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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한일정보보호협정 처리 문제와 이석기 의원 문제를 통해 본 거짓의 문제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엄무환 편집국장] 국가적 망신을 자초한 정부의 한일정보보호협정 처리 문제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비례대표후보 선출을 위해 실시된 온라인 투표에서 58.85%의 중복득표로 당선된 이석기 의원 문제 등은 오늘 우리 사회 안에 거짓이 얼마나 팽배해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라 하겠다.

 

한일정보보협정이 아무리 우리나라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할지라도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처리하여 ‘은폐’ 논란을 야기시킨 것은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거짓된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정직한 자세로 일을 처리했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이런 사태가 불거지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일로 인해 국민에게 엄청난 신뢰를 잃었다. 이것은 치명적인 손실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일이 어디 이번뿐이겠는가. 그러나 뒤늦게 한일 간의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관련된 내용을 알게 된 국민들은 지금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게 되었으니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불신하는 이런 사회적 정서와 분위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하여 정부는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는가. 아무리 목적이 선하다할지라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선하지 못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히려 아니한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정말 묻고 싶다. 왜 정부는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게 만들었는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안타깝다. 그리고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일들이 너무나 비일비재하다는데서 오는 절망감이 오늘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도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며 이런 스트레스는 안그래도 살아가기에 빡빡한 우리 국민의 가슴을 더욱 옥죄게 만들어 정신적 육신적 건강까지 해치는 결과들을 낳고 있다. 그래서 뉴스보기가 두렵고 매스컴을 대하기가 겁이 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오직하면 개그 콘세트에 사람들이 모여들까. 그렇게라도 한번 웃어보고 싶어서.

 

우리 국민은 착하다. 조그만 온정에도 가슴이 찡하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국민이다. 그런데 정부가, 그리고 정치가들이 우리 국민의 가슴을 시원케 하기는커녕 오히려 피멍이 들게 만들었다. 거짓이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지는 사회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누가 거짓을 행하라고 가르쳤는가.

가정에서 부모님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그렇게 가르치셨는가? 그 비싼 등록금으로 공부한 진리의 상아탑인 캠퍼스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그렇게 가르치셨나? 거짓을 행해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거짓된 행위를 할지라도 목적을 이루면 된다고 그렇게 배웠는가.

 

이번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협정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여 동의를 구하는 절차적 과정을 통해 정직한 자세를 보여주었더라면 설령 반대의 여론이 더 높아 협정체결이 이루어지지 못한다손치더라도 국민은 정부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좀 늦춰질지라도 정부는 다시 국민들에게 왜 한일간의 정보보호협정이 이뤄져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설득시켜서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체결되어진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물론 국가 간의 일이라는 게 어디 이렇게 단순하겠는가 만서도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정부는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국민에게 보여주어 신뢰를 얻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이 정부에 대해 신뢰감을 갖지 못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나라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이 정부를 신뢰한다면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무기요 자산이 될 것이다.

 

사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회의원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국민을 위한다는 게 오히려 국민의 눈을 막고 속여 정직하지 못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에게 분노의 감정을 야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정부가 아무리 국민을 위해 수고했을지라도 국민은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이며 정부에 대해 기대감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과정에서 중복투표로 당선되어 마침내 국회의원이 된 이석기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검찰이 발표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이 의원 역시 거짓된 행위로 비례대표로 당선되었고 마침내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래서 자진하여 탈퇴하라는 빗발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완전히 철면피한 인간에 다름아니다. 이런 자가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여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 국가적인 창피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이석기 의원이 이처럼 거짓을 행해서라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 목적이 무엇일까에 대해 우린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는가. 여기엔 분명 어떤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를 인정하지 않는다 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석기 의원을 가리켜 소위 종북주의자로 부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종북주의자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경우 국가의 기밀들을 빼내어 북한의 김정은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심정적으론 그럴지라도 법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준 특권이 있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법적으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의구심 때문에 국방부 등의 관련부처나 국회내 정보위원회 등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마련에 부심하고 있긴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현재로선 별로 없는 것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볼 때 결국 이석기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목적은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을 위함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위함이요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여 국회의원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 설령 그게 아니라고 부인할지라도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석기 의원이 차지한 국회의원 자리는 거짓된 행위로 쟁취한 것임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검찰조사 결과 거짓이 드러나면 당연히 법의 대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전에 먼저 본인이 옳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면서 버티는데까지 버틸 작정인 모양이다. 이런 모습은 아마도 자신의 거짓된 행위를 끝까지 진실한 행위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참으로 대단한 위인이다.

 

문제는 이런 거짓된 행위들이 자라나는 우리의 꿈나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거짓을 행해서라도 자기의 목적을 이루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전파하고 있다는 것. 그러니 아무리 정직을 가르친다할지라도 보고 듣고 배우는 게 거짓인데 어찌 정직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거짓이 우리 가정과 학교 사회와 국가를 장악하고 있다. 거짓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 거짓을 몰아내지 못한다면 우리 개인의 삶은 물론이요 우리 사회와 조국의 내일을 기약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거짓의 문제가 해결될 어떤 희망이 우리에게 있는 것인가.

 

엄무환 편집국장(weo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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