단협)는 5월12일 오전 10시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기성 조일래 총회장, 기침 김대현 총회장, 기하성(여의도순복음) 최길학 부총회장,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장헌일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금식기도회 계획과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교회 감리교와 기성, 기하성, 기침, 고신, 대신, 백석, 통합, 합동 등 총 9개 교단장들을 중심으로 한 지도자들이 5월 21일 정오12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다.
이 기도회에는 노회장과 연회 감독 등을 포함한 9개 교단 임원과 전국 시도 및 시군구연합회 임원 각 교단 장로회, 여전도회, 남선교회 등 평신도 지도자 포함 13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교단협은 이날 21일 전국 교회 성도와 함께 1일 금식을 선포하고 희생자 추모를 위한 기도와 생존자와 유가족의 위로와 치유를 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5월25일부터 31일까지 애도주일을 선포하고 “미안합니다. 한국 교회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전국 교회가 함께 내걸고 기도하기로 했다.
이날 장헌일 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한국교회지도자 연합 금식기도회 기자회견에서 교단협은 성명서를 통해 12일 “바르게 살지 못한 우리 죄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한 것을 회개하고 이른 시일 내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초래되지 않도록, 국가의 모든 정책시스템이 바로 세워질 것을 촉구하고자 각 교단의 지도자들이 금식기도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단협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시름에 잠겨 있는 유가족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고 부디 용기를 내어 일어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며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사익을 좇은 무리와 이를 방조하고 자기의 책임을 회피한 정부 관료들, 이를 감시·감독해야 할 정치인 모두 이번 참사의 책임에서 비켜설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에 교회의 책임도 있다고 고백하며 “한국교회도 개교회의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우리 사회의 곳곳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살피지 못했다”면서 “교회의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동안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사이비 이단들은 그 세력을 더욱 확장해 왔고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가장해 활개치고 있는데 이를 막아내지 못한 데는 한국교회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감했다.
아울러 교단협은 청해진 해운사의 실질 소유주인 유병언씨는 한국 교계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 속한 자이므로, 일부 신문이나 방송매체는 ‘기독교침례회’나 ‘침례교단’이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건전하고 순수한 기독교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를 오해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시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가 그동안 기복주의와, 양적성장에 빠져 바른 성경적세계관에 바탕을 둔 건전한 가치관을 우리 사회에 심지 못해 바로 고귀한 생명들을 희생시킨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앙이 싹트게 했다”며 “한국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세월호 참사에 우리도 책임이 있음을 고백하고 잘못을 회개하며 “나부터 바로 살겠습니다.”를 실천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교단협은 “국회와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국가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제도 개선 및 확립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생존자·희생자·실종자 가족의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의 배후인 이단집단 구원파의 먹이 사슬의 실태와 온갖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 종교를 빙자한 악한 집단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기생하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구원파 이단처럼 현재 종교의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 및 안전을 위협하고 가정파괴와 재산 착취, 협박과 폭력을 일삼고 권력과 결탁하여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며 우리 사회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고 있는 수 많은 사이비 및 이단집단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사법당국 및 행정당국의 철저한 법집행 의지와 실천을 요구하며 사이비이단을 규제하는 법제정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끝으로 “한국교회와 정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의 위로와 치유,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과 함께 국민들의 일상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내수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시행을 통해 정직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공동체로 회복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교단협 소속 총회장은 한목소리로 “풍랑 만난 대한민국호를 목도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이제 더 이상 개 교회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와 성도들의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개인 및 사회구원을 함께 아우르는 균형 잡힌 복음을 전파하도록 최선을 다해 나아갈 것이라고 굳게 다짐한다”고 서로 두 손을 잡고 연합의 모습을 보였다.
성명에는 이날 참석한 교단장들 외에 고신 주준태 총회장, 대신 최순영 총회장, 기하성(여의도순복음) 이영훈 총회장, 합동 안명환 총회장도 참여했다.
교단협 활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감리교 전용재 감독회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국교회가 갈등과 분열로 위상이 추락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러나 우리가 다시 일어나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하면서 지난 3월부터 한국교회 현실을 염려하며 수차례 모여 우선 대사회적인 좋은 일에 뜻을 같이하며 논의 하고 있는 중, 이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교단들이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회장은 이어 “회개로만 끝나지 않고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러 일들을 계속 같이하게 될 것”이라면서 “다른 교단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적 위기에 처한 이때에 기독교계가 힘을 모으자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며, 그래서 회장도 뽑지 않았다”며 “대형 체육관을 빌려 집회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 조일래 총회장은 “이번 참사는 정부 뿐 아니라 교계와 사회 전체의 문제”라면서 “교회와 정부는 성장도 중요하지만 바른 교회를 세우고 바르고 건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단협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을 비롯한 교계 원로로 구성된 대책위와 함께 5월7일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을 결성하고, 9일 저녁 9시 안산제일교회(담임 고훈 목사)에서 첫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위로와 치유 그리고 회복을 위해 교단협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발표했다.
탁경선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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