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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공연·전시

100페스티벌 2012…연극, 정치를 말하다

7월3일-8월12일까지 여섯 작품 릴레이 공연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현실의 정치 실태를 꼬집는 릴레이 연극 공연 축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10년 ‘전쟁 그리고 분단’, 2011년 ‘다문화, 소통 그리고 열린사회’에 이어 올해 ‘연극, 정치를 말하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최되고 있는 ‘100페스티벌 2012’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는 모두 6개 작품이 7월3일부터 8월1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100페스티벌 2012는 2005년 <젊은 연출가전 五目전>을 시작으로 올해 8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서울연극페스티벌이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대중과 함께 고민하고 제안하는 축제로서 전문 예술인들의 다각적 접근으로 만들어진 연극작품들은 우리의 현 모습을 투영하여 그 동안 관객과 평단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2012년의 주제는 <연극, 정치를 말하다>로, 매주 6개의 작품이 이어지며, 특히 매주 수요일은 공연관람 후 전문예술인들과 관객과 함께하는 시간인 <다솜 모임>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현 시대를 본 작품들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100페스티벌 2012’ 연극, 정치를 말하다 중 극단 코뿔소의 <안티랜드> 공연장면 ⒞시사타임즈


페스티벌의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극단 코뿔소의 <안티랜드>이다. 3일부터 8일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은 ‘안티’와 ‘랜드’가 벌이는 ‘개인’과 ‘국가’에 대한 대화와 논쟁, 여러 가지 물음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두 인물은 같은 대사를 가지고 개인과 국가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치열하게 펼친다.

 

<안티랜드>의 신동인 연출가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2012년 한국 사회에서 ‘개인’과 ‘국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본격적인 정치연극이 될 것”이라며 “일반적인 형식의 연극과는 건강한 차별성이 있는 신선한 포스트드라마 연극이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이어지는 작품은 극단 어떤사람의 <광장>(7월10일~15일)으로, 민주적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다수를 내편으로 끌어들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거짓된 정보와 날조된 이야기들이 그럴 듯하게 풀어진다.

 

<광장>의 엄경석 작가는 “선거로 나타나는 ‘대의’는 익명성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닌 시대 혹은 분위기의 잘못으로 자신의 죄를 떠넘기는 일을 만들어 낸다”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선거의 결과가 가지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이며, 숨은 폭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보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세 번째 작품은 극단 지구연극의 <황제의 전갈>(7월17일~22일)이다. 카프카의 <황제의 전갈>이 궁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사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연극 <황제의 전갈>은 그 사자의 전갈을 기다리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작품에서 배우들은 자연적이고 사실적인 연기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기도 한다. 제4의 벽을 파괴하고 관객에게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해석과 시선을 요구하며, 관객이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연기방향을 선택했다.

 

<황제의 전갈>의 최서은 연출가는 “현재 모든 정치적 상황들이 ‘우리 모두를 위해’라는 이유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이제 더 이상 우리끼리 상처주고 아프지 않는, 모두를 위한 진정한 정치가가 나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작품은 극단 수작의 <도둑님들>(7월24일~29일)이다.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혹은 더 큰 욕심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에서 억울하게 쓰러져가는 희생자들의 모습 속에 부조리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되짚어보는 작품이다.

 

<도둑님들>의 고건영 연출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권력자들이 기득권 사수를 위해 여러 가지 횡포가 자행되고 있다”며 “‘행동하라!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말한 어느 전직 대통령의 일갈이 송곳처럼 뇌리를 후비는 요즘, 소심한 비웃음이나마 함께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고 전했다.


<안티랜드> 공연 관람 후 전문예술인들과 관객들이 소통을 시간을 갖는 ‘다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시사타임즈


다섯 번째 작품은 극단 아르스아겐디의 <안티고네의 꿈>(7월31일~8월5일)으로, 그리스 비극을 모태로 한 연극적인 구성을 담았다. 코러스들의 움직임으로 만들어 낼 다양한 연극언어와 무대, 조명, 장치, 음악의 활용으로 만들어 낼 시청각적 이미지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여진다.

 

<안티고네의 꿈>을 재구성하고 연출한 박희범 연출가는 “극 속에 나타나는 안티고네와 메데아는 권력에 저항하여 복수를 하는 공통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며 이들은 처절하게 저항하여 승리를 거둔다”면서 “하지만 이를 통해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저항하자’가 아니다. 권력을 만나면 이들 또한 똑같은 권력자의 면모를 가지게 되고, 우리는 그냥 아주 오래전부터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폐막작인 극단 청춘오월당의 <노란방>(8월7일~12일)은 사실주의적 연극이 아닌, 오히려 고도의 상징성을 가진 시극(詩劇)이다. <노란 방>의 등장인물들은 이 사회에서 밀려나고 무시받는 국외자들인데, 그들은 ‘논란 방’으로 상징되는 조그만 삶의 터전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애쓰지만 삶의 조건은 더욱 악화된다.

 

<노란방>의 전용환 연출가는 “<노란 방>은 보잘것없는 가난한 자들이 서로를 보듬고 작은 집을 지키고자 하는 과정을 통해 ‘고통 당하는 자들, 눈물 흘리는 자들, 그리고 잊혀진 자들’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공연 입장료는 일반 2만원, 학생 1만원이다. 6개 공연을 모두 관람할 경우 4만원의 패키지 티켓도 준비돼 있다.

 

탁경선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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